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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Dec 02. 2023

양말을 아무데나 벗어두는 아이의 습관을 어떻게 바꿀까?

자녀를 재미있게 교육하는 법

1. 습관은 우리에게 많은 시간과 자유를 허락한다. 의식할 필요도 없이 여러 가지를 척척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문제는 좋지 않은 습관인데, 내 나쁜 습관도 못 고치면서 자녀의 습관에 나는 관심이 참 많다. 사랑과 못마땅함, 이 두 가지가 공존한다. 


2. 좋지 않은 습관을 갖거나 버리는 것도 때가 있는 것 같다. 어릴 때의 나쁜 습관이 커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도 있다. 손톱 물어 뜯기, 눈 깜빡 거리기 등등 다양하다. 물론, 우리의 노력으로 없앨 수 있는 것들도 있다.


3. 초등학교 5학년쯤, 딸아이에게 좋지 않은 습관 하나가 생겼다. 


‘양말을 자기 방 아무데나 벗어두는 것.’ 


가끔 방에 들어가 보면 동그랗게 똘똘 뭉쳐진 양말 두 켤레가 테니스 공처럼 발에 차일 때도 있었다. 아내가 몇 번 이야기 했으나 의도대로 되지 않았다고 했다. 부부가 같은 방법으로 하면 효과적일 것 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는 잔소리로 아이를 교육하고 싶지 않았고 말로 고치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한편으로는 그 정도면 봐줄만한 작은 문제였다. 그래도 아내가 시작했으니 함께 완성하면 좋겠다고 마음 먹었다.  


4. 굴러다니는 양말을 볼 때마다 아무 말없이 양말을 아이의 소지품에 넣기로 했다. 자켓 주머니, 국어 책 책갈피 대용, 가방 안쪽, 천으로 된 필통, 베개 바로 옆 등등…… 딸 아이는 뭐라고 하면서도 자기도 웃긴지 기가 막힌 표정으로 너털웃음을 지었다. 벗은 양말을 어디에 둘지 네가 모르듯, 나도 그것을 어디에 둘지 몰라 눈에 띄는 곳에 넣어 두었어.” 라고 말하곤 했다. 


5. 반복의 힘, 여러 날을 그렇게 했더니 드디어 아이가 양말의 주소를 정확히 찾았다. 


‘세!탁!기!’ 


그런데 이 과정이 내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딸 아이는 처음에는 눈이 둥그래지고 황당해하는 표정이었다. 학교에서는 한두 번 당황 했던 것 같다.^^ 그러나 평소 나와 잘 지내왔고, 나의 장난을 알기에 얼른 미소를 지었다고 했다. 딸 아이의 좋지 않은 습관은 그렇게 2주만에 막을 내렸다.  

 

생각거리) 

아이나 성인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지 않은 습관 한 두 개는 갖고 있다. 그럴 때 나 자신이나 자녀에게 게임 같이, 혹은 웃을 수 있는 방식으로 버리는 방법을 찾아 보면 어떨까? 


불현듯 이번에는 아내의 설거지 습관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든다. 약간은 더 모험적(?)이지만 라이프 타임을 생각하면 해볼 가치는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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