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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금리 급등, 과연 연준은 어디서 브레이크를 밟을

by 줌스

10년물 금리가 연이틀 크게 올랐다. 10년물 금리는 1.557%로 마감했는데 이틀 간 17bp(11.3%)가 올랐다. 최근 국채금리와 연동 된 주식시장은 이에 따라 S&P 500 -1.34%, 다우 -1.11%, 나스닥 -2.11%로 조정을 받았다.


올해 전문가들이 달러 약세를 예상한 것과 달리 금리 상승에 따라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아시아 통화 대비로 더 두드러지는데 위안(CNH) 환율은 6.40까지 내려갔던 것이 6.49까지 되돌려졌고, 원달러 환율 역시 1,130원대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오늘(3/5) 한국 증시도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주 국채수익률 급등과 속도에 눈길이 쏠렸다"며 "우리의 목표를 위협하는 무질서한 상황이나 지속적인 국채수익률 상승을 본다면 걱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면밀하게 시장 전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후략)

- 연합인포맥스 (2021. 3. 3)


그동안 연준 인사들은 '금리 상승은 좋은 것, 경제 회복에 대한 신뢰' 라고 입을 맞춘 듯 말했다.



에반스 총재는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은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국채수익률 상승은 회복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수익률을 비교할 때 핵심은 팬데믹 이전 수준이라고 강조했으며 현재 통화정책 기조는 적절하게 완화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의 정책 메시지는 일관됐다"며 "국채수익률 수준은 개선된 경제 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연준이 수익률 수준 상승에 대응해야 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중략)


그는 "자산매입은 계속될 것"이라며 "경제 지표가 약해지고, 더 완화적인 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아마도 더 장기물에 집중하겠지만, 재정 부양책이 있어 듀레이션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후략)

- 연합인포맥스(2021. 3. 4)



그러나 다음날(3/3)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가(fomc 투표권 있음) 금리 상승이 좋은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하며 10년물 금리의 6% 급등의 빌미가 되었다. 시장이 기대했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응. 돌아가. 지금은 아냐.'라고 말하며 실망을 키웠다.


그리고 다시 다음날(3/4) 파월 의장의 대담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 되었다. 그는 "단기간 내에 나올 어떠한 물가 상승도 일시적일 것"이며 "완전고용의 달성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했다. 여전히 고용과 물가가 연준의 목표와 "거리가 멀다"는 견해를 밝히며 "올해 이런 일(목표달성)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얘기는 다 아는 얘기고... 시장이 오늘 파월 의장에게 궁금해 했던 것은 국채금리 급등에 대해,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해 파월이 어떻게 말하는가였다.



파월 의장은 4일 월스트리트저널의 고용 서밋 행사 대담에서 "국채금리 급등은 주목할만하고(Notable), 내 눈길을 사로잡는다(Caught My Eye)"고 말했다.(중략)

- 연합인포맥스 (2021. 3. 5)



금리에 대해 파월 의장은 발언을 자제했다고 기사들은 전했고 그에 따라 시장의 실망감이 컸다, 그래서 금리가 다시 1.5% 이상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다시 생각해보자.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을 보면 분명 기조가 바뀐 것이 보인다. 오늘 대담에서 파월의 모든 발언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 한 것에 불과했으나 딱 하나 금리에 대한 인식만이 바뀌어 있었다. 지난 2/24 "금리 상승은 경제가 회복 경로에 있다는 점에 대한 신뢰의 표시" 라며 금리 상승 좋은 것이라고 말했던 그가 오늘은 "주목할만 하다", "눈길이 간다" 고 표현한 것은 그동안은 무시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째려보고 있어라고 바뀐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 브레이너드 총재와 "눈길을 사로잡는다(Caught My Eye)"며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도 연준 인사들 간에 어떤 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3월 중순에 있을 fomc에서는 금리와 관련 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전망이 들게 한다.

결국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와 같은 구체적인 금리 통제 수단에 대한 발언이 없었던 것에 대한 실망감으로 금리가 또 올랐다는 것인데, 이제는 연준의 립서비스 정도로 안심하지 않겠다는 시장의 굳은 결의처럼 보이기도 한다.





국채 금리 역시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진다.

국채의 공급(파는 사람)이 많으면 매도자는 더 높은 금리를 주어야 매수자에게 매력적이게 되니 금리가 오른다. 반대로 국채의 수요(사는 사람)이 많으면 매도자는 더 낮은 금리로 팔 수 있게 되니 금리는 내린다. 이 균형에 의해 시장금리가 정해지는데 최근에는 시장의 가격 결정 기능보다 주요 플레이어의 말 한마디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


image.png 출처 : Goldman Sachs 전 수석 FX 전략가 Robin Brooks 트위터


그 이유는 위 그래프에서 잘 드러난다. 국채의 주 수요자가 바로 연준(Fed)이기 때문이다. 시장참여자들은 뒤에서 연준이 더 높은 가격에 사줄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국채를 산다는 뜻이고, 연준이 사줄 생각이 있는지(정확히는 이미 월 800억 달러 사주고 있으나 이것보다 더 사줄 생각이 있는지)를 확인하며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는 의미겠다.




생각이 두서 없이 흘렀다. 정리하면...

연준은 국채금리 상승에 대해 뷰가 조금 바뀐 것 같다. 시장은 왠만한 립서비스로 진정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금리 상승을 어떻게 억제할 것인지 구체적인 수단(오퍼레이션 트위스트 등)을 제시할 때까지 금리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 된다. 결국 다음 fomc까지는 금리 발 증시 불안도 계속 될 것 같다.


연준이 금리가 무한정 오르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는데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미국의 부채가 너무 많은 상황인데 앞으로도 많은 자금을 조달해야 하니 연준은 어느 지점에서는 금리 상승을 제어하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지점이 현재 여기인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증시는 역사적 고점 대비 S&P 500 -4.2%, 다우는 -3.2%, 나스닥은 -9.7% 빠졌을 뿐이다. 증시에 참여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금리 급등으로 매우 고달펐지만(최근 인기가 많았던 기술주에 포트폴리오가 집중 되어 있을 수록 더 크게 아팠겠다...) 연준의 시선은 자산시장보다 실물경제와 취약한 지점에 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연준이 좀 더 인내심있게 기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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