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집에 뭐가 있는 거다
집에 혼자 있으면 자꾸만 기분이 다운된다. 터가 안 좋은 거라기엔 모든 집이 그랬다. 2년마다 옮겨 다니는 떠돌이 신세로서, 터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걸 잘 안다. 어쩔 수 없는 밖순이인지... 내향형 친구들은 밖에만 있으면 기가 빨린다는데 나는 어째 집에만 있으면 기가 빨린다.
주체할 수 없이 심심해지고 외로운 생각이 들어 기력을 잃는다. 그 무기력은 날 계속 집안에 처박혀있게 한다. 이 싸움은 잠들기 전까지 끝나지 않는다. 나중에 이 글을 보면서 이해를 못 했으면 좋겠다. 저 날은 왜 저렇게 기분이 안 좋았을까? 하면서.
작업실을 구해야 하나. 그럴 돈은 없는데... 다음에 집을 구할 땐 집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어디 스터디카페 같은 곳 정기 이용권이라도 끊어야 하나...
기분이 좋은 날에는 혼자 집에 있어도 잘 사는데, 꼭 한두 번씩 (사실은 더 자주) 이런 날이 있다. 이럴 땐 혹여 기분이 태도가 될까 봐 누구를 만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해 또 혼자 남겨진다. 악순환.
밖순이로서 현명하게 사는 법, 누가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