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tronomy. A revolution in Gastronomy
한동안 고기에 대한 글만 쓰니 오늘만큼은 다른 주제에 대해서 써보고 싶었다. 오늘은 프랑스 발 새로운 외식 트렌드인 bistronomy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Bistronomy는 작은 식당을 뜻하는 Bistro와 미식이라는 뜻의 Gastronomy의 합성어이다. 규모가 크지 않은 소박한 식당에서 느끼는 미식 경험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이런 bistronomy 열풍은 전통적인 미식 강국 프랑스 레스토랑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Bistronomy 트렌드를 선도하는 셰프들은 실험적이고 심플한 요리방법을 통해서 식재료와 음식의 본연의 맛에 더욱 집중하고자 한다.
특히 틀에 박힌 미슐랭 시스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실력 있는 Owner chef들이 예전 소박한 bistro에서 먹기 힘들었던 훌륭하고 실험적인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요리를 맘껏 뽐내면서 전통적으로 중요시 여겨졌던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위치, 기물, 서비스 등에는 음식에 비해 신경을 덜 쓰는 셈이다.
무조건 비싼 것보다는 originality와 가성비를 찾는 요즘 트렌드에 잘 맞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bistronomy 트렌드가 자리 잡을 수 있을까? 나는 최근 방문한 한국 술집 안씨 막걸리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경리단길 골목의 허름한 10 평남 짓 가게에서 정식당 출신 김봉수 셰프의 놀라운 디쉬들은 충격적이었다. 음식과 세심하게 페어링 되는 한국술도 너무 만족스러웠다.
이런 트렌드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곳도 있다. 교대 이층 집, 목동 오목집, 청담 하시를 운영하는 세광 그린푸드는 질리지 않고 소박하고 아련한 스토리가 녹아 있을법한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를 위해 유명 영화 세트 감독을 고용해서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하고 보통 매장보다 50% 이상의 비용을 지출한다. 투박하고 소박한 오래된 맛집의 originality를 형상화하기 위한 투자인 셈이다. 프랑스발 bistronomy 트렌드와는 반대로 가는 기분이다. 먼가 속은 기분이다. 하지만 이런 세련된 비즈니스 감각은 매우 배울만 하다.
by 전주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