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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배움은 ‘배움 이후’에 시작된다

— 복습의 힘, 직장과 직업을 바꾼다

by 전준수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변한다는 사실을 볼 때 감동이 온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다.


얼마 전, 트레바리 북클럽 CareerFinder 4.0에서 함께했던 한 멤버가 있었다.
클럽 활동 중 일대일 커피챗을 통해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이직과 적응 사이에서 쉽지 않은 시기를 보내며 진지하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 후로 한동안 소식이 없었는데, 최근 오랜만에 메일이 도착했다.

그 안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휴직 기간 동안 피터 드러커의 『자기경영 노트』와 커피챗 때 나눈 말씀들을 다시 복기하며,
제가 무엇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는지 곰곰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는 단순히 휴식을 취하지 않았다.
내가 그에게 이야기했던 **“경쟁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현장을 보고 배우고, 대안을 제시하라”**는 말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또한 **“드러커가 강조한 고객과 현장의 관점에서 배워라”**는 조언도 실천에 옮겼다.

그는 업계 경쟁사 10곳을 직접 탐방하며 자사와의 차이점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 결과는 매니저를 거쳐 디렉터, 그리고 한국을 방문한 APAC 총괄 디렉터에게까지 전달되었다.


“작은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 주목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드러커가 말한 ‘기회는 항상 기업 밖에 있다’는 말을 이번에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이 대목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사람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경영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GM의 전설적인 CEO 앨프리드 슬로언(Alfred Sloan)**이다. 그는 매년 두 차례, 2주간씩 사전 예고 없이 지방의 한 지사에 내려가 직접 근무하며 고객과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본사로 돌아와 전 직원에게 새로운 지침을 전했다. 그런 현장 중심의 리더십이 GM의 혁신을 이끌었다.


이번 멤버의 행동은 규모는 다르지만, 슬로언의 리더십 철학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한 것이었다.

이후 그는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었다.


지금은 이준희 대표의 ‘트래커스(Trackers)’ 앱으로 하루를 기록하고, 집중할 한 가지 업무를 정한 뒤 성과를 피드백하는 루틴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목표 관리 방식을 쓰게 됐어요. 매니저님이 제 변화에 깜짝 놀라셨습니다.”

그의 메시지를 읽으며 깊이 느꼈다.


진짜 배움은 수업이 끝난 뒤, 복습하고 실천할 때 시작된다는 것.

누구나 배움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배운 것을 다시 보고, 곱씹고,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내가 만나본 훌륭한 창업가들의 공통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제가 해보니까요…”

이 한 문장은 배움이 지식에서 행동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상징한다.


이번 북클럽 멤버 역시 그 단계를 이미 밟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같은 일을 전혀 다른 시야로 보고 있다.
그의 변화에서 나는 감동과 감사, 그리고 ‘멘토링의 본질’을 다시 배웠다.


복습은 과거를 되돌리는 행위가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이다.
오늘 그가 보여준 모습이 바로 그 증거였다.


나는 오늘도 묻는다.

“나는 배운 것을 복습하고 적용하며, 현장과 나 자신을 바꾸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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