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18주차– 이메일을 읽씹한 선배를 보고 화가 났었다는 딸과의대화)
부제: 속도가 곧 힘이다
토요일 아침은 우리 가족에게 참 소중한 시간이다. 가족이 함께 브런치를 즐기며 한 주간 있었던 일들을 나누곤 한다. 다행히 집 근처에 근사한 베이커리 카페가 있어 더욱 즐거운 자리다.
(1) “읽씹 선배”와의 불편한 대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딸아이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이번 주에 정말 화나는 일이 있었어요.”
“그래? 무슨 일인데?”
딸아이는 일을 요청한 다른 부서 선배 때문에 답답했던 경험을 말했다.
“꼭 필요한 작업이라 요청했는데, 답이 없었어요. 이틀을 기다렸다가 다시 메일을 보낼 때는 그분의 상사도 참조에 넣었어요. 매일 확인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었거든요.
이번에는 즉각 답이 오긴 했는데 해결이 된 것은 또 다시 몇 일이 지난 후였죠. 그런데 제 동기도 그 선배에게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답장에 2주가 걸렸다더라고요. 글자 하나 쓰는 데 하루 걸리는 분이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안 된다’는 답신이었대요.”
“엄청 답답했겠다. 그래도 평온함을 유지하고 대처했다니, 정말 잘했구나. 박수 쳐주고 싶어.”
딸의 이야기를 들으며, 업무에서 속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속도를 보고 사람을 발탁하다
“너도 알다시피 내가 최근에 작은 단체의 회장을 맡게 되었어. 나름 성숙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지. 임원 6명을 뽑아야 했는데, 내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했는지 이야기해줄게.
거기에는 220명 정도의 회원이 있어. 그중에서 실제로 활동하는 사람은 약 160명 정도. 여기에서 임원을 선발하려면 신중한 판단이 필요했단다.
우선, 평판이 좋은 사람 15명을 추려냈어. 그리고 내가 앞으로 진행하려는 계획을 담은 자료를 그들에게 보내며, 각자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지. 이 과정에서 메일을 보낸 15명 중 5명은 한나절이나 하루가 지나기 전에 바로 답장을 보내왔어. 어떤 사람은 문자로는 어려운 내용을 면담으로 전달하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했지. 반면, 나머지 절반은 메일을 읽었음에도 답이 없었단다. 사실 이런 일이 곳곳에서 생각보다 많아서 이제는 놀랍지도 않단다.
결국, 피드백을 빠르고 진정성 있게 준 사람들을 중심으로 계획을 논의했고, 최종적으로 그들을 임원으로 선발했어. 이들 6명 중 4명이 40대 초반으로, 모임 내에서 가장 젊은 층이야. 그들은 생각이 분명하고 활동력이 뛰어났으며,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진 사람들이더구나.
임원 첫 모임이 어제였는데, 좋은 분들을 모셨다는 확신이 들었어. 이번 결정은 속도와 진정성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실험이고, 성공할 것 같다는 기대가 드는구나.”
내가 이렇게 판단한 데는 이유가 있다. 회사에서 많은 경영자와 후보들을 경험하며, 우수한 사람일수록 피드백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공통점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구글에서도 이메일 회신 속도와 업무 성과를 추적해 보았더니, 빠른 피드백을 보이는 사람일수록 높은 성과를 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 라즐로 복)
실제로, 조직에서 누가 준비된 리더인지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가 속도다. 그들은 한나절, 혹은 하루안에 전략서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늘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속도: 역사가 말하는 성공의 비밀
역사적으로도 이 사실은 증명되었다. 징기스칸, 나폴레옹, 한니발 같은 위대한 군사 지도자들은 모두 속도를 승리의 열쇠로 삼았다. 이스라엘의 6일 전쟁도 마찬가지다.
21세기 경영이 전 세기와 다른 점 한 가지는 속도다. 이전에는 조준을 먼저 하고 발사 후에 수정했다면, 이제는 먼저 실행하고 조준하며 빠르게 교정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요즘 스타트업에서 MVP(Minimum Viable Product)로 출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쟁에서나 비즈니스에서 속도는 성공의 공통된 열쇠였다.”
속도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빠른 행동은 개인과 조직, 심지어 국가에까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든다. 무딘 칼도 속도가 붙으면 더 예리해지는 법이다.
“나는 네가 앞으로 일을 할 때, 그리고 동료들과 협력할 때 속도의 중요성을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 네가 겪은 선배를 반면교사로 삼으면 좋겠어. 속도는 곧 힘이란다.”
<적용질문>
1. 나는 상대방의 이메일이나 구두 요청에 얼마나 빠르게 피드백하나? 평균 소요 시간은?
2. 내가 지금까지 빠른, 혹은 느린 피드백 때문에 이익이나 손해를 본 경험이 있다면?
3. 지금 바로 피드백 속도를 높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