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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차 직장인, 일과 관계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법

부제: 인맥이 아닌, 커리어를 성장시키는 관계를 구축하라

by 전준수

직장 생활 5년 차.

이제 일을 잘하는 것만큼 관계도 중요해진다. 그런데, 당신은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가?


지난 주, 5년 차 직장인 B를 만났다.
그는 먼저 지인을 통해 나를 알아본 후 만남을 요청했다. 영업맨이다 싶었다.
대화 도중 내가 하나를 말하면 셋을 덧붙였는데, 부담스럽지 않고 설득력 있는 사람이었다.
전 직장 이직 이유, 앞으로의 커리어, 성장 계획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러다 문득 물었다.
"이전 직장 사람들과 계속 만나나요? 지난 2년간 몇 분 정도 만났어요?"
B는 20명 이상을 만났다고 했다.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출장길에 시간을 내거나 커피숍에서 기다리며 짧게라도 만난다고 했다.

그의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나는 B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B님이 너무 잘하고 계시네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몇 가지 제안드려도 될까요?"

그리고 아래 세 가지를 조언했다.


(1) 사회 초년생부터 맺은 관계를 지속하라

관계는 미리 투자해야 한다. 나중에 비즈니스적 이해관계로만 엮인 관계는 오래가기 어렵다.
특히, 신뢰는 시간과 약속 이행으로 쌓인다. "홍수가 나기 전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

그래서 B에게 말했다. "지금 만나는 20명을 계속 만나세요. 출장 시 공식적으로 보고하고, 한나절 시간을 확보해 보세요. 어쩌면 가장 생산적인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2) 거래처나 협력 기관의 낮은 자리 사람에게 잘하라

몇 년 전, 내가 멘토링하는 한 기업의 대표는 시청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그 결정권자는 예전에 시청 말단 직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대표를 단번에 기억했다.
이유는 하나. 그 대표가 늘 사람을 존중하고 진실하게 대했기 때문이다. 결과는? 여러분이 짐작하는 그대로다.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 당신이 대하는 사람 중 누가 10년 후 결정권자가 될지 모른다." 이전 직장 동기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어간다면, 10년, 20년 후 예상치 못한 순간에 기회가 찾아올 수도 있다.


(3) 일과 관계는 나선형 성장(Spiral Growth)을 만든다

B는 2~3년 후 이직을 계획하고 있었다. 누구나 알 만한 4개 기업이 희망 기업이었다.
그래서 물었다. "그 기업 사람들과 만나보셨나요?"
B는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다고 했다.


"지금 당장, 그 기업 사람들과 만나보세요. 링크드인, 지인, 업계 모임을 활용해서 다섯 명에게 요청하세요. 한 명은 응할 겁니다. 설령 응답이 없더라도 상관없어요. 될 때까지 하면 됩니다. 생각보다 투자 효율이 엄청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나서 무엇을 해야 할까?
"제가 3~4년 후에는 귀사와 같은 기업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그 기업이 원하는 역량과 방향성을 파악하고, 자신이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질문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떻게 준비해 왔는지"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직을 희망하는 기업은 이미 앞서 있는 곳이다.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사고하는지 배우라. 그리고 현재 직장에 그 방식을 적용하고, 새로운 도전과제를 제안하고 실행하며 자신을 성장시켜라. 이것이 단순한 이직 준비가 아닌,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 된다.


마지막으로 B에게 한 가지 더 조언했다.
"이전 직장 사람들을 만날 때, 단순한 인맥 유지가 아니라 인사이트를 얻으세요.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얻은 정보나 통찰을 기자가 짧은 기사 쓰듯 정리하세요. 그리고 그것을 상사나 대표님께 공유하세요. 당신에게는 사소한 정보일지 몰라도, 미래를 설계하는 사람에게는 중요한 힌트가 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B의 회사가 외부 동향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이런 정보 공유는 회사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다.


마무리하며

일과 관계는 결코 분리된 것이 아니다.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만들다 보면, 10년, 20년 후 자연스럽게 중요한 사람들과 연결된다. 그러나 조건이 있다. "씨앗을 미리 뿌리고, 나무를 심어야 한다."


또한, 일을 잘하려면 일을 잘하는 사람들에게서 배워야 한다. 더 높은 수준에서 일하는 기업의 방식을 알면, 성장 속도가 달라진다. 이것이 일과 관계가 만들어내는 시너지 효과이며, 나선형 성장(Spiral Growth)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좋은 관계는 단순한 인맥이 아니다. 당신의 커리어와 미래를 바꾸는 씨앗이다.
지금, 당신은 그 씨앗을 제대로 심고 있는가?


적용 질문

1. 나는 이전 직장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가고 있는가?

2. 거래처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나는 신뢰받는 고객인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3. 나는 일과 관계의 나선형 성장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그 경험을 현재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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