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준수 Aug 15. 2024

직장에서의 정직honesty

다 말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시간 사용이 그 잣대가 될 수 있다

1. 엊그제, 장래가 유망한 7년차 직장인 멘토링을 했다.

몇 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매번 준비를 잘해와서 내게도 무척 즐거운 시간이다. 그는 진로에 대한 분명한 계획이 있다. 최근, 회사내 타 직무 경험을 위해 사업부 디렉터인 최 상위 상사 면담을 했는데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바로 자기 직속부하로 오라는 것이었다. 


2. 한가지 그의 고민이 있었는데, 본인 계획에 따르면 2년 후 회사를 그만둘 가능성이 크다. 

이를 상사에게 말해야 할까? ...... 많은 사람이 왜 고민이 되는지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다. 그 분은 양심상 걸린다고 했다. 정직 honesty을 삶의 모토로 삼아왔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에게 어떤 조언을 줄 것인가? 혹시 이와 비슷한 상황을 만난적은 없는가? 


3. 결론적으로 나는 말 하지 않는 것이 합당하다 했다. 말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것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 

“그것은 정직 honesty의 이슈가 아니다. 우선, 당신이 2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계획하고 있는 진로를 포기할 수도, 혹은 현 회사에서 새로운 비전을 찾거나 빠른 승진과 기회를 경험할 수도 있다. 다만, 커리어의 큰 방향을 상사에게 말하는 것은 신뢰를 주기에 괜찮다. 당신의 결정권 밖에 있을 수도 있는 시간까지 말할 필요는 없다.”  

이 말을 듣더니 그는 안도의 숨을 쉬었다. 나로서는 그런 고민을 하는 그가 참 귀해 보였다. 


4. 하지만, 한가지 생각할 점은 있다. 

미래는 나의 손에 있지 않기에 구체적으로 얘기할 필요는 없지만, 현재 시점에서 나의 정직은 테스트할 수 있다. 바로 일터에서의 시간사용이다. 만약2년 후 회사 밖에서의 계획을 생각하여 업무 시간에 그 생각을 자주 하거나 실제로 시간 들여 그와 관련된 정보와 지식을 습득한다면 정직한 것이 아니다. (소위 ‘영혼을 갈아 넣거나 기계같이 일하라’는 것은 아님) 


5. 사실, 어느 누구도 지식 노동자의 속을 다 들여다볼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급여를 받고 일하는 시간에는 온전히 맡은 일에 몰입하는 것이 직장윤리이기 때문이다. 

올해 3월, 경총에서 한국 100대 기업 직장인 업무 몰입 결과를 발표했는데 평균적으로 8시간 중 1시간 20분, 즉 17% 시간을 업무 외의 활동에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 5년전 통계청 조사 때는 1시간 54분인 적도 있었다. 이로 보건대 설문의도나 통계상 오류를 감안하더라도 대략 1~2시간 비생산적인 것에 사용되고 있고, 이는 직장인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몰입을 중요한 평가 지표와 타깃으로 보는 데에는 이런 배경도 깔려 있다.  


6.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진지하게 고민한 그의 좋은 마음이 참 고맙게 다가왔다. 

나 역시 오늘도 내게 주어진 일과 시간, 그리고 돈 사용에서 정직히 최선을 다하는 하루가 되기를 다짐해본다.  

적용질문

1. 직장에서 나의 정직에 대한 기준은 무엇인가? 나 만의 정의를 내려보세요.

2. 시간과 돈 사용에서 내가 약하거나 주의해야 할 부분이나 회색지대가 있다면 무엇인가? 

3. 나의 업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두가지 방법이 있다면 무엇인가? 



작가의 이전글 신입사원 3주차- 출근 길 딸 아이와의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