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벌기

유튜브 주제를 다시 생각하다

by 장주인

처음 유튜브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유는 돈을 벌기 쉽다는 이야기 덕분이었다. 유튜브 수익화를 강의하는 누군가가 특정 분야에서는 유튜브로 돈을 벌기 쉽다고 했다. A 타겟을 대상으로 영상을 만들면 돈 벌기가 이렇게나 쉬운데 왜 아직도 안 하는지 모르겠다고 까지 표현했었다. 나는 꾸준하게 무언가를 잘하는 스타일이니까, 쉬운 분야라면 더 잘할 수 있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이었다.


지난주에 첫 영상을 만들고 나서, 그다음 영상을 만들려고 하는데 왜인지 계속 손이 안 갔다. 아니, 마음이 안 갔던 것 같다. 나는 분명 급여만 받는 생활을 넘어 새로운 수익 창구를 만들고 싶었는데, 힘들어도 당장 성과가 나지 않아도 열심히 하려는 마음도 모두 준비되었는데 왜 계속 실행력이 생기지 않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또 다른 영상을 만들어야 할 시간에 잠시 미루고 싶은 마음 반,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다는 마음 반으로 최근에 읽고 있던 책을 다시 펼쳐 들었다.


눈에 띄는 문장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이 대접받기 원하는 것처럼 남을 대접한다.

수백만 달러를 벌고 싶으면 수백만 명의 삶의 선한 영향력을 미쳐라.

누구나 완벽한 배우자를 갖기 원한다. 그렇지만 완벽한 배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누구나’ 갖는 추동력으로는 ‘누군가’가 될 수 없다.

당신이 사랑하는 일을 하지 말라.

당신이 창출하는 가치를 사랑해야 한다. 과정은 어렵지만 그 과정을 통해 창출되는 가치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그 어려움을 정당화해 준다.

당신은 행동하기로 선택하거나 불평하기로 선택하거나, 둘 중 하나를 한다. 배에 찔리는 못을 그대로 깔고 자는 개가 되지 말라.


<언스크립티드 : 부의 추월차선 완결판> 일부


이 책에서 여러 문장들을 지나오며 내가 느낀 바는 다음과 같다.


A 타겟을 대상으로 유익한 정보들을 주고자 했지만, 내가 그 타겟이 아니라서 그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조회수나 구독자 수만 봤을 때는 그들이 원하는 정보가 어떤 종류인지 대략적으로는 알 수 있었지만, 나는 그 영상들이 진정으로 가치롭다고 느끼지는 못했다.

내가 받고 싶었던 대접은 그런 게 아니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영상을 만드는 것이 꺼려졌던 것 같다.


단순히 쉽다는 이유만으로 접근했던 그 첫 단추부터 잘못된 게 아닐까? 세상에 쉬운 건 없는데. 쉽게 얻은 건 쉽게 잃을 텐데. 다시금 내 삶의 목적과 의미를 돌이켜봤다. 그리고 내가 어떤 타겟에게 가장 잘 기여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브런치 통계를 살펴봤다.


내가 올린 브런치글 중에 꾸준히 조회되는 글은 스타트업 용어에 대한 글​이다. 무려 2021년에 쓴 글인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주제가 궁금한 사람들은 계속 있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을 주제로 계속해서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포지션임에도 나는 그 기대에 부응하는 3편, 4편을 계속 쓰지 않았고,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들만 했을 뿐이었다. 사실은 그 조회수가 어떠한 필요를 말해주고 있는 것인데 말이다.


내가 힘들어서 운영을 그만두었던 인스타그램 계정을 떠올렸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성 계정으로 약 5천 명의 팔로워가 있다. 본업과 병행하는 것이 힘들고, 또 업계 전체가 어려워지면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자체가 낮아졌다고 생각해서 운영을 중단했었다. 그 결정이 얼마나 어리석은 결정이었는지 깨달아버렸다.


운영 초기에는 개인의 관심사와도 맞닿아 있어서 힘듦에 대항할 수 있었다. 열심히 팔로워를 모아놓고, 개인의 관심사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에게 기여하는 것을 멈출 결정을 하다니… 그러고는 지금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또 다른 사람들을 모으려고 하는 게 너무 바보 같다고 느껴졌다.


힘들어도 계속했어야만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업계가 어려워졌다면, 그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어려워진 누군가를 위해 기여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운영을 중단한 후에도 광고나 제휴 문의가 들어왔었는데,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 충족시켜 줄 방법에 대해 더 많이 고민했어야 했다.


하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다시 기회를 잡고 싶다.


현시점에 내가 이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은 무엇일까? 우선 내가 좋아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들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영상을 만들자. 지금 기업들이 다 어려운데, 공짜로 자사 서비스를 홍보할 수 있는 채널이 되면 그들에게 기여할 수 있을 거야. 또, 내 직무를 살려서 0원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툴이나 방법들도 공유할 수 있겠다. 콘텐츠 아이디어가 전보다 술술 나왔다. 스크립트를 쓰고 영상을 편집했다. 물론 처음부터 초대박 영상을 만들 수는 없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면서 차근차근 재개해보려고 한다.


스타트업에 발을 들인 지 벌써 7년 차가 되었다. 이 입장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일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의 새 다짐을 실현하는 또 다른 행동으로 스타트업 용어에 대해 썼던 글​을 업데이트했다. 다음 글에서 다뤄줬으면 하는 용어가 있다면 누구든 제보할 수 있도록 창구를 만들어서 링크를 삽입했다. 누군가 보고 제보하면 그 생각들을 모아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일부터는 운영하던 인스타그램 계정도 다시 가동할 것이다. 힘들어도 계속할 거다.


가비가 그랬다.

하기 싫은 것도 입 닫고 하는 것이 퀸의 마인드! ㅇ_<

출처 : 나무위키


모르겠거나 더 잘 쓰고 싶은 스타트업 용어, 제보하고 싶다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앱테크를 그만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