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주도 식사 솔루션#44
요즘 초기 이유식(미음)에 쓰이는 재료의 순서가 쌀 – 고기 – 야채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유식 시기가 늦어지는 이유도 한몫한다는데요. 이유식은 제대로 된 식사가 가능할 때까지 섭식 행위를 연습하는 목적과 함께 아이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철분 섭취를 절대 소홀히 할 수 없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고기를 통한 철분 보충에 초점을 두고 있는 듯합니다. 기존에는 아이의 소화 상태를 고려하여 이유식에 쓰이는 재료 순서가 쌀 – 야채 – 고기였죠. 첫째 아이는 이 순서에 맞추어서 이유식을 준비했었습니다. 덩어리 음식으로 아이 주도 이유식을 했던 둘째도 대체로 고기보다는 야채가 먼저였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이유식 트랜드를 보면 조건 없고 절대적인 방법은 역시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한 BLW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합니다.
재료의 형태와 색감을 눈으로 직접 접하고, 음식 덩어리를 잡기 위해 손을 조작하여 움직이고, 입에 음식을 넣어 알맞은 크기를 떼어내거나 재료 그대로의 맛을 느끼는 일련의 과정은 BLW(아이 주도 이유식)의 시작이자 아이 주도 식사의 전체입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시기별 재료를 제외하고, 이유식으로 제시하는 재료의 순서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아이의 오감을 적극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는 사실은 원활한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한 기회가 됩니다. 미음으로 시작하는 이유식은 아이 주도 식사가 될 수 없느냐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미음 이유식도 아이 주도적인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유식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놀이를 통해 재료를 알아가는 기회를 주시면 됩니다. 재료의 형태와 자연스러운 색감을 직접 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손질되기 전의 온전한 모습부터 손으로 만지면서 주무르고 터뜨리는 놀이라면 충분합니다. 이때, 먹이기 위한 놀이라는 것에 중점을 두시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으실 필요는 없어요. 그냥 편하게 아이가 익숙해지길 바라는 재료만 준비해주세요. 보고 두드리고 굴려 보는 등의 원초적인 관찰이 가능하다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이유식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에요. 이런 활동이 뒷받침되지 않은 이유식 기간을 지내셨다고요?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한 큰 틀을 갖추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시작 시기는 없습니다. 더는 아기 같지 않은 4세를 포함한 유아식 시기 아이들의 식습관 형성의 기본도, 역시나 직접 보고 만지고 맛보는 감각적 자극이 먼저입니다. 음식에 대한 흥미는 평생을 합니다. 그러나 먹는 재미를 제대로 알기까지 훈련되어야 하는 시간이 이렇게나 많이 필요한지는 미처 몰랐습니다. 몰랐기에 조바심내고 불안하고 불편했던 거라 생각해요. 이유식 시기 이후 생후 어디쯤이든,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한 시도는 언제든 가능합니다. 유아 식습관 형성을 고민하는 분들은 앞서 기술한 오감을 자극하는 과정들이 하나의 발전된 요리 놀이 모습으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이것 역시 복잡할 거 없습니다. 된장국을 끓이신다면 두부를 썰어보게 하세요. 무른 야채를 썰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됩니다. 자신이 다듬고 손질한 재료가 들어 있는 요리 하나에 느끼는 뿌듯함은 덤입니다.
먹게 하려면 자극을 주어야 합니다. 단 한 번의 자극은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경험으로 아시잖아요. 단 하나의 재료가 아이 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오감을 통한 최소 8회의 노출이 이루어져야 해요. 관련해서 작성한 글 링크를 올립니다.
해당 글은 푸드 네오포비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4단계에 걸쳐 음식에 대한 친숙함을 키우는 푸드 브릿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아이 주도 식사를 위해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에 대한 친숙함을 키우는 4단계 과정을 실생활에 적용해보시고 아이의 식사가 정서적으로 더 풍성해지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