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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May 16. 2024

우리 가게가 달라졌어요

작지만, 큰 변화 – 세상은 살만한 곳이다

1. 출근때마다 들러서 신문 사는 곳이 있다. 바로 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앞 가게다. 정확한 이름을 뭐라고 하는 것이 좋을지 모르겠다. Box Store 혹은 Street Store쯤 될 것 같다. 그곳에는 86세 어르신이 이른 아침 출근하신다. 아침마다 인사를 나누는데 이제는 가족 상황까지 다 알게 되었다.
 
2. 어제 아침, 이 가게에 큰 변화가 생겼다. 작은 리뉴얼을 한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디자인 전공 청년에게 어르신 이야기를 했더니 동료들과 함께 기꺼이 재능 기부를 하겠다고 했다. 개인 시간을 활용하여 디자인 작업하고, 공휴일인 어제 이른 아침 06시 20분에 청년 3명이 모여 설치작업을 했다. 
 
3. 가게 어르신은 아주 오래전 사모님을 하늘나라로 보내셨는데 그 후에도 혼자 세 자녀를 너무 잘 키우고 다 결혼까지 시키셨다. 지금도 자녀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고 혼자 사시면서 아침 06시에 출근, 오후 5시까지 일하신다. 

자녀들은 매주 일요일 아이들을 데리고 할아버지를 방문한다. 그런 할아버지를 손자손녀들은 매우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한다. 여군으로 있는 손녀가 보내주었다고 몸에 좋은 침향환도 몇 개 내게 선물해 주셨다. 나도 작은 선물을 드렸다. 

4. 이런 분의 이야기를 듣고 청년들이 뭉쳤다. 그리고 완전 변화된 가게를 만들었다. 조금 더 보완할 예정이지만 이전 것과 비교하면 충분히 멋진 가게가 되었다. 청년들의 재능 기부가 더 해지니 가게가 아주 아주 젊어 졌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 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에는 아주 많다. 
 
세상은 살만 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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