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피터의 법칙에 걸릴 사람을 구별하는 법
“조직에서 사람은 자신의 무능력의 수준까지 승진한다.” – 피터의 법칙 (The Peter Principle)
이 말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졌다.
‘무능력의 수준까지 승진한다고? 왜 그런 사람을 승진시켰을까?’
조직에서 사람을 선발하고 판단하는 자리에서 일하면서, 그 의미가 분명해졌다.
유능한 사람은 계속 승진하지만,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도달한다.
그 자리가 곧, 그 사람의 ‘무능력의 경계선’이다.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우리는 종종 성과를 기준으로 역량을 판단한다. 성과는 보이지만, 역량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사 원칙에는 분명한 구분이 있다.
“보상은 성과로, 승진은 역량으로.”
(1) 고객 응대 전문가의 사례
내가 멘토링했던 한 기업의 CS 직원은 고객 응대에 탁월했다.
친절한 말투, 빠른 대처, 높은 고객 만족도. 그는 기대 속에 승진했고, 회사도 그를 주목했다.
하지만 팀장이 된 뒤 표정이 굳었고, 성과도 떨어졌다.
대표가 물었다. “요즘 어떤가요?” 그는 조용히 답했다.
“대표님, 저는 고객 응대는 자신 있는데, 팀원들을 이끄는 일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사람을 이끄는 데엔 적합하지 않았다.
결국 다시 고객 응대 전문가로 복귀했고, 그 자리에선 누구보다 빛났다.
그의 승진 한계선은 ‘관리자’가 아닌 ‘전문가’였다.
(2) 책임을 지는가? 그것이 기준이다
과거 그룹사 CHRO로 일할 때, 나는 일정 직급 이상의 최종 승진 심사를 맡았다.
법인장들은 대체로 부하의 승진을 원했다. 한 명이 오르면, 팀 전체가 기대감을 얻고 사기도 오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격이 부족한데도 리스트에 올리는 경우,
더 큰 문제는 승진이 탈락되었을 때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다.
“나는 당신을 추천했는데, 지주사에서 떨어뜨렸네요.”
이런 말은 듣기 좋지만, 실상은 책임 회피와 영향력 분산이다.
나는 이런 유형의 리더를 메모해 두고 후임자에게도 그 내용을 전달했다.
그에게 적합한 마지막 자리는 지금 그 자리다.
리더십의 0순위 자질은 Integrity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Integrity가 없는 사람은, 불리한 순간에 책임을 피하거나 조직을 배신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리더로 세워선 안 된다.
(3) 기업뿐 아니라 모든 조직의 문제다
이것은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치, 공공, 교육, 공동체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친구 사이 역시 그렇다.
우리는 책임지는 사람을 신뢰한다. 그리고 책임지는 사람만이 리더의 자격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그 자리가 그의 마지막 자리여야 한다.
피터의 법칙을 피할 수 있는 확실한 한 가지 방법이다.
적용 질문
1. 지금의 나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는가, 역량으로 준비되고 있는가?
2. 나는 실패의 결과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고 책임지는가?
3. 내가 속한 조직은 성과 중심으로만 승진을 결정하고 있진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