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학부모상담 #학부모상담
인생에 별점을 받는 순간은 무수히 많다. 그중에서 부모로 별점을 받는 순간은 아이의 인생까지 걸려있기 때문에 더 가슴이 두근거린다. 나와 별개로 구별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나의 지대한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에 한 해동안 아이의 성장 정도를 평가받게 되는 학부모 상담은 긴장감을 더 높인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전화 상담이 원칙인데 운이 좋게도 둘째 아이는 시간이 허락되어 대면으로 학부모 상담을 할 수 있었다. 학교를 찾아가야 하는 대면 상담은 부담감이 좀 있지만 유치원은 상대적으로 편안하다. 다만, 늘 어색한 쭈뼛거림은 벗어나지 못한다.
대면 상담을 할 경우 좋은 점은
1. 아이의 학습 환경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2. 아이의 관심 교구들을 직접 볼 수 있다.
3. 아이의 활동 결과물들을 바로 볼 수 있다.
4. 신뢰를 바탕으로 오해의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이외에도 아이와 상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다면 엄마에게 자신의 공간을 보여주는 재미를 더해줄 수 있고 담임의 칭찬 피드백이 바로 전달되어 아이가 유치원에 정을 더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유치원 상담을 하기 일주일 전, 사전 조사서를 보내주신다. 보통은 가정에서의 아이 생활환경이나 습관, 담임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유치원에 바라는 점 등을 기록해서 아이 편에 제출하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상담이 이루어진다.
사전 조사서를 받았을 땐 구체적으로 적지 못했다. 담임도 내게 하실 말씀이 있을 테니 대략적인 내용으로 간략히 적어 보냈고 상담 시간을 정했다. 그러고는 그간 살펴보았던 아이의 행동과 생활에 대해 오해 없이 고민되는 부분을 전달하고자 곰곰이 생각하고 따로 기록을 했다.
(상담 전 고민했던 내용의 기록 ↓)
아이가 유독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았다. 보통의 아이들과는 다소 다른 관심사가 큰 이유였다.
평범하면서 무난한 삶을 살아가는 보통이라는 틀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나의 편협한 시각이 문제였다. 담임은 아이가 특기를 보이는 영역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환기시켜주셨고 기관과 가정과의 연계를 통해 아이의 성장을 기대해 보기에 충분하다며 나의 육아를 격려해 주셨다.
매일 아이의 생활을 관찰하고 내가 키워줄 부분과 아이 스스로 터득하는 부분을 구분한다. 필요한 자료를 제시하면서 아이의 성장과 성장 가능성을 본다.
학기 초, 담임에게 적어내는 유아 환경 조사서에 '기관과 가정의 연계를 통한 공동육아'를 강조해서 말씀드렸었다. 2학기의 학부모 상담은 한 해 동안의 아이 성장 정도와 앞으로의 성장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점을 보완해가며 육아를 해야 할지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해서 가정과 연계하면 더 나은 성장이 충분하리라 본다.'라고 상담 마지막에 담임께서 말씀하셨다.
아이와의 친밀감을 촘촘히 해두어야 하는 유아 말기를 지나고 있다. 전인적 성장에 있어 아이의 인간적인 면모는 유아 시기에 잘 다듬어 길러 두어야 한다. 인생 초반의 인성 교육이 삶의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해도 과언이 아님은 살아 보니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내 아이의 하루 절반의 시간을 기관에 둔다면 더더욱 담임과의 밀접한 공동육아가 진행되어야 한다. 아이를 맡겨두고 책임을 기관에 두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나를 대신해서 아이의 성장을 도와주는 기관 생활시간을 가정과 어떻게 해서 연결시켜 발전해 나갈지 정기적인 상담과 수시 상담을 통해 공고히 할 수 있는 가치를 찾아야 한다.
부모가 되어 타인에게 받는 신뢰 있는 별점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동력이 되는 동시에 나를 더 잘 키워야 하는 이유가 된다. 구김 하나 없이 빳빳하게 잘 다려진 옷과 같은 인생은 되지 못하더라도 다시는 펴지지 않을 구김은 남기지 않는 삶을 바라며 아이의 하루를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