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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벌기

유튜브를 시작했다

선언하기의 힘

by 장주인

드디어 채널의 컨셉을 확정하고, 그에 맞는 첫 영상 주제를 선정했으며 대본을 짰고, 영상 제작까지 마쳤다. 역시 선언하기는 내 실행력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친구 한 명, 지인 한 명한테 이번 주 토요일에는 꼭 시간 내어 작업할 것이라고 얘기해 두었고, 이곳 브런치에도 하겠다고 써두었었다. 그리고 진짜 실행했다.


일단 아침 일찍 등산에 다녀왔는데, 예상보다 힘든 코스였어서 다녀와서 바로 나가지는 못했고 낮잠을 자야 했다. 일찍 다녀온 만큼 아직 시간이 일렀기도 했고, 어차피 지금 바로 해봤자 집중을 못할 것 같다는 판단 하에, 편한 마음으로 잤다. 깨어보니 약 두 시 반 정도였다. 일어나서 간단히 밥을 차려먹은 뒤 카페로 향했다. 혹시나 영상 작업이 일찍 끝나서 시간이 남을까 봐 책 한 권을 함께 챙기고, 노트북과 충전기, 마우스를 야무지게 챙겨서 나갔다. 카페는 보통 추우니까 얇은 가디건도 하나 챙겼다. 챙겨 온 책은 못 읽었다^^


카페의 창가에는 1인 좌석들이 주욱 마련돼 있었다. 각 자리마다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어 최적의 작업 장소였고, 그중 한 곳에 자리를 잡아서 앉았다.


가장 먼저 챗 지피티를 켜서, 영상 주제를 같이 생각해 주는 봇 하나, 그 주제를 기반으로 리서치를 함께 해주는 봇 하나, 그리고 그 자료들을 가지고 영상 스크립트로 만들어주는 봇 하나를 만들었다. 이때는 GPTs 기능을 이용했다. 처음 2개 봇은 잘 작동하나 싶더니만, 스크립트를 만들어주는 봇은 웬 외계어를 쏟아냈다. 그래서 그냥 프로젝트를 하나 파고 거기 안에서 작업을 이어나갔다.


어느 정도 스크립트를 마련한 뒤에는 브루(vrew)라는 툴을 다운로드해서, 영상을 제작했다. 스톡 영상을 끼우기도 하고, 내가 찍어둔 영상 클립을 적절히 활용하기도 해서 열심히 만들어봤다. 예전에는 영상편집 툴을 배우기 위해 돈도 많이 냈었는데 브루로 하니까 별다른 설명 없이도 뚝딱 만들 수 있었다. 새삼 기술의 발전에 놀랐다. 두 시간 정도 걸렸나. 일단 오늘의 목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영상 하나는 무조건 만드는 거였기 때문에, 완성 자체에 의의를 두고 열심히 만들었다.


유튜브에 영상을 정말로 올리려고 하니 필요한 작업들이 더 있었다.


구글 계정 만들기, 유튜브 채널 파기, 채널명과 채널 설명 정하기, 프로필 사진 만들기, 영상 썸네일 만들기, 영상 제목과 디스크립션 정하기, 해시태그 정하기 등등…


몇 가지 하다가 배가 고파져서, 카페에서 나와 집에 돌아와서 저녁밥을 차려 먹었다. 그리고는 아까 하던 작업을 마저 해서 드디어 영상을 업로드했다! 정확히 말하면 업로드 예약을 했다. 원하는 시간에 올리기 위해서…


내가 달성한 거지만 내가 해놓고도 진짜로 했다는 게 놀랍다. 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완료했다는 사실을 브런치에도 올려야 했던 덕이 크다. 글을 쓸 시간까지 확보하려면 최대한 빠르게 업로드 작업을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11시 59분에 영상 작업을 마치면, 브런치에는 오늘 중에 완수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없으므로…


그 덕에 무려 10시가 되기도 전에 영상 업로드 작업을 모두 마쳤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짝짝짝.


내가 하기로 했던 일을 모두 해내는 경험은 겪어도 겪어도 매번 즐겁고 안 질린다. 브런치 글을 얼른 쓰고 미뤄둔 저녁 산책을 다녀와야지. 이 모든 걸 다 하느라 식후에 하고 싶었던 산책을 아직 못했기 때문이다. 산책까지 마치면 잘 준비를 해도 된다.


두 발 뻗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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