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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든로우 Sep 08. 2018

언어는 삶이다 3

형용사로 핵심 어구 찾기 2

      나는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특히 소설은 정말 싫어한다. 영화도 좋아하지 않는다. 음악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나의 생존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나의 생존을 위협하지 못하게 이 모든 것을 멀리하고 산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한 아이의 엄마로 쇠약한 부모님의 딸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영어강사로 영어에 대한 학습서를 만드는 글 쓰는 이로 청소와 빨래를 하는 가정주부로 식사를 준비하는 요리사로 나는 생존해야 한다. 이 생존 과정에서 소설과 음악에 빠져 공감하고 느끼는 그 시간들이 나의 생존에 너무나 방해가 된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동안 다른 감정이 마음속에 들어가면 그 하던 일을 대충해버려서 결국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느낌이 싫다. 


   그래도 열심히 읽는 글이 있다. 수능 영어 지문이다. 이 짧은 단락은 적어도 매일 50개 이상은 읽는다. 이 글들을 읽는 것은 나의 생존과 직접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읽는다. 사실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분석을 한다. 주어진 영어 지문 하나하나를 읽고 글의 주제가 어느 문장에 있는지 확인하여 통계를 낸다. 글을 읽을 때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고 글 안에 반복 단어와 유의어와 반의어를 찾아 정리하고 상위 단어와 하위 단어를 정리한다. 이렇게 읽어야 핵심을 파악하고 수능 영어 지문 해설 강의를 기차게 할 수 있다. 

 



   20년 전 처음 영어 강의를 시작했을 때는 한 개의 영어 지문을 일곱 번씩 읽었다. 한 번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하여 해석하며 읽었고, 두 번째는 요약하기 위해서 읽었다. 세 번째 읽을 때는 어휘를 정리하기 위해서 읽었고, 네 번째는 문법을 확인하여 정리하였다. 다섯 번째 읽을 때는 글이 전개가 변화할 수 있는 곳을 찾으며 읽었고 여섯 번째 읽을 때는 빈칸이 될 만한 곳을 찾으며 읽었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이 모두를 총정리하려고 읽었다. 이 과정을 다 지나야 나는 강의하러 나가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렇게 세월이 축적되어 15년 쯤전에는 5번쯤 읽었고 10년 전쯤에는 3번쯤 읽었고 5년 전에는 2번쯤 읽었고 지금은 준비하지 않는다. 어떤 지문이라도 준비하지 않아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다. 이것이 나의 책 읽는 방법이다. 그러니 만약 내가 멋진 소설에 빠지게 된다면 나는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빠지게 될 것이다. 


      하나의 지문을 적어도 여섯 단계에 걸쳐 분석하고 파악하면 그것도 20년 씩이나 한다면 영어 지문의 패턴을 읽게 된다. 똑똑한 사람이 었다면 한 4~5년쯤 걸렸을 패턴 분석이었겠지만 난 오래 걸린 샘이다. 일단 어떤 글이든 글 쓴이가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글을 쓴 목적이 있을 것이다. 조지 오웰이 '나는 왜 쓰는가'에서 말했듯이 순수한 이기심, 미학적 열정, 역사적 충동,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썼든 자신이 쓴 글의 내용이 중요하고, 본질적이고, 적절하고, 적당하고, 가치 있고, 유용하고, 특별하거나 보편적이라고 주장하며 글을 쓴다. 어떨 때는 글의 내용을 역설적으로 부정적인 단어를 써가며 그 주장한 내용을 더욱 강조한다. 바로 이런 사실에서 우리는 수능 영어 문제 풀이에 핵심을 찾을 수 있다.







글의 핵심 어구를 이끄는 형용사


      형용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직접적으로 명사의 바로 앞과 뒤에서 명사를 수식하는 제한적 형용사와 문장에 보어 자리에서 명사를 서술하는 서술적 형용사이다. 앞서 썼던 '언어는 삶이다 2'에서는 제한적 형용사 all, every, such가 중요한 문장을 이끈다고 전했고 지금은 서술형 형용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수능 지문의 글들은 출제자가 직접 쓴 글이 아니다. 출제된 모든 지문의 첫 문장과 두 번째 문장을 구글링 하면 그 글의 원문을 찾아볼 수 있다. 그 원문에서 문제화시킬 수 있는 한 단락만을 발췌하여 문제로 만든다. 출제자는 발췌 시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한 가지 주제로만 된 단락인가, 글의 주제가 확실히 드러나는가, 글쓴이의 주장이 논리적인가, 문법적 오류가 없는가, 병렬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단어의 유의어와 반의어를 적절히 사용했는가, 글의 맥락이 이어지는가 등을 확인하여 발췌한다. 그러므로 발췌된 글은 적어도 글 쓴이가 자신의 주장을 분별력 있고, 논라 적이고, 중요하고, 본질적이라고 쓰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논리를 가지고 단락 안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그 관련된 형용사를 통해 알아볼 수가 있다. 


     관련된 형용사는 '확신'을 표현하는  sure, certain, liable, evident, confident, apparent, obvious, no doubt, no wonder와 '가치'를 나타내는 worth, valid, valuable, invaluable, valueless들이 있다. 또한, '중요한'을 표현하는  important, crucial, necessary, vital, essential과 '적절한'을 나타내는  suitable, proper, adequate, appropriate, congruent, reasonable, logical, natural이 있다. 더 나아가, '보편성'을 나타내는  common, universal, usual과 afraid, problematic, difficult, easy, possible, impossible 등의 주관적 표현으로 글 내용을 전달한다. 50개 내의 형용사를 주시하며 글을 읽으면 내용 파악뿐만 아니라 글의 주제도 혼동하지 않고 찾게 될 것이다.


   많은 좋은 글들을 멀리한 내가 글에 대한 본질을 파악한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능 영어 지문에서 만큼은 여러 차례 확인하고 그 빈도에 맞추어 통계를 낸 것이다. 그러니 영어를 언어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시험을 위한 영어공부를 하는 사람은 꼭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이 기회를 통해 나열된 형용사를 기억하고 문단에서 적용하여 적어도 한 문단을 읽을 때 좀 더 자신 있게 독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 확신 – sure, certain, liable, evident,
                  confident, apparent, obvious

                  no doubt, no wonder

2. 가치 – worth, valid, valuable,
                   invaluable, valueless

3. 중요 – important, crucial, necessary, 
                   vital, essential

4. 타당 – suitable, proper, adequate,
                  appropriate, congruent

                  reasonable, logical, natural

5. 보편 -  common, universal, usual

6. 기타 – afraid, problematic, difficult,
                    easy, possible, im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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