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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도성을 아시나요?

서울한양도성 완주 챌린지와 스탬프 투어

by 장주인

우연한 기회로 한양도성을 따라 걷는 챌린지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 왕조의 도읍인 한양의 경계를 표시하고, 또 외부로부터 한양을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성이라고 해요. 한양도성에는 4대문과 4소문이 있는데, 4대문은 북쪽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숙정문, 흥인지문, 숭례문, 돈의문이고요. 4소문은 서북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창의문, 혜화문, 광희문, 소의문입니다.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과 낙산을 넘는 도성길을 모두 완주하면 인증서와 뱃지, 그리고 뿌듯한 성취감을 줍니다!



서울 한양도성 어플이 있어요. 그걸 깔고 인증 포인트 총 4곳에서 스탬프 투어를 하는 건데요. 인증 포인트 근처에 가면 완주 처리가 됩니다. 이 어플과 별개로 완주 챌린지도 있어요. 정해진 포토 스팟에서 얼굴이 나오도록 사진 총 4장을 찍고 인증하면, 분기마다 다른 색깔의 뱃지를 줍니다. 총 4개의 뱃지를 모두 모으면 메탈 뱃지를 준대요. ㅋㅋㅋ 이게 뭐라고 받고 싶어서 용감하게 도성에 가보았습니다.


총 2일이 걸렸습니다. 당연히 연달아 가지는 않았고요. 2주 간격으로 다녀왔네요. 이미 가보셨던 분의 리드 하에 여럿이 다녀왔습니다.


한양도성 코스


첫 번째 날 코스는 한양도성길 백악구간(1코스), 인왕구간(6코스) 이렇게 2개 묶어서 다녀왔습니다.


백악구간 : 혜화문 > 와룡공원 > 인증스탬프 > 인증사진 > 백악마루(북악산 정상) > 숙정문

인왕구간 : 청운공원 > 인증사진(인왕산 정상) > 사직근린공원 > 인증스탬프 > 돈의문터


북악산에서 하산하는 길이 계단 경사가 꽤 가파른데요. 그래서 하산 길로 정했다고… 무릎 보호대를 추천합니다. 이렇게 꼬박 다녀오면 약 4시간 정도가 걸립니다. 8.7km 정도를 걷는 거리이지요. 사실 그냥 걷는 것도 아니고 산을 2개 오르내리는 코스입니다..^_^


둘째 날 코스는 한양도성길 숭례문구간(5코스), 남산구간(4코스), 흥인지문구간(3코스), 낙산구간(2코스)입니다.

숭례문구간 : 지하철 서대문역 5번 출구 > 돈의문 > 배재학당 > 인증스탬프

남산구간 : 힐튼 호텔 > 인증사진(목멱산 봉수대 터) > 반얀트리 > 장충체육관

흥인지문구간 : 광희문 > DDP > 인증스탬프 > 스탬프 4개 모았으므로 흥인지문에서 스탬프투어 뱃지 수령!

낙산구간 : 낙산 > 인증사진 > 혜화문 >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에서 인증서와 2분기 완주챌린지 초록뱃지 수령!


남산과 낙산을 오르내리는 산길 구간은 첫째 날보다는 쉬워요. 그런데 코스 길이 자체는 4개를 가는 만큼 더 깁니다. 11.8km 정도이고, 4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보면 됩니다.


이렇게 총 이틀 정도를 투자하여 한양도성 스탬프 투어와 완주 챌린지를 마쳤습니다!


완주하면 볼 수 있는 서울 한양도성 어플 화면


첫째 날 초반부에 펼쳐지는 풍경은 제가 평소 보던 풍경과 사뭇 다른 느낌을 줘서 매우 신선했습니다. 낭만적이기도 하고, 오밀조밀 집들이 모여있는 게 내려다보이는데 참 예뻤습니다. 평소 등산할 때는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줘서, 해가 쨍쨍해도 그렇게 덥지는 않은데요. 한양도성을 걸을 때는 꼭 산만 가는 게 아니라 골목과 일반 포장도로를 걸을 일도 많기 때문에 해를 유의하면 좋습니다. 양산을 쓰시거나, 선글라스, 햇볕 가리개 등을 지참하세요. 여성 혼자 가기에는 간혹 외진 구간도 있어서 꼭 두 분 이상이 함께 가면 좋을 듯합니다.


날씨가 참 맑고 쨍쨍했던


백악구간과 인왕구간은 북악산, 인왕산을 오르내리는 코스라고 말씀드렸지요. 인왕산‘만’ 오른 적은 있어도 하루에 두 개의 산을 타본 건 처음이었습니다. 저에겐 굉장한 고난이었어요. 집에서 챙겨간 파프리카와 오이를 중간중간 야무지게 챙겨 먹었답니다. 그거 아니었으면 눈물을 흘렸을지도요.. 코스를 마무리하고는 유명한 맛집이라는 “광화문뚝감”이라는 식당에 갔습니다. 고기를 세 덩이나 줘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취향 저격.


광화문뚝감의 뚝배기 감자탕


둘째 날에는 너무너무 땡볕이라서, 중간에 잠시 “나 지금 뭘 위해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1초 정도 스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죽을만하면 또 내리막이 나오더라고요. 재밌었습니다. 덥기는 해도 중간중간 마주치는 정자에서 잠깐 쉬면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기분이 좋아지고요.


쨍쨍한 햇빛 뒤로 보이는 남산타워


남산구간이 끝나고, 잠시 카페에 들러 시원한 수박주스를 마시며 쉬어갔습니다. 리뷰를 쓰면 디저트도 주니 놓치지 마시고요. 카페 이름이 ‘커피집’이더라고요. 이름이 너무 평범해서 기억에 남아요.



도성길 막바지 뷰


모든 코스를 완주하고는 막국수를 먹어주러 갔습니다. 보쌈을 시키면 너무 많을까 해서 편육을 시켰는데요. 글쎄 제가 생각한 편육이 아니고 그냥 보쌈 그 자체여서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메밀전병도 먹었는데, 모든 음식을 다 직접 만드시는 듯했습니다. 훌륭했습니다. 또 갈 것 같아요.


성북동 명문막국수


아, 몇 가지 유의사항도 말씀드릴게요.

쿨토시, 선글라스, 햇빛 가리개, 무릎 보호대 지참 추천합니다. 스틱은 필요 없어요!

완주 챌린지를 위해 중간중간 인증사진을 찍을 때는 꼭 본인의 얼굴이 나와야 해요.

스탬프 투어를 할 때는 ”기록 삭제“ 버튼을 절대 누르지 마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저와 함께 한 어떤 분께서는 4대문을 모두 갔음에도 흥인지문 스탬프만 찍혀 있는 대참사를 맞이했습니다…

인증서는 그 분기가 끝나고 15일 이내로 가야만 받을 수 있대요. 저는 인증을 마친 날 바로 갔어서 문제는 없었습니다. 완주하느라 너무 힘들었어도, 조금만 더 가서 인증서를 꼭 받으세요!


인증서와 뱃지로 얻는 뿌듯함


이상으로 등산 초보자의 서울 한양도성 완주 후기를 마칩니다. 저는 올해 1월에 등산에 입문했어요. 매력 있더라고요. 그래서 주말마다 열심히 산을 타고 있습니다. 다음에 다른 산 얘기도 가져와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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