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제발요
내가 가진 가장 안 좋은 습관 중 하나는 바로 손톱을 가만히 놔두질 않는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시작됐는지도 모르는 이 악습관은 도통 끝이 날 기미가 안 보인다.
이 습관의 근원은 혈육이다. 혈육이 내 눈앞에서 물어뜯기 시작했었고, 나도 덩달아 같은 습관이 생겼다고 기억한다. (원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지…)
아마 초등학생 때가 시작이었던 것 같은데, 10년도 훨씬 지난 지금까지 나쁜 습관을 반복하고 있다. 자, 그래서 어떻게 고치면 좋을까.
명제 1
습관의 이유를 분석하고, 그에 맞는 방법을 써야 한다.
나는 어떨 때 손톱을 물어뜯지?
무언가에 집중하거나, 불안함을 느낄 때 그런 듯하다.
시험이라도 한 번 보거나 어떤 긴장감 있는 영화를 한 편 보고 나오면 열 손가락의 손톱이 모두 없어져있다.
(그래서 영화관을 더 안 가게 되는 것 같은..)
무언가에 집중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나?
-> NO. 애석하게도 밥벌이를 하고 살려면, 몰입과 집중은 필수불가결하다.
불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는가?
-> NO. (매우 유명하고 권위 있는 철학자인) 알랭 드 보통 씨에 따르면, 불안은 삶의 필연적인 부분이라고 한다.
명제 2
습관을 없애기 위해 좋은 방법은 그 행동을 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관련 도서 : 습관의 말들 - 김은경,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 그레첸 루빈
여태 시도해 본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젤네일을 하는 거였다. 그러면 물어뜯기 힘들어질 뿐 아니라, 비싸기 때문에 물어뜯을 수가 없어진다.
장점 : 효과는 확실하다.
단점 : 젤네일을 안 하면 바로 다시 습관이 도진다. 내 기준 계속 들이기엔 비용 부담이 있다.
비용 : 월 6만 원 (너무 싼 곳에서 하면 병아리 선생님이 해주기 때문에, 지속력이 짧아서 오히려 돈이 더 잦게 든다. 또, 모양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거대로 또 다른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래서 찾은 적정한 샵에서의 비용이다.)
집에서 혼자 일반 매니큐어를 바른다면?
장점 : 하루 정도는 효과가 있다. 다이소에서도 판다.
단점 : 젤네일만큼 튼튼하지 않아서, 나의 오랜 습관을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또 뜯다 보면 맛이 없고(?), 건강에도 안 좋을 것 같은 느낌이다.
비용 : 2천 원 (하지만 효과가 없기 때문에 그냥 날리는 돈이 된다.)
명제 3
대체 습관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대체 습관: 무의식적인 습관을 의식적인 습관으로 대체하는 인지행동요법.
관련 기사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23072102346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대 연구팀에 따르면, 약 53%의 참가자가 6주 간의 대체 습관 실험을 하고 난 뒤 원치 않는 행동이 줄었다고 한다.
그래서 결론은 오늘부터 6주간 실험해 보려 한다.
손톱을 물어뜯고 싶을 때마다, 흉쇄유돌근을 마사지해야겠다. 거북목 개선과 두통 완화 효과가 있다는 흉쇄유돌근(목빗근) 마사지…
일석이조를 기대하며,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