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걷는다

by 주명


가볍게 행복할 수는 없는 사람인가에 대한 물음표를 달고 산다. 모든 걸 좀 가벼이 넘길 수는 없는 사람인가. 천진난만한 얼굴과 따뜻한 말만 하는 사람일 수는 없을까- 하는 게 언제나 내가 가진 고민이다.

치열한 사색은 혼자 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왜 이렇게 써대는 걸까. 내면 전쟁은 좀 숨기고 세상에 드러내는 얼굴은 가지런한 치아를 보이며 웃는 사람일 순 없는 걸까.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좋아할까. 그들이 좋아하는 나로 살면 사는 게 어렵지 않을까. 나는 왜 숨기지 못하고 모든 걸 다 내뱉는 사람일까. 다 보여주는 게 약점으로 돌아오는 걸 알면서도 왜 자꾸 민낯을 드러내는 걸까. 그러나 나는 글로 나의 존재를 고민하고 인생을 논할 뿐이다.

사람들 앞에선 내 글보다 가벼운 사람이다. 가볍고 부담 없는 사람이 사랑받는다는 걸 알고 있다. 그 모습을 흉내 내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과 함께하는 게 좋고, 홀로될 땐 내면을 끝없이 들여다보길 좋아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단 하나의 모습으로 살 수는 없으니까.

천변 카페에 앉아있으니 우레탄이 깔린 저 산책코스에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게 보인다. 봄을 걷고 있다. 춥지 않다는 이유로 단순히 기온이 상승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밖으로 나온다. 제각각의 속도로 가야 할 길을 가고 있다.

그게 집으로 들어가는 길인지, 콧바람 충전을 위한 산책인지, 식당에 가기 위한 걸음인지,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는 길인지, 병문안을 가는 길인지, 화원에 식물을 보러 가는 발걸음인지, 도서관에 가는 중인지, 운동장에 두고 온 자전거를 찾으러 가는 길인지, 근처 파충류를 파는 가게로 가는 길인지, 우울을 떨치기 위해 무작정 걷는 길인지 나는 알 길이 없다.

같은 길을 지나지만 걷는 이유는 다 다르다.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도 다 다르겠지.

난 아직도 그 이유를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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