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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장기록

샤오롱바오도 맛있었다.

by 전주훈

6년 전, 대우인터내셔널 곡물팀 사원이었던 나는 쌀 수입 때문에 하얼빈을 방문했다. 입사 1년 차 신입사원에게 대단한 미션이 있었던 건 아니고, 존경하는 팀장님이 중국에 가서 많이 보고 오라고 자리를 하나 마련해 주셨다.


첫 출장이라 이런저런 준비를 꼼꼼하게 했다. 근데 도착 날부터 고량주를 엄청 마셨다. 4일 내내 밤마다 술. 술. 술. 멍한 상태에서 쌀 저장소와, 정미 소등을 방문했는데 참… 크고, 넓고, 많구나.. 쩐다.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중국 글로벌 플레이어를 어렵사리 소개받았다. 중국말이 문제였다. 그래도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서 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십 수통 주고받으면서 너무 찾아가 보고 싶었다. 방문 의사를 밝히니 뜻밖에 호텔도 잡아주고, 초대해주었다.


초대해준 마케팅 세일즈 임원은 젊은 싱가포르계였다. 영어를 잘했다. 원래 본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지금 기업에 인수되었다고 했다. 주옥같은 현업 이야기와 지역별 판매전략들을 들려줬다. 너무 재미있었다. 녹음을 못해온 게 아쉽다.


생산시설은 놀라웠다. 한국에서 둘러보던 규모가 아니었다. 축구장 몇십 배 규모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생산품에 들어가는 모든 것을 자체 생산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쟁쟁한 회사의 OEM 생산을 맡고 있었다.


6년 전 중국은 뭔가 크기, 숫자로 밀어붙이는 거대한 몽둥이 느낌이었다면, 이번에 느낀 중국은 날카롭고 빛나는 거대한 칼 같은 느낌이었다. 미팅 중에도 담당자는 solution, transparent, professional, world best, vertically integrated와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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