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의 의무란 치졸하고 가혹하다
편돌이의 공병수거 및 보증금제도의 빡침
나름대로 긴 회사생활 끝. 시작했던 편의점. 스스로를 자조적으로 편돌이라 부르고 회사에서도 사람사이의 치임이 있었지만 회사라는 보호막, 괜찮은 크기와 이름의 기업이 주는 소속감. 회사 내 진상 적이라 할지라도 어쨌든 시험과 면접을 통해 건너와 기본 상식이란 있었던 생활을 거쳐 날것. 그것도 특정 대상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닌 모든 대상을 상대로 장사하는 편의점은 나를 보호된 사회가 아닌 진짜 날것의 사회로 던지는듯했다.
처음 가게를 열었을 때보다 지금은 여러 가지 사항에 적응했고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포기하기도 해 했는데 도저히 무시가 안되고 짜증을 속으로 삭이기 힘든 것이 있으니 바로 공병이었다.
소주 1병에 100원, 맥주 1병에 130원. 단순한 가격표이지만 내게는 귀찮고 짜증 나는 숫자일 뿐이었다.
물론 처음에는 그냥 아 공병을 주워오는 사람들이 많다. 에서 그쳤던 일들이었다. 하지만 가게에서 판매되는 술들의 금액, 수량에 익숙해지면서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나의 가게 주력 주류는 아무래도 캔맥주이다. 4캔에 10,000원. 11,000원 행사하는 맥주들. 병소주, 병맥주를 취급하는 양에 비해 8에서 10배 정도는 되지 않을까? 거기에 지역 특성상 하루에 소주 판매량은 적으면 5병에서 많아야 20병 내외이다.
하지만 매일매일 내게 도착하는 공병은 적으면 120병에서 많으면 300병. 가게에 들어오는 소주상자로는 부족해서 다른 물류상자를 사용함에도 모두 받을 수 없는 양이었다. 거기에 공병이란 건 재활용이 목적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이야기해도 이물질이 묻은 것, 안에 담배꽁초, 혹은 과일을 채운 것. 가지각색에 악취가 진동하기 일쑤. 좁디좁은 창고 안에 쟁일 수도 준비 한 상자가 다 떨어지면 받을 수도 없다.
그렇다면 기본 판매량의 10배 이상 들어오는 공병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노인분들이 주워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술은 마트에서 사고 반납은 마트 가기 귀찮으니 평소 이용하지도 않는 가까운 편의점에 파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 필자는 분노한다. 자기가 사 먹은 곳에 팔아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유통채널이라도 같은 곳에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 치졸하다 할 수도 판매자의 의무가 있지 않냐 비난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치졸하고 내가 우선이다. 시도 때도 없이 다른 일을 하는데 들어오는 공병, 손님을 상대하는데 무조건 자기부터 확인해 달라는 공병, 100원짜리 공병하나를 속여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 등등등. 모든 걸 왜 내가 떠맡아야 하나?
판매자의 의무라는 이름하에 오늘도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빠르게 진열하는 와중 우리 가게 손님도 아닌 사람의 공병을 받아 쟁여놓는 나의 마음은 썩어 문드러져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