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예 Oct 29. 2020

좋은 편식 VS 나쁜 편식

아이 주도 식사 솔루션 #50

  제 두 아이가 콩과 콩으로 만든 음식에 선호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지속적이기보다는 당장의 기분으로 선택이 달라졌어요어느 날은 콩밥은 먹지만 콩 조림은 안 먹고어느 때는 콩 조림은 먹지만 두부는 먹지 않았습니다아이들이 상황에 따라 가려먹는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때, 편식에 대한 개념이해가 달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그래서 편식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편식]

1. 어떤 특정한 음식만을 가려서 즐겨 먹음.

2. 식사의 내용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식생활 방법

3. 음식에 대한 기호가 강하기 때문에 식사의 내용이 한쪽으로 치우치는 식생활 방법

4. eat only what one wants


김치볶음밥만 주야장천 먹는 것은 편식입니다그러나 김치볶음밥을 주로 먹으면서 여러 반찬을 곁들여 먹는다면 편식으로 보지 않습니다모든 야채를 먹지 않는다면 편식입니다약간씩 야채를 먹기는 하지만 모든 야채를 다 잘 먹지 않는다면 편식이 아닙니다우리가 생각하는 편식이란 어떤 의미인가요식판에 담긴 음식 전부를 잘 먹는다면 편식하지 않는 아이일까요식판에 담긴 음식 중 먹을 수 있는 것을 골라 식사를 마치면 편식을 한 걸까요?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요. 100세 시대에 이 말을 조금 바꿔야겠습니다. ‘세 살 식습관이 죽을 때까지 간다라고요식습관은 분명 건강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이유식을 시작하는 때부터 우리는 아이 먹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투자합니다그 이유는 바로 올바른 식습관편식 없는 식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편식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편식과 건강에 별문제가 되지 않는 편식으로 나누어지는데요. 문제 있는 편식 vs 문제없는 편식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각종 토스트를 볼 때면 지겨울만큼 토스트만 먹고 지내던 큰아이 유아시기가 떠오른다. ⓒ지예


나쁜 편식의 끝판왕이었다. ⓒ지예

  특정한 음식 위주로 즐겨 먹으면 편식이라 했습니다고기를 전혀 먹지 않거나 채소를 먹지 않는 등 먹지 않는 음식이 더 많은 식습관이 문제 있는 편식입니다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어린 시절에 스스로 선택해서 먹는 음식이 제한적이었던 사람들이 제 주변에 있어요지금도 여전히 안 먹는 음식이 더 많습니다어릴 때 고정된 식습관이라 변화가 어려운 거겠죠


저는 차려진 음식 중에서 가려 먹는 것도 편식의 범주에 넣었습니다무조건 다 잘 먹어야 한다는 욕심이 과했습니다정작 저는 잘 먹지 않는 것이 있는데 아이만 힘들게 했어요반성할 점이죠아이는 뚝심 있게 식사 때마다 먹을 수 있는 것을 잘 골라 먹었습니다채소 섭취에 있어 생야채로 조리한 반찬은 잘 먹는데 마른 나물 반찬들은 먹지 않아요동물성 단백질 섭취도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선호하지만단백질 섭취 측면에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이처럼 영양소 섭취가 고루 이루어지고 있다면 문제없는 편식이라 합니다.


한 두 가지 음식을 먹지 않는다고 영양소 섭취나 성장에 문제가 되지는 않아요특정 식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아무리 영양가가 높다 해도 먹을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누구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어요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문제없는 편식을 한다면 억지로 싫어하는 음식을 먹일 필요는 없지요.



  

자주 접하는 집밥이나 기관 급식에 서서히 맛을 들이는 것도 좋지만 더 일찍 건강한 식습관으로 편식하지 않는 생활을 한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요아이의 식습관이 문제없는 편식이라 하더라도 편식 자체에 대한 습관을 교정해주고 싶은 마음이 클 거예요그럴 땐 많이 볼 수 있는 기회아주 조금이라도 맛을 볼 수 있는 기회원재료를 만져볼 기회를 자주 가지도록 도와주세요그리고 너무나 배가 고플 때 거부하던 재료가 들어간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해주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좌)새우볶음밥 : 새우 무조건 NO! 배고프니까 OK. . (우)파김치 : 파김치 무조건 NO! 좋아하는 전으로 했더니 OK. ⓒ지예


  호박버섯오이배추당근참나물취나물죽순숙주콩나물 등등 알고 있는 야채들 중에서 싫어하는 재료가 있나요성장할 때 부모님께서 차려주신 야채 음식들을 잘 먹지 않는다며 야단맞으신 적 있으시지요어릴 때는 맛이 없던 야채들이어른 음식이라고 한쪽으로 치웠던 음식들이 나이가 들어 좋아지게 된 경우가 있을 거예요결국에는 시간이 약이라고 할 수 있어요뒤늦게 재료의 참맛을 알아차린 입맛느림보 미각의 성장이라고 하고 싶네요오감으로 재료들을 익히고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로 섭취할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던 거에요가려 먹던 우리의 미각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 겁니다지금의 우리 아이들에게도 마찬가지 아닐까 해요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 밥 먹이기, 뭣이 더 중헌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