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는 ‘알라미’ 앱
유튜브를 통해서 꼭 돈을 벌어보겠다고 다짐도 했고, 내가 잘 실행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있었는데... 처음 마음먹은 지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아직 진척이 없다. 처음 영상부터 완벽하게 올리려는 마음, 그래서 기획도 더 완벽하게 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매일 조금씩 하는 게 아니라 하루 날 잡고 하려고 하는 행동이 환장으로 콜라보되면서 정작 아무 실행도 못하고 있다.
사실 지난주 일요일에 뭐라도 하려고 도서관에서 노트북을 딱! 켰는데 블루 스크린이 떴다. Bitlocker 어쩌구... 복구를 저쩌구...
솔직히 어떻게든 해결하려면 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적극적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하기 싫었나 보다... 그래서 그냥 노트북을 덮고 책이나 읽었다. 그래서 유튜브 영상을 만들자는 목표는 평일로 넘어와버렸고, 지금 이 상황이 됐다.
이제 막 처음 시작하려는 행동이고, 이미 내 머릿속에 다 있는 것을 단순히 구현만 하는 게 아니라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골똘히 고민해야 했다. 또 다 고민했다 하더라도 유튜브 영상이라는 것은 어찌 됐건 편집이라는 큰 덩어리의 집중 시간을 요한다. 그렇기에 매일 무언가를 조금씩 하기에는 조금 부적절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직장인이고, 평일에는 퇴근 후 밥 먹고 운동까지 하고 나면 남는 시간이 얼마 없어서, 나에게 주어진 한 시간 남짓한 자기 전 시간에는 유튜브를 위해 투자하기가 어려웠다.
나는 “조금씩” ”매일“ 하는 걸 잘한다. 브런치 글은 퀄리티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오직 하루 한 개 마감만을 지키는 것이 최대의 목표이다. 그래서 그런지 퀄리티는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실행을 하고 있다. 평소에 마감을 정해두고, 그 규칙을 깨지 않고 연속성 있게 지키는 걸 좋아하고, 연속 성공 기록이 깨지는 걸 싫어한다. 그 덕에 식단과 운동 기록도 천일 넘게 꾸준히 해올 수 있었고, 2018년에 시작된 매일 자기 전 일기를 쓰는 습관은 8년째 잘 유지되고 있다.
이렇듯 매일 조금씩 하는 걸 잘하니까, 유튜브도 매일 할 수 있는 크기로 잘게 쪼개서 매일 조금이라도 하면 어떨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렇게 되면 쓸 수 있는 시간이 매일 달라지니까 실행의 크기도 매일 달라질 것 같다. “계속해서 조금 리서치했으니까 오늘은 끝, 어떤 주제로 올릴지 조금 궁리했으니까 오늘도 끝.” 이렇게 너무 작은 크기의 행동만 하게 되어 결국에는 영상을 못 올리고, 인증 횟수만 채우게 될 것 같다는 염려가 든다. (실제로 지금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롱폼 영상을 제작한다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 낯설기도 하고, 아직은 프로세스가 머리에 딱 그려지지 않아서 현재 상태로는 잘게 쪼개기 자체가 불가능했나 보다.
유튜브 영상을 올린다는 건 단순 노동이 아니다. 어떤 영상을 올릴지 기획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것에 맞게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대본을 짠 다음 영상을 직접 편집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 종일 머리를 쓰다 온 채로 집에 와서 또다시 머리를 굴리려니 영 의욕이 나지 않았다. 또 글쓰기처럼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워서 한다기보다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더 동기가 떨어졌던 것 같다. “해야 되는데… 해야 되는데…” 만 뻐끔거릴 뿐이었다. 아직 배가 덜 고픈 거지...
자,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자. 여태까지도 마음은 세상 제일 조급했는데, 이룬 건 없으니 말이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유튜브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행동을 내 삶에 진짜로 들여오기 위해서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자.
(지금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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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도 매일의 루틴은 유지할 것이다.
매일 건강을 위해 요가나 러닝 또는 8천보 이상 걷기 중 하나를 할 것이고, 브런치에 글을 올릴 것이고, 자기 전에는 일기도 계속 쓸 거다.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아침에는 아침밥 요리도 해야 하고, 점심에 먹을 도시락도 싸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는 회사 갈 준비 + 요리로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퇴근을 하고 돌아와서는 요가를 하거나 최소 8천보를 걸을 것이다. (손목닥터 9988 어플에서 8천보 걸으면 200 포인트를 주기 때문에 그게 기준이다. 모아서 커피로 바꿔 먹는 게 일상의 큰 행복이고 포기할 생각이 없다.) 일찍 자야 다음날 제때 일어나고 좋은 컨디션으로 업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잠도 포기 못한다.
그렇다면 평일을 과감히 포기하자. 이 루틴들을 다 해내려면 어차피 평일에는 더 뺄 수 있는 시간이 없다. 갑자기 야근이라도 생기는 날에는 더욱 빠듯해지기에 안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 와중에 유튜브 루틴까지 넣으면 돈 좀 벌려다가 더 큰걸 잃는다.
등산이라는 취미는 매일 이어가지 않지만 주 1회라는 습관이 자리 잡혔다. 그러면 유튜브도 주 1회를 목표로 할 수 있을 거다. 주 1회 등산만큼 시간 투자하기! 아마 대략 4시간 정도? 초반의 프로세스가 조금 잡히면, 투입 시간 말고 주 1회 영상 업로드를 목표로 할 것이다. 아직은 뭘 어떻게 짜서, 어떤 프로그램으로 편집할지조차 감이 안 오기 때문에 인풋으로 목표를 잡았다.
내가 보니까, 어차피 등산 다녀오는 날에는 약속을 두 탕 뛰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진다. 그러니까 등산을 다녀오면 집에 와서 씻고 바로 카페로 직행한 뒤에 유튜브 작업을 해야겠다. 좋았어! 어차피 등산을 위해서 주말 하루는 기를 쓰고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자동으로 유튜브를 위한 시간도 만들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토요일, 유튜브 딱 기다려! 또 이렇게 선언을 해야, 뱉어놓은 말 때문에라도 하게 되므로 지금의 기준으로 포부를 써 본다. 이번 주 토요일에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 결제를 해서, 영상을 하나 만들어본다. 만들려면 대본도 써야 하고, 그전에 자료 조사를 통해 사전 지식도 습득해야 할 테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