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인재 연수를 받고 왔습니다

두 번째 대학 신입생(?)으로서의 첫 대외활동 체험기

by 이준봉

지난 7월 초에 저는 3일간 공덕역 근처에 있는 서울창업허브에서 <2030 청렴인재 아카데미>라는 대외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라는 정부 기관에서 주관하는 행사였습니다. 아주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어서 참가한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단지 방학 동안에 시도할 만한 공모전 혹은 대외활동이 뭐가 있을까 찾아보다가, 우연히 알게 되어 신청한 것이었습니다. 별생각 없이 지원서를 넣었는데, ‘내가 이런 행사에 지원했었나?’ 하고 깜빡할 무렵에 참가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무튼 대외활동이 꽤 오래간만이기도 하고, 나중에 다양한 활동을 하였다는 증빙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참가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참여 당일날 참가자들을 보니까 저와 같은 대학생이 약 70%, 공무원을 비롯한 직장인들이 약 30% 정도 되는 듯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무원들은 정해진 기간마다 반드시 청렴 교육을 수료해야 한다고 합니다. 저와 같은 조에서 조장 역할을 멋지게 수행했던 A씨도 군인이었는데, 청렴 교육을 수료하기 위해서 참가했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은 대학생들은 향후 다양한 진로를 개척하는 데에 필요한 연수가 되기에 신청하였을 것이고요.


공식 홍보 포스터


교육은 크게 강의식 교육과 참여형 교육으로 나뉘었습니다. 1일 차와 2일 차에는 주로 강연을 수강하였습니다. 전현직 공무원, 유튜버, 법무법인 이사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연사님들이 특강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청렴’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여러 말씀을 전해주셨는데, 그때 배운 내용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청렴과 부패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와도 같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가랑비 옷 젖는 줄 모르게 청렴이라는 가치는 사그라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선을 잘 지키며 사는 게 필요하다는 조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교육에서 등장했던 하나의 에피소드가 꽤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탕비실에서 ‘맥심 커피믹스’를 몇 개 집에 가져갔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집에서도 공짜로 먹을 요량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같은 행동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대범해졌나 봅니다. 나중에 이 회사원은 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고 합니다. 일의 전말을 모르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가 너무 심한 것 아니었냐고 따질 수 있겠습니다. 저도 처음엔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결과를 보니, 그 회사원이 횡령한 커피믹스의 가액은 약 3~4천만 원에 달하였습니다. 나중에는 아예 커피믹스 박스채로 들고 오기도 했다더군요. 정말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1일 차와 2일 차 교육에서 강연이 끝나고 나서는 3일 차에 진행되는 토론대회를 준비하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원래 공식 일정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준비하면 되는데, 우리 팀은 토론대회에서 수상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오후 9시까지 준비하곤 했습니다. 저는 교육장소로부터 꽤 먼 거리에서 거주하였기에, 집에 들어가면 밤 12시 전후가 되었습니다. 몸은 피곤하였지만 저도 상에 대한 욕심이 누구 못지않아서 즐겁고 치열하게 준비했었습니다.


아마도 강연 끝나고 질문할 게 있어서 저렇게 손을 번쩍 들었을 겁니다..ㅎㅎ


3일째 토론대회 당일이었습니다. 총 10팀이 토론대회에 참가했습니다. 토론 주제는 역시 <청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우리팀에게 배정된 토론 주제는 ‘사회가 투명해질수록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더 침해되는가?’였습니다. 우리팀은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았어서, 대부분의 조원들이 찬성과 반대 입장 모두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준비해야 할 것이 더욱 많았지만, 그만큼 실전 토론을 진행하는 데에 필요한 대비도 충분히 되었습니다. 실제로 우리팀은 전날에 직접 즉석에서 찬반을 모두 번갈아가면서 토론을 해보면서, 어떻게 토론이 전개될지 예측하고 구상해보기도 하였습니다.


토론은 총 10팀이 5개 대결조로 구성되어 각각 찬성과 반대 한 번씩을 맡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따라서 10번의 토론이 진행되었고, 시간은 1회당 20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전개방식은 찬반 입론 – 반대 발언 – 자유 토론 – 정리 발언의 순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딱 한 번 토론대회에 나가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떠들었던 맛보기 경험에 불과했었지요. 그래서 이렇게 각 잡고(?) 준비한 토론대회는 처음이었습니다.


드디어 우리팀이 토론하는 차례가 되었습니다. 대회장에 나가서 앉으니까 상당히 떨리더군요. 또, 제가 그동안 말을 잘하거나 많이 하는 편이 아니었어서 더 떨렸던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뭔가를 발표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입장인데, 즉석에서 논쟁을 해야 한다니요. 하지만 준비한 만큼만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만큼 적지 않게 준비하였기도 했었고요.


생각보다 토론 시간은 금방 지나갔습니다. 서로가 더 할 말이 많이 있었음에도 시간은 벌써 동나버리고 말았습니다. 4:4 토론이었기에 더욱 각자 말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물론, 할 말이 떨어지는 것보다 할 말이 많은데도 못하는 것이 훨씬 더 낫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저는 평소에 말을 별로 안 하고 살아서, ‘이러다가 언어 능력이 퇴화하는 거 아냐?’라고 종종 생각합니다. 그런데 토론대회 당일에는 신기하게도 정상적인 한국인(?)처럼 이야기가 잘 나오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우리팀의 토론 순서도 끝이 났습니다.


긴장되기도 하고 꽤나 흥미로웠던 토론 시간


심사 발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적어도 3위 안에는 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대표 심사위원이 총평을 하셨을 때, 우리와 대결을 벌인 팀에 대해 칭찬하시는 말씀을 듣고, ‘글렀구나’라고 조원들 모두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심사위원의 총평을 들어보니, 토론 내용의 논리성이나 정보의 질은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습니다. 쇼맨십과 같이 가시적인 모습이나, 심사위원을 얼마나 웃기는지(?) 등이 주된 칭찬거리였습니다. 우리조였던 한 명은 그런 심사결과에 대해 ‘청렴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노하기도 하였습니다. 저 역시 내심 많이 아쉬웠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심사위원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길 뿐이었지요.


아무튼 이렇게 3일간의 청렴인재 아카데미의 활동이 막을 내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청렴‘이라는 가치에 대해 좀더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말 오래간만에 여러 사람을 알게 되고, 이들과 함께 대화하고 어울릴 수 있어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같이 어울려서 살아야 제맛입니다. 같은 조원들과의 인연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회자 아나운서님께서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토론 행사를 진행해주셨습니다


끝으로, 이번 대외활동에 참가한 뒤로 ‘토론대회‘에 대해서 한번 더 경험을 쌓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와 논쟁을 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체계적이고 충분하게 쌓일 수밖에 없습니다. 안 그러면 토론 내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그 결말이 뻔히 보이기에 그렇습니다. 이번 경험에 이어서 훗날 무슨 활동에 또 도전할지는 본 브런치 지면을 통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바라기는, 이러한 경험들이 모여서 제가 원하는 인재상에 가까워지고, 현재 고대하는 결실을 얻었으면 합니다.


자, 이제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여름방학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지 다시 고민해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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