기본 확립
몇 년 전 방영되었던 ‘신사의 품격’이라는 TV 드라마를 보면 생각나는 네 명의 학생들이 있다. 얼마 전 그 네 명이 군대 제대 후 복학을 앞두고 나를 찾아왔다. 네 명 모두 입대 전에 TOEIC 시험으로 지원할 수 있는 카투사 (KATUSA)에 입대하기를 원했었다. 네 명 모두 지원할 수 있는 TOEIC 점수는 넘었지만 무작위 추점으로 두 명은 카투사를 갔고 한 명은 해군 또 한 명은 공군에서의 복무를 마치고 얼마 전 제대했다. 제대 후 찾아온 제자들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다.
이들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분당 D고에 재학 중이었던 이 네 명은 모두 각자 공부하는 방식이 달랐고 개성 또한 달랐다. 네 명모도 내신 시험 점수가 1등급에서 2등급 사이의 우수한 학생들이었지만 그중 몇은 영어가 2등급 3등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가 반을 꾸리고 공부를 시작했고 함께 처음으로 공부했던 내신 영어시험에서 네 명 모두 100점을 맞았기에 나는 이 네 명을 그 당시 유명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의 배우 장동건, 김수로, 김민 , 이종혁을 빗대어 비교하곤 했었다. 자신의 개성에 따라 열심히 공부하던 기현, 찬희, 도연, 예준이는 드라마의 배우들만큼 멋져 보였다. 열심히 자신의 모습을 찾으며 공부했던 이 들은 Y대, K대, S대를 원년에 진학했기에 모두에게 본이 되기도 했다. 각자의 개성이 독특했지만 영어에 있어서 만큼은 나와 같은 길을 걸었다. 그 아이들 중 세명이 쓴 이야기이다. (한 명은 외국 출국으로…)
지금의 대한민국 영어 교육은 원어민도 틀리는 한국식 영어이다, 독해에만 치중해 회화가 부실한 교육법이다 등등 참 말이 많다. 저는 선생님을 만나기 전까지도 햇수로만 10년 넘게 영어를 배웠지만, 단어만 외우고 문제 유형만 익혀 풀어내는 학습법이 고작이었다. 이러한 학습법은 중학생 때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고등학생이 되고서 처음 치른 시험에서 참담한 점수를 내었다. 그 후 학습에 슬럼프가 찾아와 우울한 나날을 지냈던 것을 기억한다.
얼마 후 영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처럼 8 품사부터 다시 시작해 하나하나를 노트에 적으며 암기하고, 며칠 후 그 노트를 다시 한번 옮겨 적으며 외우는 방식으로 복습하였다. 베끼는데 손이 아파 ‘과연 이게 효과가 있을까’ 싶다가 도 갈수록 노트는 빽빽해지고 두꺼워짐에 뿌듯함을 느꼈다. 드디어 영어 문법과 구조에 대한 내가 만든 노트가 만들어졌다.
그 후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영어의 구조를 알게 되니 어떤 문장이든 읽히고, 문제의 유형과 상관없이 영어라는 언어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그 이후의 내신과 모의고사에서도 안정적인 성적을 얻으며 수능에서도 외국어 만점이란 쾌거를 이뤄냈고, 현재 S대학교 경영학과에 진학해 원하던 꿈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놀라운 점은 대학교에 진학한 후 대학의 영어 수업, 토익 시험 등등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수업 노트를 간직하며 영어 사전처럼 사용하고 있다. 단순히 수능이 지나고서 잊히는 것이 아닌, 평생에 남을 영어의 참 맛을 깨닫게 되도록 자신의 기본 문법과 구조 공책을 만드는 것이다.
저는 현재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2학년 재학 중인 강도연입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4등급이라는 충격적인 내신 영어 점수를 받은 저는 영어 공부를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독해의 기본을 문법이라고 생각하고, 문장의 5 형식부터 시작해서 영문법의 기초를 다시 세웠습니다. 처음에는 ‘이걸 언제 다 끝내나’라는 막막한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막상 끝내고 나니 문장의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으며, 이는 독해 실력의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단어 암기의 중요성도 놓치지 않고 매일 꾸준히 단어를 보고 바로 말로 할 수 있을 정도로 스피드도 생각하며 단어 공부를 했습니다. 반복도 여러 차례 매 수업마다 확인했습니다, 어휘력 향상과 영 문법 기초를 세우고 영어 모의고사 유형별 문제 풀이 법을 적용했습니다. 그 결과 모의고사 점수는 수직 상승했고, 마침내 수능에도 영어 1등급을 받았습니다. 영어 내신은 모두 1,2등급을 받을 수 있었고, 고려대학교 경제학과를 학교장 추천 전형으로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단어와 문법을 독해에 적용하니 문제 풀이 법은 ‘꼼수’가 아닌 정도(正道)였습니다. 즉, 꾸준한 시간을 투자한다면 안정적으로 모의고사 및 내신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을 수 있을뿐더러, 영어를 국어처럼 편안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됩니다. 모든 것의 성공은 실력뿐만 아니라, 꾸준함과 우직함이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에 수학능력시험 첫 번째 과목의 이름이 '언어'에서 '국어'로 바뀌었다. 참으로 적절한 개정이다. 당연하게도 언어란 한국말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영어를 배웠지만 한편으로는 언어의 체계를 깨달았다.
한 언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으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그 언어의 정형화된 문법 체계를 이해하고, 글 전체 논리의 흐름을 읽는다면 독해가 어려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물론 단어 암기는 말할 것도 없이 필요조건이다).
영어공부는 문법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모든 언어 공부에 있어 문법이 중요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문장이 성립하는 체계와 구조를 알 때 비로소 구겨진 종이를 펼치듯 복잡한 문장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문법이야말로 보통의 학생들이 이상하리만큼 등한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도 수능을 앞두고 그 방대한 지식체계에 도전하는 것에 대해 시간적인 부담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학생들이 조바심에 수백 개의 ebs 지문이나 단편적 문법 문제를 의미 없이 풀어낼 뿐이다. 그러나 그건 마치 상처를 봉하는 데에 급급해 총알을 빼내지 않는 것과 같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수없이 들어보았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알지 못했던 '문장의 5 형식'부터 시작해서 문법의 기초를 다졌다. 그렇게 하루하루의 공부가 모여 정리한 공책과 지식은 수험생 시절 나의 무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것에 투자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단어의 뜻과 그것이 어떤 성분으로 쓰인 것인지를 안다면 독해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문장을 해석하는 방법을 익히고 나면 문장과 문장이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생각하며 글을 읽을 필요가 있다. 글의 논리적 흐름을 읽는 것은 어쩌면 영어 단어를 많이 아는 것보다도 평가원이 중요시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악명 높은 빈칸 삽입, 글의 순서, 문장 삽입 유형 모두 글의 흐름을 읽지 않고서는 풀 수 없다(다행히도 수능시험의 지문은 논리적 구조가 깔끔한 것만 선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어는 영어이기 전에 언어이다. "해석은 다 되는데 답을 못 찾겠어요"와 같은 고충이 바로 이 사실을 놓치는 실수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짧은 지문에서 각 문장의 위치와 역할을 파악하는 것이 수능은 물론이고 이후 어느 종류의 글을 접하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스스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에게 특기라고 부를만한 교과목이 있다면 영어라고 생각한다. 모의고사와 수능에서는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이후 카투사로 복무하거나 영어학원 조교로 일하고 토익 시험에서 985점을 받는 등 영어를 하는 것에 큰 두려움이 없었던 것 같다. 기초부터 탄탄히 다진 것이 나의 자신감과 능력의 초석이 되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수능이 끝나고 거의 모든 책을 사원 하게 내다 버렸지만 내가 만든 문법 공책과 해석 공책은 아직도 지적 자산으로 고이 모셔두고 있다.
각자 다른 세 아이의 이야기이다. 한 아이는 너무나 반듯하고 성실하여 글 씨만 보아도 이 아이의 미래가 반듯하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고 좋은 조언은 바로 받아들이는 성격이라 어떤 선생님이라도 예뻐할 아이이다. 또 한 친구는 자신만의 고집이 있어서 선택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정형화된 암기를 싫어했지만 내신 시험 교과서 본문 내용은 깜지를 쓰듯이 반복하여 공부했었다. 마지막 이야기의 학생은 선생님의 학습방법을 고수하면서 자신의 공부 방법을 창의적으로 만들어 냈었다. 서로 다른 개성으로 각자의 스타일이 달랐다.
하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다시 기초부터 다시 할 용기, 스스로 만든 문법과 해석 노트, 그리고 노트의 내용을 지문에 직접 반복적으로 적용한 일이었다. 그들의 성공의 공통분모는 스스로 만든 기초 확립이라는 것이다. 어떤 학습이든 기초적 구조의 바른 이해가 확립되어야 한다. 특히 영어에서는 문장의 기본 5 형식과 8 품사의 이해가 바르게 되었는지가 기초적 구조 확립의 핵심이다. (작가의 글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