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라이팅
2025년 12월 7일, 일요일
졸리고 쓸 말이 없어도 또다시 시작하는 프리라이팅. 나도 인지하지 못했지만 꾸준히 썼던 게 내 작문 실력을 늘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 나는 의도적으로 쓰기를 한다. 물론 의도적이라 깊은 생각과 문장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지만, 프리라이팅은 나도 예상하지 못했던 단어와 문장을 내 앞에 늘여다 놓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또 이렇게 써본다. 1년 동안 썼던 글이 두 시간 정도면 다 읽혀 버리는 것 같아 허무했다. 찰나의 순간을 위해 수 년을 수련하고 가다듬는 운동선수들이 생각났다. 한순간에 모든 걸 쏟아내기 위해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실력을 쌓아가는 데 쓰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노력이 얼마큼 한가득인지 어렴풋이 가늠해 본다.
내가 되고 싶은 욕심은 언제나 있지만 그걸 실현하는 데에는 많은 수고가 든다. 눈치도 안 봐야 하고, 나를 연구해야 하며,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래, 한정된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 것. 그건 때론 압박이 되기도 한다. 촘촘하게 계획을 세워 사는 내가 아니라서, 느슨한 게 좋은 나라서 언제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살아가는 나라서 무엇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과업이다. 남들 쉬운 것도 내게 버거워서 충분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인생이라는 딱딱한 등껍질을 이고 사는 거북이 같다. 등껍질이 얹혀 있으니 고단하지 않을 리가. 이 등껍질을 누구도 떼낼 수 없고 떼내면 거의 죽음에 이르니 느린 걸음으로 이고 지고 간다. 누가 보면 앞으로 나가고 있나 싶겠지만, 나는 나만의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느 릿 느 릿 천 천 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