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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줌스 Mar 04. 2021

스트라이크를 골라 내는 투자의 태도


어느 유튜브에서 진행자가 시황을 설명하며 "스트라이크를 많이 통과시켜야 하는게 투자구나... 가운데 직구를 못 친 느낌"이라는 비유를 사용했는데, 이 말은 워렌버핏의 유명한 비유를 인용한 것이다.





주식시장이라는 게임에서 투자자에게 유리한 규칙은, 바로 '스트라이크 없이 타자가 공을 흘릴 수 있다'라는 점이다. 이 게임에서는 좋은 공이 올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면 된다. 사람들은 주식시장에 참여한 순간 항상 거래를 해야된다는 충동에 휩싸인다. 유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를 하라는 외침, 배트를 휘두라는 외침을 싹 다 무시해야 한다. 자신이 참가한 게임에서 자기에게 주어진 장점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리고 이 장점을 반드시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 워렌 버핏 (HBO 다큐멘터리)





워렌버핏의 격언을 되새겨 보며 두 가지 중요한 투자의 태도를 되짚어본다.


첫 번째 올바른 종목을 고르는 선구안이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버핏 사무실에는 전설적인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사진이 걸려 있다고 한다. 워렌버핏은 테드 윌리엄스가 스트라이크 존을 77개로 나누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공만 쳤기 때문에 4할 타자가 될 수 있었던 것처럼 투자에도 같은 자세가 필요함을 설명한다.


두 번째 인내심이다. 야구로 치면 한가운데를 제외한 공을 흘려버리는 것이고, 투자로 치면 자기만의 투자 철학과 원칙에 맞는 올바른 종목을 발굴하고 매수하기 적절한 가격에 오기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나는 그 중 두 번째 태도에 더욱 눈이 간다. 전문가의 눈에는 스트라이크가 정확히 구분 되겠지만 비전문가인 보통의 개인 투자자들은 한가운데 스트라이크와 치기 까다로운 볼을 구분 할 능력이 부족하다. 그러므로 남들이 스트라이크를 노려 홈런을 뻥뻥 친다고 아무 공이나 휘두르지 않는 인내심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최근 LG트윈스 야구선수 박용택의 선구안에 대한 이야기도 생각해보며 투자의 태도에서 인내의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LG에서 은퇴한 박용택은 “좋은 공을 골라 치라는 말이 가장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투수가 던지는 150㎞ 가까운 공은 ‘좋은 공’이라고 판단하는 순간 이미 치기에는 늦은 공이 된다. “타격은 기다렸다가 골라 치는 게 아니라 모든 공을 치러 나가다 나쁜 공을 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을 선택하는 눈이라는 뜻의 ‘선구안’보다는 나쁜 공을 참아내는 쪽이 실제 야구의 메커니즘과 닮았다.


- 경향신문 (2021.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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