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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순간이 당신의 진짜 모습이다.

부제: 잘 헤어지는 것이 커리어를 결정한다

by 전준수

당신이 퇴사할 때, 동료들은 어떤 표정을 짓는가?

퇴사 후에도 당신을 좋게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직장은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곳이다. 하지만 어떻게 헤어지는가에 따라 당신의 커리어가 달라진다.


한 중견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만났다. 그는 조직의 흐름을 읽고, 객관적으로 사람을 평가할 줄 아는 사람이다. 대표가 그를 신뢰하는 이유다.


두 달 전, 이 인사담당자는 한 상품 책임 임원과의 계약을 종료해야 했다. 사실 그는 그 임원의 지난 1년간의 업무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가끔 나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제가 상품 관련 일을 한다면, 그 사람에게 배우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과는 별개로, 그 임원은 대표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결국 1년 만에 자연스럽게 계약이 종료되었다. 퇴사를 앞둔 마지막 1주일 동안, 인사담당자는 그 임원의 태도를 지켜보았다.

이 임원은 퇴사 직전까지도
✔ 거래처를 찾아가 문제를 해결했다.
✔ 본사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며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인사담당자는 "이 임원에게 인간적으로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는 퇴사하는 임원이 마지막까지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당신이 인간적으로 그분에게 한 일들은 정말 잘한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또 다른 점을 더 높이 평가합니다. 바로 직원들 때문입니다."


"그들은 당신이 떠나는 그 임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모습이 언젠가 자신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그 임원에게 한 일은 이미 직원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칭찬하고 싶어요. 떠나는 사람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남아 있는 직원들과 회사를 위한 일이었으니까요."


이랜드 그룹에서 CHRO로 일할 때, 수많은 사람이 회사를 떠나는 순간을 지켜보았다.
그때마다 나는 두 가지를 중요하게 살폈다.

① 떠나는 사람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태도
마지막 순간은 곧 진실의 순간이다. 사람이 평생 쌓아온 평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기도 하다.

② 떠나는 사람의 태도
그렇게 회사에 헌신적이던 사람이 다시는 보지 않을 사람처럼 조직과 사람들을 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기록해두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사람을 보는 눈을 키워, 앞으로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그 사람이 재입사 대상인지, 퇴직 후에도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사람인지 판단하기 위해

내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후배 HRer들은 그 데이터를 보고 참고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직장 이야기만이 아니다.


오랫동안 "죽고 못 살겠다" 하던 연인이 헤어질 때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그 순간이야말로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이다. 만약 상대가 기대와는 너무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하라.

"휴우, 정말 잘 헤어졌구나. 평생 고생할 뻔했네."

인간관계에서 지나친 미련은 필요 없다. 잘 헤어진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우리의 과거 행적은 기록으로 남고, 한두 다리만 건너면 모든 것이 알려진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바르게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다.


그러나 그것이 어렵다면, 논리적인 계산이라도 하라. 자신의 평판을 관리하는 것은 철저한 자기 보호 장치이기도 하다. 때로는 오해를 받으며 떠나더라도, 당신의 진짜 평판은 결국 정직하게 남게 될 것이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훨씬 현명하기 때문이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2~3년에 한 번은 조직을 떠나는 시대다. 당신은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적용 질문

1️. 좋은 퇴사와 나쁜 퇴사의 사례를 떠올려 보라. 어떤 교훈을 얻었나?

2️. 과거의 나는 어떤 모습으로 퇴사했나? 앞으로는 어떻게 떠나고 싶나?

3️. 내게 있어 "잘 헤어진다"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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