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 장모님의 노치원 등원

부제: 인생은 어린 시절로 천천히 돌아가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by 전준수

두 주 전, 진천에 있는 장모님 댁을 다녀왔다.


올해 아흔한 살이 된 장모님께서 최근 노치원에 다니기 시작하셨다.

노치원에서는 그림도 그리고, 만들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내신다.
유치원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급식도 나오고, 선생님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시며, 수업 시간에 그린 그림과 만든 작품들을 보여주셨다.

장모님의 얼굴엔 어린아이처럼 당당하고 해맑은 표정이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문득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생은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어린 시절로 천천히 되돌아가는 여정일지도 모른다.

처음엔 부모 손을 잡고 걷기 시작하고,
이제는 자녀와 손주의 손에 기대어 다시 걸어간다.
그리고 결국, 흙으로 돌아간다.


삶의 시작과 끝을 연결해주는 건 결국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고, 또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기대게 되는 일.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 아닐까.


둘이 함께 있으면 넘어져도 일으켜 줄 사람이 있고,
셋이 함께 엮이면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 (솔로몬의 지혜서 中)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가는 삶,
그게 어쩌면 가장 단순하면서도 소중한 삶의 모습 아닐까 싶다.


결국, 인생은 서로 손을 내밀고 함께 걸어가는 일일지 모른다.
오늘, 그런 손길을 주고받았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장모님 노치원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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