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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Apr 20. 2024

나의 이력서를 다시 쓰라

같은 이력, 같은 나 - 일이관지一以貫之로 새로운 나를 만나다

‘기존 아이디어들의 새로운 조합’, 창의성에 대한 가장 좋은 정의(definition)이다. 해 아래 새 것이 없으나 새 것은 늘 나온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새롭게 보인다. 그것은 더 이상 이전의 것이 아니다.  


어제는 명석하고 재능 있는 두 분(L님, J님)과 기쁜 만남을 가졌다. L님은 강의를 통해 알게 되었는데 해외 근무중이어서 온라인으로 만났고(드물게, 3년차 이상 직장인의 강점과 진로에 대해 유로 멘토링하고 6개월 follower up진행), J님은 어느 컨퍼런스에서 알게 되었고 커피 챗으로 만났다. 두 분 모두 자신의 강점과 직업을 주제로 대화가 모아졌다. 


(1) 내가 누구인지 다시 쓰라     

L님은 진로 고민에 진심이고, 치열하게 성찰하는 직장 5년차다. 짧게 근무한 첫번째 직장에서 평가 이슈로 이직했는데 그런 만큼 현 직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인정받고 있었다. 그가 보내준 갤럽 강점테마와 질문지를 종합해보니 ‘문제진단, 실행, 해결에 강점’ 있고(복구+주도력+행동 테마 보유), 그 과정을 ‘체계화하여 조직지식으로 남기는 강점’을 갖고 있었다. (배움+분석+수집 테마 보유) 


종합해보니, L님은 ‘라인 매니저나 경영자’의 훌륭한 자질과 증거를 갖고 있었다. 이처럼 여러 흩어져 있는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면 다른 차원의 강점 덩어리인 나를 만날 수 있다. L님도 만족해해서 기뻤다. 


J님은 재무 전공자로 일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CMO 눈에 띄어 마케터 길을 가고 있다. 한동안 재무와 마케터 사이를 오갔는데, 얼마전부터 그의 마케팅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강점이 글을 통해 드러났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스타트업에서 구조를 만들고, 투자 유치 단계까지 도왔다.  다만, IPO나 시리즈 투자까지 열매를 따지 못하고 이직한 경우가 몇 번 있어 고민이었고, 현 직장에서 그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비즈니스 스토리텔러’라고 했다.  


(2) 나의 이력서를 다시 쓰라

J님의 정체성을 다르게 정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글로벌 기업, 스타트 업 등에서의 다양한 경험은 장점이자 단점이기 때문이다. 갖고 있는 역량이나 경험이 아직 점에서 선으로, 선에서 면과 입체가 되는 과정 중에 있는 분으로 각인되려면 뭔가 하나가 더 필요해 보였다.  


대화가 깊어 가면서 지나온 날들을 들어보니 그 동안의 커리어와 강점을 관통하는 한줄기 굵은 끈이 보였다. 일이관지. (一以貫之,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 

그는 가능성 있는 브랜드를 창업자 스토리와 엮어 최종 고객이나 투자자에게 알리는데 능했다. 그 비결은 ‘빙의’에 있었는데 덕분에 창업자가 말하지 못한 것까지 표현할 수 있었고, 각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매력적으로 전했다.  


그 관점으로 보니 그 동안의 이직과 일들이 하나로 보였다. 잦은 이직이 꼭 약점이 아니라 그의 강점을 설명하는 요소로 이해되었다. 새로운 것 찾는 것을 즐거워하고 그것의 본질을 잘 소통하여 고객을 끌어들이는 사람말이다. 나는 J님을 ‘브랜드 인큐베이터, 혹은 이그나이터igniter로 제안했다. 루틴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새로운 사업과 브랜드를 찾아내고, 세상에 알리고 때로는 본인도 참여하는 ‘브랜드 액셀러레이터’ 말이다. 그것이 직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제 L님으로 돌아가 보자. L님은 자신의 커리어 계획 관련 7가지 질문을 보내왔었다. 다행히 멘토링 후에 강점과 커리어 질문들이 하나의 솔루션으로 연결되고 모아진다고 했다.  “7개 서로 다르게 보이던 고민이 1개의 린치핀을 찾은 것 같습니다.” 는 피드백을 보내왔다. 


5년에서 10년 경력 직장인들을 만나면 정리가 잘 안된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꽤 있다. 내가 제대로 길을 가고 있는지, 진정한 강점은 무엇인지, 그래서 나의 5년,10년후 커리어를 어떻게 연결해야 좋을까 고민한다. 

창의성은 기존 아이디어들의 새로운 조합이라고 했다. 


나 자신과 내가 경험한 여러 일들을 새롭게 조합해보고, 이 둘을 다시 결합(combine, multiply)해보라. 이전과는 다른 나 자신과 그동안 설명이 어려웠던 나의 이력을 하나로 꿰뚫는 새로운 업(業)의 세계로 나를 이끌 수도 있다.


이제 내 안에 숨은 보석인 강점을 새롭게 조합하여 더 나은 나를 찾아내고, 가슴 뛰는 삶의 이력서를 다시 쓰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적용질문

1. 나는 어떤 강점을 갖고 있는 사람인가? 그동안 여러 들었던 말이나 강점관련 조사자료를 펼쳐 놓고 한 줄로 자신을 새롭게 설명해보라.

2. 나의 이력서를 들여다보고(이직 여부 관계없이 이력서 업데이트는 늘 필요) 그것을 하나로 꿰뚫는 주제나 업(業)을 찾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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