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이 벽에 부딪힌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by 주명



내 발이 벽에 부딪힌다.


누군가를 찾아가야 하는데 도무지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조금만 더 걸으면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다가도 자꾸 길이 보이고 계속 막힌다. 나는 분명 누군가를 찾아가야 하는데.

나는 누구에게 가야 하는 할까.

계속 실패해 울고 있는 사람에게 가야 하는 걸까.


지쳐서 아무것도 못하고

고개 숙인 사람에게 가야 하는 걸까.


매일같이 밤을 새우고

처진 몸을 한 사람에게 가야 하는 걸까.


날마다 어디서 솟는지 모르겠는

에너지를 가진 사람에게 가야 하는 걸까.


하는 것마다 성공하는 사람에게 가야 하는 걸까.

나도 모르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은 어렵고 복잡하다. 사람들은 나를 마냥 보송보송하고 빛나는 옷을 입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렇게 계속 벽이 눈 앞에 있고 알지도 못하는 길을 돌고 돌아서 가려면 나도 초조하고 땀이 난다. 나는 최고의 모습이 아닌데 사람들은 늘 나를 찾는다.

내가 혼자일 땐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나는 나 혼자 있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다가가야 의미가 생긴다. 혼자 커다란 미로를 헤매는 건 외롭다. 소리쳐도 들리는 건 내 목소리고, 쾅쾅 뛰어봐도 돌아오는 건 내 발소리다. 고요한 이 공간에서 끝이 어딘지도 모르고 걷는 게 꼭 사막을 걷는 기분이다. 계속 걸으면 숨이 막힌다. 목이 마르다. 사막은 탁 트였고 오아시스라도 있지 나는 조금만 걸으면 벽이다. 나도 조금 더 멀리 보고 싶다. 우연히라도 사람을 만나고 싶다. 분명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텐데.

돌아가고 싶어도 나는 돌아갈 수 없다. 뒤로 갈 수 있는 능력이 내게 없다. 나는 느리고 멈칫할지라도 앞으로 가야 한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야 한다. 그것이 내가 태어난 이유다. 나는 내 이유를 잊지 않는다. 내가 만나야 할 누군가도 나를 잊지 않길 바란다.

네가 헤매고 있는 만큼 나도 헤매고 있다.
네가 나를 찾고 있는 만큼 나도 너를 찾고 있다.

우리가 만나는 건 어렵지만 쉬울 것 같다.
나와 같은 모습을 한 너를 찾으면 되니까.

너와 내가 만나기 위해

서로가 같은 모습으로 있나 보다.



내 이름은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