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다니며 틈틈히 놀기

먹는게 남는거! 뉴 올리언즈 여행기-2

by Pink Glove

나는 쌀국수 매니아다. 아무리 입맛없어도 쌀국수 한사발 정도는 먹을 수 있다.

뜨거운 국물에, 싱싱한 숙주를 국수아래 깔아 익혀주고, 초록색 매콤한 할라피뇨를 넣은 후, 굴소스와 살란차 고추 소수를 풀어주면 내가 좋아하는 매콤한 쌀국수가 완성된다. 어젯밤 마신 술로 이어진 아침의 숙취에는 쌀국수가 꼭 필요했다. 그래서 뉴올리언즈까지 와서 베트남 쌀국수집을 찾았다. 숙소에서 한 15분 정도 거리에 베트남 식당이 있어 아침 산보 후 맛있는 쌀국수를 먹을 수 있었다.

매콤한 쌀국수와 달달한 연유넣은 베트남 커피

쌀국수로 풀린 속을 흐뭇하게 두드리며 본격적인 프렌치 쿼터 관광에 나섰다.

여자 넷이 간 여행에는 쇼핑이 빠질 수 없다. 대로 변의 Vans 나 어반 아우피터스 같은 옷가게를 구석구석 헤집고 다녔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들이 많아 시간가는 줄 몰랐다.

내가 사랑하는 Urban outfitters 예쁜 옷과 소품이 가득한 매점.

그러고는 프렌치 쿼터의 잭슨 광장으로 향했다. 예쁜 성당과 유명 카페 뒤 몽드(Cafe du Monde)가 있는곳.

리버 워크 쪽으로 걸었는데 비가 많이 온 직후라 그런지 물이 죄다 흙탕물이었다. 지난번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즈는 물에 잠겨 큰 피해를 보았고, 그 상처는 아직까지 곳곳에 남아있다고 한다. 우리가 간 프렌치 쿼터는 관광지고, 수입에 직결된 곳이라 복구가 빨랐는지 크게 눈에 띄는 곳은 없었으나, 근방의 피해지역에 가면 아직까지 무너져있는 집들도 많다고한다. 2시간짜리 피해지역 투어도 있다고 하던데.

카페 뒤 몽드는 역시나 줄이 길었다. 줄이 2개라 뭐야 싶었는데 알고보니 앉아서 먹는 줄과 픽업만 하는 투고라인 줄이었다. 어디가 빠를지 고민 했으나, 별차이 없더라. 되려 우리와 비슷하게 줄 선 팀을 보니 앉아서 먹는 우리가 더 빨랐던 것 같다. 1인분에 3개씩 나오는 비그넷(Belgnet). 하얀 설탕가루를 듬뿍 얹은 도넛인 이 빵이 여기 유일한 메뉴이자 명물이다. 달달한 찹쌀 도너츠의 느낌! 현금만 받는대서 당황했지만 다행히 일행이 현금이 있었다. 역시 이런 여행지는 현금을 챙겨와야해...안에 손님이 많아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니 앉자마자 다 주문해야한다. 주문 받고 음식가져다 준 후에는 다시 오지 않는다. 하지만 긴 줄과 복작댐을 잊게하는 달달한 비그넷! 사진을 보니 또 먹고싶다.

크게 볼것은 없는 커페 뒤 몽드 내부. 테이블이 꽉 차있다.
사진 보니 또 먹고 싶다! 달콤한 Belgnet

달콤한 빵을 먹고 향한 곳은 프렌치 마켓! 악어 육포, 싸구려 기념품 부터 깜짝놀라게 맛있는 음식들 까지! 한 바퀴를 훅 돈 후 각자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내가 산것은 Vegan 포테이토 프라이. 이름은 프라이지만 정사각형으로 잘라 구운 감자다. 구운 감자에 달콤한 타이 칠리 소스와 짭짤한 갈릭 페퍼 마요를 뿌려 먹으니 정말 맛있다!친구들이 사온 것은 치즈가게에서 파는 샌드위치, 해산물 잔뜩인 검보 (Gumbo), 그리고 잘 나간다는 베이컨 치즈 크레페. 치즈 가게 샌드위치는 진짜 별거없이 야채에 햄 그리고 치즈를 넣었는데 한입 베어 무는 순간, 고소한 치즈가 입 안에 확 퍼진다. 이 짭짤한 음식들에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화이트 와인 샹그리아!적당한 단 맛이 입안을 헹구어 주며 최고의 행복감을 선사했다.

테이블에 앉아 즐기는 프렌치 마켓 음식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길거리 음식은 왜이리 맛있는지.

점심을 배불리 먹은 후에는 만보기를 찬 채 프렌치 쿼터를 구경했다. 다양한 기념품중에서 가장 자주 보이는 것은 역시 축제 기간을 겨냥한 듯한 가면과 핫소스 가게! 유명한 타바스코 핫소스의 본사가 있어서 그런지 유난히 핫소스 가게가 많다. 샘플이 있어 몇조각 맛보았는데 나쁘지 않다. 누군가에게 셋트로 사서 선물하면 좋겠다.

핫소스 가게

예쁜 성당과 거리를 걷다보니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LUSH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친자연주의 가게. 하지만 내가 사는 곳에는 매장이 없어,뉴 올리언즈 프렌치 쿼터 가게를 찾았다. 원체 목욕을 좋아하고 입욕제 사용을 즐기는 터라 LUSH에서 신이나서 쇼핑을 했다. 젤리 샤워젤도, 태피 사탕 같은 클렌져도 탐났지만, 물에 띄워 놓으면 꽃이 뜬다는 sex bomb 배스 볼과 다른 향기로운 볼들을 구입했다.

한참을 걸어 결린 몸을, 호텔에 돌아와 뜨거운 물에 배스볼 하나를 푼 욕조에 뉘었다. 나른하게 피로가 풀린다...

사탕처럼 알록달록한 러쉬의 버블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