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꼰대의 기준은 반복, 젊음의 기준은 The Next One
“10년 전에 할 말 다하고 동어 반복하는 사람은 유언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다. 죽기 전에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다.” – 이어령, 《마지막 수업》
이 문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단어는 ‘반복’이다.
반복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근육은 반복해서 단단해지고, 재능(talent)은 반복을 통해 강점(strengths)이 된다. 신경과학에 따르면, 반복은 뉴런 사이의 신호 속도를 300배까지 높인다. 이는 미엘린(Myelin)이라는 물질이 반복된 회로를 감싸며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반복은 나에게 쓸 때 유용하다. 상대방에게는 반복이 아니라 ‘자극’이 필요하다. 자극은 언제나 ‘신선함’을 소재로 할 때 일어난다.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10년 전 이야기는, 상대의 귀를 열기는커녕, 닫게 만든다. 이어령 교수는 “동어를 반복하는 사람은 유언조차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사람은 이미 영향력을 상실한 사람이다.
(1) 우리 모임의 한 가지 규칙
내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 모임에서는 매달 3명을 선정하여 개인 이야기를 발표하게 한다. 단, 규칙이 하나 있다. ‘한 달 내에 있었던 일만 이야기할 것.’
왜일까?
나이가 들수록 반복하는 옛날 이야기가 많아지고, 그것은 이미 주변 사람들이 두세 번 들은 내용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이야기는 부풀려지거나 미화되고, 그 끝은 신화, 즉 현실이 아닌 이야기로 변질된다.
사람들이 듣고 싶은 건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제 사람의 이야기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승리를 만든 사람. 그런 이야기가 자극이 되고,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2) 늙지 않는 사람의 공통점: The Next One
최근 뇌과학은 분명히 말한다. 우리의 뇌는 나이가 들어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조건은 단 하나, 끊임없는 호기심과 반복된 자기 투자다.
90세를 넘겨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피터 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쓴 책 중 최고는 무엇입니까?” 그는 주저 없이 답했다. “The next one.” (다음에 쓸 책)
그는 자신을 ‘경영학자’나 ‘컨설턴트’가 아니라 ‘문필가’라고 불렀다. 그 정체성을 기억했기 때문에 그는 멈추지 않고 배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드러커는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해 3개월간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중국 명나라 시대의 미술, 일본의 수묵화, 도시화에 따른 사회 구조 변화 등 다양한 분야를 탐구했고, 3년마다 하나의 새로운 분야를 정해 깊이 연구하고 정리하는 루틴을 유지했다. 가령, 셰익스피어 전집 읽기처럼 문화·예술 전반을 넘나드는 공부가 포함되었다.
그에게 강력한 자극을 준 또 하나의 순간은, 80세를 넘어서도 창작을 멈추지 않은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였다. 드러커는 어느 날 그의 오페라 『팔스타프(Falstaff)』를 들으며 작품의 에너지에 놀랐다. 그래서 젊은 시절 작곡한 곡이라 여겼지만, 작곡 연도를 확인한 그는 충격을 받았다. 베르디가 80세가 넘어서 작곡한 곡이었다.
그리고 그 베르디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내 최고의 작품은 다음에 쓸 곡이다.”
그 말을 들은 드러커는 마음속에 깊이 새겼다. 정체성을 지킨 사람만이, 다음 계단을 꿈꿀 수 있고, 다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3) 반복하는 사람이 아니라, 꿈을 지속하는 사람
나이가 들어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우리에게 지혜와 통찰을 전해준 사람들은 많다. 김형석 교수, 이어령 교수, 그리고 드러커.
김형석 교수는 60세가 되어가던 무렵, 누군가 “정년까지 5년밖에 안 남으셨네요”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그 남은 5년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그 5년간의 저술과 활동이 수십 년간의 활동보다 더 많은 업적을 남겼다고 회고했다.
‘꿈이 없는 젊은이는 늙은이와 같고, 꿈이 있는 늙은이는 젊은이와 같다.’
그래서 나는 매일 아침 이렇게 묻는다. “나는 오늘도 호기심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가?”
적용 질문
1. 내가 최근에 누군가에게 반복한 말은 무엇인가?
2. 나는 지난 한 달간 어떤 새로운 자극을 경험했는가?
3. 지금 내 삶에서 “The next one”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