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글이 형편없다. 이게 과연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람이 쓰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내가 봐도 영양가가 없다. 그런데 뭐 배부르려고 썼던 건 아니니까. 영혼의 공복과 허기가 글을 부르지. 뭐 어찌 됐든 쓰자.
모든 생각의 흐름이 차단된 일상이다. 결국은 마음을 바꿔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바꾸지 못하는 걸 보면 마음을 제외한 다른 무언가를 바꾸는 게 정답 아닐까.
답을 알지만 쉽게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가 인생에는 지천에 널렸다. 선택하지 않는 이유, 그걸 창피하게도 ‘핑계’라 한다. 사실은 두려움이 쓴 가면인지도 모른다. 핑계는 일상의 작은 버거움에서 도망칠 수 있는 얄팍한 선택 같지만 두려움은 넘어설 수 없는 거대한 빙벽 같다. 핑계를 대면서 누구라도 그럴 거라며 안도한다. 그래서 인생의 장애물을 결코 넘지 않는 상황이 빈번하다. 망설임을 가지고 자꾸 이리 재고, 저리 재기만 한다.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면서도 자주 출구가 없는 미로를 돌아다닌다.
그 탐색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똑같이 헤매고 있으면서 만나면 신기하게도 위로와 격려, 응원과 칭찬을 건넨다.
우린 어쩌면 타인의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을 위해 존재하는 지도 모른다. 여력이 없는 순간에도 타인의 마음의 어깨를 다독여준 적이 있지 않는가. 내 코가 석자여도 타인의 찐득한 눈물을 닦아주는 우리. 사람은 대부분 타인을 향한 연민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그게 결국 나를 대하는 태도가 되기도 하니까. 나도 사람이잖아. 날 사랑하는 사람이 타인을 사랑한다.
흐트러진 일상을 살아가는 중에도 다시 한번 초점을 맞추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은 존재는 아니라는 걸 곁에 와서 말해주는 사람들. 멈춰 있는 나를 건드리는 사람들. 애써 나를 더 보듬으려 하는 사람들. 커피향으로 다가오는 사람들. 뽀얀 요거트같은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들.
지칠 땐,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자.
어두운 하늘에 별처럼 떠오른 그 사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