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언니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함께 아는 지인이 없어서 혼자 간 덕에 식 자체에 더 잘 집중할 수 있었다. 결혼식을 다녀온 후 내 기억에는 이런 게 남았다.
부부가 주고받던 다정한 눈빛
서로의 가족이 신랑신부를 환영하는 마음
진심으로 축하를 보내는 친구들
축사에서 느껴지는 신부가 얼마나 좋은 친구였는지
시아버지의 애정 가득 덕담
식 전반에서 느껴지는 부부의 가치관
사회자의 능숙한 진행
사람 좋은 미소를 짓던 사진 기사님
맛있는 밥
진심으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게 된다는 사실이 기쁘다. 그리고 나도 그 자리에서 함께 기쁨을 나누고, 온전히 축하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이런 결혼식이라면 백번이고 더 갈 수 있다.
수줍어하던 신랑이, 신부가 입장할 때 버진로드 중간까지 마중을 나가더니 무릎 한쪽을 꿇고 꽃을 전해줬다. 그 모습에 입을 비죽 내밀고 감동해 글썽이는 신부가 참 예뻐서 울컥했다. 신랑 아버님과 일면식도 없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부부를 위해 좋은 말씀을 전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괜히 또 울컥했다. 신부 동생의 남편이 축가를 불러줬는데, 참 예쁜 부부 두 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날 위해 불러준 것도 아닌데 그 매제의 마음이 고마워 울컥했다. 토요일 가장 좋은 시간대에 지하철역 바로 앞에 있는 예식장으로 초대한 부부의 마음도 예뻤다. 앞으로 잘 살 것이 훤한 커플!
결혼식만 가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