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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삼분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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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훈 Aug 03. 2020

삼분의일 베드 케어스프레이 개발기

무언가와 10년을 함께 한다는 것은 참 긴 일이다.

우리 삶에서 10년을 함께 하는 물건은 무엇이 있을까?


10년을 함께 한다는 것

20년 7월 7일, 첫 제품 출시 3주년을 맞이해 나는 삼분의일의 시작을 함께했던 초기 구매자분들이 여전히 우리 매트리스를 잘 사용하고 계신지,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연락을 취해 보았다. 


감사하게도 여전히 대부분의 고객분들은 초기 선택에 대해 후회가 없었고 앞으로도 10년 이상 더 사용하고 싶다는 말을 해주셨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은 한 가지 생각으로 가득 찼다.


"우리 제품을 좀 더 오래오래 잘 쓰게 만들어 드릴 순 없을까"


어떠한 물건이든 10년 이상을 함께하면 낡고 때가 타는 법. 삼분의일 고객분들에게 10년 이상 제품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 무엇을 제공해 드릴 수 있을까? 매트리스 본연의 역할은 물론이고 더 오래 제품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것 또한 우리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 중 하나였다. 


당신의 침대는 안전한가요? 

숙면을 바라보는 관점을 '물리적' 요소가 아닌 '환경적' 요소로 바라보고자 나의 생활을 정리해보았다. 충격적 사실은 우리들의 침대는 더 이상 깨끗한 공간이 아니었다. 집에서 제일 관리가 되지 않는 공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침대였다.   


1) 땀

요즘 같은 여름철 성인이 자면서 흘리는 땀은 평균적으로 250ml~1L가 된다고 한다. (우유갑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놀라운 양이다.) 깊은 잠에 들기 위해서는 체온을 낮춰야 하기에 체내에 열을 방출하고자 땀을 흘리는 것이고 땀이 배출되는 과정 속에서 몸속에 있는 노폐물도 함께 피부 표면으로 배설된다. 땀은 아무리 내 몸에서 나왔지만 냄새가 나고 땀속에서 잠을 자고 싶지는 않다.    


2) 각질

나는 피부가 건조한 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팔과 다리가 거칠어지곤 하는데 자면서 떨어져 나오는 각질은 고스란히 방수커버 위에 남게된다. 사람은 1년에 무려 4kg의 각질을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 


집먼지 진드기가 바로 이런 각질을 먹고 산다. 환경이 형성된다면 침대에 1만 ~10만 마리의 집 먼지 진드기가 쉽게 서식하게 된다. 집 먼지 진드기는 천식,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으웩.  

그동안 침대와 이불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건강한 삶을 위협하는 각종 세균이 가득하였던 것이다. 그동안 나는 방수커버로 원천 봉쇄했다고 생각했고, 방수커버 위에 수북히 쌓인 나의 각질과 땀을 외면했던 것이다. 


우레탄 코팅이 된 방수커버는 자주 세탁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 간단하게 뿌리면 세균과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하고, 집먼지 진드기 퇴치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침대 관리제의 3가지 요소

상품개발에 있어서는 3가지 요소를 꼭지로 기준을 세웠다.   


1) 효능

모든 제품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본연의 효능이다. 땀으로 인한 꿉꿉한 냄새가 나는 것을 탈취하고, 땀과 각질로 인한 세균과 박테리아의 생성을 억제하고 집 진드기를 퇴치하는 효능을 제품에 담고자 했다. 


2) 편리성

매일 아침 양치를 하 듯, 매일 아침 관리하기 위해서는 고객이 사용하기에 번거롭지 않아야 한다. 실행단계가 여러 단계거나, 시간이 걸리면 자연스레 습관에서 멀어지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누웠던 자리에 습관처럼 쉽게 뿌리는 제품이 필요했다. 


3) 안전성

매일 밤 나의 피부가 직접적으로 닿는 공간이기에 화학물질들로 꽉 채워 만들어진 제품은 아니었으면 했다.



베드 케어스프레이 개발 과정   


1) 살균제가 아닌 이유

시중에서 판매되는 살균제는 보통 '차아염소산'이라는 성분의 화학약품을 사용한다. 이 성분은 WHO 세계 보건기구를 통해 살균효과를 인정받았지만 한국 정부에서는 '차아염소산'성분에 대해 경구독성 물질, 즉 마시면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성분으로 분류하고 어린이용 살균제 및 칫솔과 혀클리너용 제품에 사용을 법으로 금지하였다. 실제로 해외의 차아염소산에 의한 부작용에 대한 논문들도 찾을 수 있었다. 


이는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유사했다.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클로로 메틸 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 이소티아졸리논(MIT) 또한 뒤늦게 폐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확실하지 않은 성분이 아닌 항균의 효능이 있는 천연물질에 대해 연구를 하였고, 천연 아로마 오일의 효능에 대해 탐구하였다. (우리 제품은 CMIT와 MIT 불검출 검사까지도 통과하였다.)   


2) 유칼립투스와 시나몬 에센셜 오일

재배 조건, 수확, 증류, 제조 및 보관방법에 따라서 최종 제품의 품질이 결정되기에 에센셜 오일은 원천 허브의 품질이 매우 크리티컬 하다. 


우리팀은 유명 허브랜드들을 빠짐없이 방문했고, 결국 20년 넘게 허브를 연구 개발하는 곳에서 자문을 구하면서 제품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우리가 찾는 효능을 가진 최적의 에센셜 오일 블랜딩을 위해서 아로마테라피스트를 위한 교재와 해외 자료를 구글링하면서 천연오일에 대한 공부를 해 나갔다. 


해외의 논문까지 찾아가면서 진행한 끈질긴 리서치 끝에 유칼립투스시나몬 오일의 성분은 세균이나 진균 등 미생물의 신경을 마비시키고, 증식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유칼립투스 잎에서 추출되는 '유칼립톨'성분과 시나몬의 잎에서 추출되는 '유제놀'성분이 세균 증식 억제 및 진드기가 기피하는 공간을 만들어 퇴치 효과를 일으킨다. 우리에게 필요한 항균과 진드기 기피, 탈취의 효능을 지닌 에센셜 오일이었다.


또한 에센셜 오일에는 고유한 효능이 있어 조합하여 사용할 때가 개별적으로 사용할 때 보다 더 강력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함께 블렌딩 되는 오일의 선정에도 신중하였다.  화장품은 아니지만 피부와 접촉하는 제품에 사용될 목적이기에 햇볕에 노출 시 감광성 반응을 일으키는 시트러스 계열은 배제하였다.   


3) 삼분의일의 독자적 향

유칼립투스와 시나몬 각각의 향은 굉장히 상반되는 향이다. 조합 비율을 가장 알맞게 맞추는게 관건이었다. 삼분의일만의 최적의 블렌딩 조합을 찾기 위해 농도 5% 단위로 수많은 조합을 블렌딩 하였다. 


조금이라도 시나몬이 세지면 쿰쿰한 향이 강해졌고, 반대로 유칼립투스가 세지면 날카롭게 톡 쏘는 향이 강해지곤 했다. 적절한 상큼한 향도 필요하였지만 위에서의 이유로 인해 시트러스 계열을 배제하여 상큼함을 발향시키는 허브를 찾아 헤매었다.(결국 시트러스 계열은 아니지만 향은 시트러스 한 향을 내는 허브를 찾았다.)


내 침대에서 어떤 향이 나는 것을 선호할까? 마냥 달달하지만도, 마냥 우디 한 향도 아니었다. 매일 맡아도 코가 찡하지 않도록 오래 맡아도 머리가 아프지 않도록 하는 은은하면서 허브 본연의 향은 느낄 수 있는 조합을 찾고자 했고, 결국 100번이 넘는 시도로 삼분의일 만의 독자적인 향을 개발할 수 있었다. 


최종 후보에 든 7개의 향을 가지고 블라인드 테스트도 진행하였는데 우리가 최종 선택한 향이 압도적인 점수로 1등을 하였다. 호불호가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우리만의 고유한 향. 



4) 화장품만큼이나 깐깐하게

화장품이 아닌 생활화학제품이지만, 직접적으로 피부에 닿는 베개와 침대이기에 기준을 까다롭게 하였다. 탈취성분부터 발효 에탄올까지 화학적인 인공 성분은 모두 배제하였다. 


- 부추 추출물, 

- 대나무 추출물, 

- 감초 추출물 


등을 이용하여 탈취성분을 구성하였고,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천연발효 에탄올을 사용하였다. 

탈취제는 전 성분 공개가 의무는 아니지만 전성분을 공개할 수 있을 정도로 100% 천연 유래 성분이다.   


5) 딱 맞는 용기를 찾아

용기 선정 시 많은 고민이 있었다. 밀폐된 용기에 액화 가스와 함께 봉입한 액체를 가스의 압력으로 뿜어내는 에어로졸 형태는 사소한 부주의에도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에 제외하였다. 일반적인 건타입 분사방식의 스프레이는 물이 질질 흐르거나 물덩어리가 지고 좁은 범위의 수직 분사만 되었다. 


용기에 대한 아이디어는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유레카를 외쳤다. 미용실에서 미용사님이 용기에 미용액을 담아 내 머리에 뿌려주는데 


'촤아아아아~~~' 


이것은 안개인가 물인가 한 번만 눌렀음에도 3초간 고른 미세입자로 분사되는 용기를 보고 양해를 구하고 해당 용기를 집으로 가져왔다. 우리의 용액을 넣어 뿌려보니 고운 미세입자 덕에 침대가 축축해지지도 않았다. 또한 기존에 일반 건형식으로 넓은 침대의 면적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열 번이 넘도록 눌러 대야 했는데 2~3번만으로도 자동 연속 분사가 되어 넓은 면적에 뿌려지는 것이 굉장히 편리하였다.



체험용이 먼저 나오게 된 이유

용기수급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이 발생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의 스프레이 용기 물량이 동나버렸다. 현재 바로 수급할 수 있는 보유재고가 없을 뿐 만 아니라 해외와의 거래가 어려워진 관계로 생산후에도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하였다. 침대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라는 것을 깨달은 이상, 하루라도 빨리 우리 고객에게 이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안개분사 용기의 적용 전 버전인 '베드 케어스 프레이(체험용)'을 먼저 출시했고, 기존 매트리스를 구매하신 고객님들에게 먼저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다가오는 가을, 곧 만나볼 삼분의 일 '베드 케어스 프레이(본품)'를 기대해주세요.


by

삼분의일

전주훈


혹시 제품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에 이름을 남겨주세요. 추첨을 통해서 체험용 샘플을 보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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