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to 6 직장인의 현실감안 다이어트 실천기
다이어트 대회 등록 완료.
앞뒤옆, 적나라한 살들을 드러내고 찍은 사진을 업로드하며 보니, 다이어트 의지가 더 불타오른다. 인스타의 다이어트 멘토인 스미님의 충고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 실제 자신의 모습을 찍어야 정말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자극받는다고 하는데 정말이다.
내 눈으로 보기힘든 접힌 등살, 생고무인듯 빠지지않는 축 처진 뱃살까지 적나라하게 보고나니 더더욱 살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한주는 식단을 바로 잡는데 힘썼다. 원체 탄수화물과 설탕 중독에, 밤늦게 배불리 먹는 습관이 있어 그것만 바로 잡아도 나아질 수 있으리라 믿었다. 야근하고오면 받는 스트레스를 치즈올린 불닭면을 먹으며 풀고 배부른 상태로 자는 버릇이 있었다.
스스로 도시락을 싸기 시작했다. 마트에 가서 직접 장보고 싱싱한 파프리카도 사고, 곡물 flat bread도 샀고, 인터넷에서 인기만점인 퀴노아도 구입했다. 운동 전문가인 동생이 동행해 여러가지 팁을 주었다. 캘리포니아에서 퍼스널트레이너로 일하는 동생은 이런방면으로는 전문가다.
첫날의 도시락.
하루키가 자신의 에세이에서 예찬을 펼친 뒤로, 그 맛깔스러운 맛표현에 반해 나도 좋아하게된 시저스 생러드의 메인 재료,싱싱한 로메인 상추.
노랑 빨강 주황 3색의 파프리카는 싱싱해야 그냥 먹어도 맛있다. 식료품 점에서 알이 굵고 싱싱한 놈으로 6개를 구입해왔다.
탄수화물은 통곡물빵으로 섭취. 회사에 가져가야하니 휴대하기 편한 비닐 낱개포장 참치(봉지당 70칼로리에 10개당 10불이라는 착한 가격!). 깨지지 않도록 소금을 넣어 끓인 삶은 달걀.
오후만 되면 단것이 생각나 자판기를 기웃거리는 나를 위한 나른한 오후의 간식, 메이플 시럽 오트밀!
첫날의 도시락은 성공적이었다. 야채가 싱싱해 소스 없이도 먹을만 했고, 처음 먹어보는 퀴노아는 고소해 맛있었다. 달달한 오트밀로 오후의 간식을 대신했더니 사방에서 이 달콤한 시럽냄새는 뭐냐고 묻는다.
하루 종일 배가 고프지 않았고,자리에 앉아 일하며 먹을 수 있어 몇차례로 나눠먹었으며 간식비로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않아도 되어 좋았다.
월요일은 퇴근하자마자 다음날 도시락부터 쌌다.
한국에서는 흔치 않다는 Starfruit을 구매했다. 이게 반으로 자르면 별모양이 나오는 예쁜 과일인데 고혈압,당뇨, 비만에 좋다고 한다. 맛은...물을 잔뜩 머금은 사과처럼 상큼하다. 덜 익으면 시고.
칠면조 가슴살 저민 것을 쌌다. 사실 칠면조 고기는 Thanksgiving day 에도 잘 안챙겨먹을 정도로 안 좋아하는데 이렇게 얇은 훈제 햄으로 만드니 햄이나 별차이 없다.
어제 쓰다 남은 로메인 상추와 파프리카도 썰어 넣어 야채를 든든히 챙겼고, 사과와 아티초크 소스의 퀴노아도 한팩 챙겨 넣었다. 퀴노아는 저런 한팩에 240칼로리 정도 되는데 먹고나면 배가 어느정도 채워지는 느낌이다.
회사에선 도시락을 먹고, 틈틈히 물을 챙겨마시고 입이 궁금하면 블랙커피를 마셨다.
화요일은 야근 후라 피곤해 수요일 점심을 간단하게 쌌다.
남은 야채, 칠면조 가슴살 과 곡물빵, 그리고 중국친구 가 추천해준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곡물 씨리얼 한팩. 뜨거운 물만 부으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곡물죽이다.
목요일 저녁은 데이트가 있었다. 저녁을 먹어야하는데 밖에 나가서 파스타를 보면 내 식욕을 자제할 엄두가 나지 않아 집으로 초대했다.
둘다 매운 음식을 너무 좋아해, 회사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매운 만두 전골을 끓였다. 만두 전골에 만두와 떡뿐 아니라 감자, 고구마 그리고 곤약도 넉넉히 넣어 끓였다.
만두와 떡을 건져주고 나는 다이어트에 좋다는 곤약과 고구마를 건져먹었다. 간만에 매콤한 음식을 먹으니 식사 조절을 하는 스트레스가 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덜먹고 더 운동하려니 피곤하지만, 한동안 포기했던 아침 5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출근하기를 다시 실천했더니 하루종일 솟는 에너지가 확실히 다르다. 늘 찌뿌둥한 컨디션으로 출근하다가 몸을 풀어준 상태로 출근을 하니 아침에 컨디션이 난조했던것도 해결이 된다. 오후에 점심 먹고 좀 졸리긴 하지만.
오늘은 주말이라 새로운 음료에 도전을 해볼 생각이다.
키위와 민트를 넣은 과일물, 석류와 파인애플을 넣은 과일물 그리고 블루베리와 오렌지의 과일물.
물마시는 것을 힘들어하는 편은 아니지만 하루에 6,7병씩은 못채우고 있어, 페북에서 핫하다는 과일물 민들기에 도전하려고 한다.
내 스스로 건강하게 살려고 노력한다는게 뿌듯하고 스스로 대견 스럽다. 이번 대회는 꼭 우승해서, 상금도 타고 2월에는 최고의 몸 상태로 촬영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