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as an Enterprise
많은 사람들이 강점이나 성향을 이야기한다.
MBTI, 성향 검사, 강점 진단.
회의실에서도, 커리어 상담에서도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은 자주 등장한다.
“MBTI는 무엇이죠?”는 말할 것도 없다.
사실 이 질문들 자체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사회 전반에 ‘자기 자신을 묻는 질문 인프라’가 생겼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종종 사람들은 어딘가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그 질문에 답한다고 해서 내 커리어가 또렷해지는 느낌은 잘 들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에 가까워진 것 같다가도, 어딘가 연결고리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기분 좋은 성향이나 개인적 특성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외향적인 편입니다.”
“사람을 좋아합니다.”
“꼼꼼한 성격이에요.”
“책임감이 강합니다.”
나쁘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이 말들만으로 누군가에게 일을 맡길 수 있을까?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시장에서 돈을 지불할 수 있을까?
문제는 이것이다.
그 성향이나 특징이 실제 결과로, 그것도 반복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는가?
강점을 모르면 일은 나를 소모시킨다.
열심히 하는데 남는 것이 없고, 성과를 내도 축적되지 않는다.
사실 어느 한 가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만의 차별화된 무기가 필요하다.
반대로 강점을 알면 일은 나를 확장시킨다.
같은 시간을 써도 결과가 쌓이고, 경험이 자산으로 전환된다.
여기서 말하는 강점은
“내가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남들이 잘한다고 말해주는 것”도 아니다.
그것들은 강점의 힌트일 뿐이다.
내가 말하는 강점은 한 단계 더 나아간다.
비즈니스에서 실제 결과로 인정받았고, 시장에서 채택된 경험이 있는 것.
나는 이것을 Capability라고 부른다.
“내가 잘한다”는 선언이 아니라, “이것으로 실제로 먹고 살아 본 경험”이다.
즉, Capability는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경험과 반복을 통해 축적된 결과의 패턴이다.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이미 증명된 능력이다.
반복해도 유난히 지치지 않고, 남들보다 적은 투자로도 결과가 나오며,
문제를 보면 생각보다 손이 먼저 움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영역.
그 영역에서는 덜 애쓰는 것 같은데도 결과가 따라오기도 한다.
돌아보면 힌트는 이미 있다.
유독 자주 맡게 되는 역할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기대하는 일(어떤 상황이 오면 자연스럽게 나를 바라보는 순간들)
내 안에서도 반복적으로 끌림과 열망이 생기는 영역
이 지점에서 성과는 비교적 수월하게 만들어진다.
쉽다는 뜻은 아니다. 남들이 보기엔 난이도가 있어 보여도, 이상하게 나는 버텨지고, 계속 하게 된다.
마치 샤넬이 디자인 작업을 하며
“너는 이것이 일처럼 보이니?”라고 말했다는 이야기처럼. (물론 나는 아직 절반쯤만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영역을 오히려 애써 작게 취급한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아닌가요?”
“그걸 전문성이라고 하긴 좀…”
하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누가 반복적으로 해왔느냐다.
강점은 직책이나 보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실제로 결과를 만들어온 나의 이력으로 증명된다.
그래서 이 질문 하나면 충분하다.
나는 무엇을 할 때 반복적으로 결과를 만들어 왔는가?
그리고 그 결과는 우연이었는가, 설명 가능한 패턴이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시작하는 순간,
커리어는 ‘열심히 사는 문제’에서 스스로 운영해야 할 나의 자산의 문제로 바뀐다.
Self as an Enterprise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성향을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내 커리어의 자산 구조를 해석하고 운영 가능한 언어로 정리하는 일.
그리고 이 과정은 혼자 고민할수록 흐려지고, 구조화할수록 선명해진다.
이제 그 방법을, 각자의 언어와 구조로 찾아가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