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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Jul 18. 2024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한계에 부딪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아래 내용은 저의 친척(당숙,1948년생)의 실제 스토리입니다. 저에게 학창시절부터 큰 도전을 주셨었는데 아버지를 가장 존경한다고 하는 그 분 아들이 쓴 글과 제가 알고 있는 내용을 토대로 정리했습니다. 

(부제: '40세에 고등학교 입학한 시골 청년, 방글라데시에 고등학교를 세우다')

 

1. 한 아이가 있었다. 한국전쟁 전에 태어난 아이에게 전쟁은 배고픔이었고 평생 고통과 고난속에 아파할 질병과 만나는 악연의 시작이었다. 전쟁통에 열병에 걸렸던 아이는 심한 중이염에 걸렸고 의료시설이 전무했던 시골에서 치료는 불가능했으며 청력은 극히 일부만 남게 되었다.


2. 듣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감과 자존감에 상처를 가져왔다. 중학교 3학년때 아버지는 청력을 핑계로 아이에게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농사를 지으라고 했다. 아이는 순종했고 17세 나이로 농사꾼이 되었다. 어린 나이부터 감당해야 할 농사와 노동의 강도와 무게는 컸고 고달픈 일이 되었다.


3. 그러나, 

아이는 밝고 맑게 살아갔다. 그 배경에는 믿음과 배움이 있었다. 노동으로 지친 고단한 몸을 이끌고 교회를 갈 때엔 하모니카를 연주하곤 했다. 피아노가 없던 교회에서 오르간(풍금)을 밤마다 독학으로 연습했고 20년 넘게 반주를 했다. 당시에는 남자가 독학으로 오르간을 배운다는 것은 매우 특이한 행동이었다. 


4. 그럼에도,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고등학교를 가지 못한 갈증이 늘 있었다. 그가 40세에 방송통신 고등학교, 43세에 방송통신 대학교에 지원한 이유다. 아버지와 아들들이 초중고 학생인 집안이 되었다. 


5. 그는 25세이던 1973년, 주민 63명에게 출자금 200원씩을 모아 부락 사랑방에서 사무실을 열고 마을 금고를 시작했다. 그리고 옆 동네와 연합하고, 이름도 점차로 동네 마을 금고에서 면 소재인 석문 새마을금고로, 그 다음에는 당진군 (현재는 충청남도 당진시) 서부 새마을 금고로 이름을 바꾸고, 1100평 땅에 530평의 건물까지 지었다. 농촌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보험까지 눈을 돌렸고, 자산 2천억 규모를 달성하고 이사장으로 은퇴했다.


6. 그는 주중에는 새마을 금고에서 일하고, 저녁과 주말에는 사과 농사를 지으면서 주경야독으로 공부를 하고 졸업했다. 매 명절때마다 당숙은 우리 집에 오셨는데 항상 밝게 웃고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셔서 참 착하고 좋은 분으로 늘 기억하고 있다. 그는 왜소했지만, 그의 행실 때문에 약해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그를 존경했다.  


7. 그 분이 이번에 방글라데시 시골마을에 고등학교를 지어 주기로 했다고 한다. 그가 일생동안 받아온 사랑을 나누고 전하며, 자신과 같이 배움에 대한 열망과 한계 속에 있는 그곳의 아이들에게 갈급함을 채우는 그런 학교를 세우려는 마음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 분이 아주 부자는 아니시다. 그동안 새마을 금고에서 일하고, 부부가 사과 농사를 짓고(사과 농사는 생각보다 고된 노동을 요한다.) 아껴서 모은 돈으로 그 일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 


8. 우리는 누구나 자의 든 타의 든 어려움을 당하고 한계에 부딪히기도 한다. 

그 상황과 환경을 우리가 직접 통제할 수 없을 때가 있지만, 직면한 현실에 대한 태도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다. ‘죽음의 수용소에서’로 유명한 빅터 프랭클은 ‘수감자가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개인의 내적인 선택의 결과이지 수용소라는 환경의 영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바 있다. 그의 영향을 받았던 스티븐 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자극과 반응 사이에는 선택할 수 있는 간극이 있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미다.


그는 과거의 회상이나 자신의 한계속에 갇히지 않았고 주경야독 하면서 사람들을 잘 살게 해주려는 열망으로 살아온 분이었다. 가장 존경받는 아버지이면서 동네 사람들을 잘 살게 해 준 그 분을 통해 나는 오늘도 배움과 도전의식을 새롭게 하게 된다.   


적용질문

1.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가 한계로 생각했던 것이나 이루지 못한 갈망에는 무엇이 있나?

2. 그것을 돌파하거나 이루기 위한 나 만의 방법과 시간표를 생각해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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