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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ink Glove Jan 02. 2016

직장다니며 틈틈히 놀기

먹는게 남는거!뉴올리언즈 여행기-3

여행지에서 이튿날 밤은 불태워야 하건만, 20대 후반이라 하기에도 쑥스러운 29살 아가씨들은 하루 종일 걷고 또 걸은 후 피곤해 했다. 저녁이나 먹으러 가자!하며 호텔을 나섰다. 어두운 밤거리지만 곳곳에 경찰차와 보행자들이 눈에 띄어 무섭지는 않았다. 처음 목표는 오이스터 바로 유명한 ACME였는데 줄이 어찌나 길던지. 기다릴까 하다가 바로 건너편 앞집에도 오이스터 바라고 씌인 걸 보고, 야, 저기로 가자라며 발길을 옮겼다. 그 땐 긴가민가했지만, 나중엔 잘한 선택이라는 걸 확신했다. 기다리는 줄도 짧고, 탱탱한 굴도 맛있었고.

Felix's 메뉴판. 혹여 생굴을 못먹는 일행이 있어도 다른 메뉴가 많아 걱정 없다.

원체 해산물이 풍부한 뉴 올리언즈 지만, 탱탱함 그 자체인 살 오른 겨울 굴은 정말 최고다. 미국식으로 크래커 위에 굴과 소스를 얹어 먹으면 정말 입안에서 녹는다.보통은 소스를 만들어주는데 여긴 직접 만들 수 있게 재료를 놓아두었다. 그 재료라는게 정말 흔한 것들이라 놀랐다. 케첩, 스테이크 소스, 살란차 와 핫 소스를 붓고 하얀 horse radish 간 것을 섞어주면, 미국 오이스터 바에서 나오는 그 소스가 된다.

12개를 한판 시켜 눈깜짝할 새 먹어치웠다.

Rockefeller 라는 구운 굴도 맛있지만 겨울엔 역시 생굴이다!조금 아쉽다 싶어 양배추를 통으로 자른 웨지 샐러드에 블루치즈 소스를 먹었더니 배가 든든하다.웨지 샐러드의 생명은 아삭하게 씹히는 싱싱한 양배추인데 제대로 맛있는 샐러드를 먹어 몹시 흡족했다.


마지막 날, 호텔에서 차를 빼야 했기에 주차가 어려운 프렌치 쿼터를 벗어나 브런치를 해결하기로 했다. 비만 안왔으면 옛날 흑인 노예들과 대주주들이 살던 plantation 투어를 가고 싶었으나, 보슬비를 맞으며 질척한 흙을 밟고 다닐 자신이 없어 포기했다.

우리의 브런치 메뉴는 핫도그. 유명한 핫도그 집이란는 Dat Dog를 찾아갔다. 프렌치 쿼터에서 한 15분 걸리는 거리였다. 부슬부슬 비오는 날의 핫도그라니.

비프 소세지 핫도그와 기본 프렌치 프라이

솔직히 말하면 맛은 괜찮은 편이지만 가격이 좀 세다. 핫도그에 프렌치 프라이가 16불 이라니. 소세지와 토핑을 취향대로 고를 수 있어 비프 소시지와 할라피뇨를 듬뿍 얹은 핫도그를 주문 했다. 음식도 금방 나오고 맛있어서 비맞으며 주차장소에서 걸어온 보람은 있었다.

소시지와 토핑 종류가 다양한 Dat Dog.

브런치를 먹었으면 디저트!!!내가 강하게 가자고 주장한 Sucre는 마카롱과 케이크가 일품이다.

Sucre의 예쁜 케이크들

보통 미국 케이크는, 특히 월마트 같은 곳에서 파는 케익은 너무 달아서 즐겨먹지 않는데, 이 곳의 케이크는 적당히 달면서 맛있어서 좋아한다. 갖가지 종류의 마카롱도 일품이다. 같이 간 일행들도 마카롱을 한 박스씩 쟁여갔다. 포장도 어찌나 예쁘고 고급스럽게 해주는지 선물 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달콤한 디저트까지 든든히 챙겨먹고 다섯시간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많이 걸어다녀야했던 둘째날 비가 안 온 건 정말 행운이었다. 가는 길 오는길은 비가 많이 와서 헤치고 운전하느라 고생 좀 했었다.

 그 다음날은 여독 푸느라 고생 좀 했지만, 휴가에 친구들과 즐겁게 여행을 다녀온 추억이 값지다. 회사에서만 만나던 친구들을 회사 밖에서 정말 순수하게 친구로 만난 것 같아 더 기분이 좋았다. 대학 졸업 후엔 어찌나 친구 만들기가 어렵던지.

다음 번 여행은 또 언제 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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