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것으로 승부하라 -그게 가장 안전,행복하다

부제: 처세가 아닌, 진짜 나로 일하는 법에 대하여

by 전준수

얼마 전, 몇 차례 만난 적 있는 7년 차 직장인과 진로 멘토링을 나눴다. 매사에 꼼꼼하고, 준비도 철저한 사람이었다. 믿고 맡겨도 안심이 되는 사람이었고, 언젠가 꼭 함께 일해보고 싶다고 느껴졌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한 점이 있었다. 말투와 표정이 종종 어긋났다. 일 이야기만 나오면 조심스러워지고, 밝은 순간엔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곤 했다.


업무 이야기를 할 땐 신중하고 논리적인 태도.

하지만 유쾌한 상황이나 이벤트가 생기면 갑자기 밝고 활달한 에너지가 터져 나왔다.

과연, 어떤 게 그의 본모습일까?


그날, 이유를 알게 됐다.

“상사께서 너무 밝아 보이면 신뢰가 떨어진다고 하셔서요. 그때부터 일부러 절제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는 사실 ENFP 성향의, 에너지 넘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조언 이후, 자신의 본모습을 눌러가며 일해온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일하는 게 즐거우신가요?”

그는 잠시 고개를 숙인 뒤 조용히 말했다.

“아니요.”


행복하지 않은 방식으로 오래 버티긴 어렵다. 아무리 ‘현명한 처세’라 해도, 결국 마음이 먼저 무너진다.

처세술은 분명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본모습을 잃으면서까지 필요한 전략은 아니다.

정직함과 요령은 상충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면서도 충분히 유연하고, 충분히 강할 수 있다.


자리를 뜨면서 그의 얼굴이 훨씬 밝아졌다.

멘토링 과정에서 느끼는 가장 큰 기쁨 중 하나는 상대의 얼굴에서 ‘유레카의 순간’을 발견하는 일이다. (그럴 때마다 늘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바로 모 제약회사의 두통약 광고. 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은근히 세뇌당한 걸지도 모르겠다.)


결국 인생은 ‘내가 갖고 있는 것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그게 가장 빠르고, 가장 확실하다. 그리고 행복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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