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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Jan 17. 2024

성공적인 HRer가 되려면 (1편)

인사(HR)는 빛을 보기 불리한 직무다

☞ 주제 성격상 분량이 많아 두 번에 나눠 올립니다. 먼저는 HRer 일반에 대한 것이고, 다음번에는 대안과 사례를 중심으로 올립니다. 


여러 분야를 잘한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인사는 빛을 보기에 불리한 직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은 인사의 중요성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사가 얼마나 광범위한지, 결과적으로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그러기에 HRer들은 냉철하게 각자 큰 그림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어떻게 해야 성공적인 HRer가 될 수 있을까? 몇 가지 배경과 대안을 생각해보자. 


1. SHRM(인적자원관리협회)에서는 CHRO가 갖춰야 할 9가지 역량을 말한다. 

사업감각(Business Acumen), HR전문성(Expertise), 윤리(Ethical Practice), 관계역량(Relationship Management), 의사소통(Communication), 리더십(Leadership & Navigation), 글로벌 및 문화역량(Global & Cultural Effectiveness),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어느 직무를 말하던 이렇게 여러 역량을 나열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량과 과업의 의미를 잘 아는 SHRM에서 이렇게 발표했다. 이는 HR 역할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보여준다. 그런데, 인사원칙 중에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맡기면 안 된다는 것’ 이 있다. 쉽지 않아 보인다.  


2. HR 역할을 좀 더 쉽고 분명하게 제시한 사람이 있다. 

로저 울리치 교수는 ‘HR 챔피언’에서 HR 역할을 4가지로 분류했다. 전략적 파트너, 행정전문가, 직원대변자, 그리고 변화주도자 4가지다. 


이 4가지는 각자 역할이 분명할뿐더러 측정 평가도 가능하기에 전에 비해 전향적이며 HRer들에게 나름 길을 보여주었고,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울리치 덕분에 많은 기업들이 HR의 일상업무를 전산화하고 아웃소싱을 도입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3. 최근 들어 HR이 비즈니스에 전향적으로 기여하려는 열망이 강해지고 있다. 

링크드인에서 인사담당자 명칭을 보면 이전에 비해 HRBP(Human Resources Business Partner)라는 용어가 두드러진다. 어떤 기업은 CHO를 Chief Happiness Officer, 즉 직원들의 행복을 과업으로 정한 곳도 있는데, 이는 좁은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직원들의 삶까지 생각하는 열망을 표현한 것이다. 


또한,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업에서는 피플&컬처 팀으로 정체성을 가져가기도 한다. 이런 변화들은 각 기업 최고 경영자가 나름 HR을 비중 있게 생각하고 새로운 시도들을 받아들이려는 것이기에 어느 정도 긍정적 측면을 갖고 있다.   


4. HR의 일 중에 중요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일들이 있다. 

행정전문가나 직원 대변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기업전체와 직원들 입장에서는 중요하나 경영층에서는 이들이 평소에 어떤 일을 하는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른다.   


그런데, 이 역할을 잘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할까? 다시 말해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사실 이 분야에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각 기업 현장에서 이런 일을 많이 본 피터 F. 드러커는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전략적이거나 특별히 드러나는 일을 하는 사람과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일들은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다가 사고가 크게 터지면 비로소 중요성이 드러난다. 소 잃고 나서야 외양간 고치느라 그 동안 키웠던 소 값 이상의 돈을 잃기도 하는 것이다. 손실 자체도 문제지만 평판에 치명적 영향을 주기에 기업에서는 유의해야 한다. 


경영자는 이런 일을 하는 인재들이 자존심과 사기를 유지하도록 각별히 살펴야 한다. 불을 잘 끄는 것도 소방관의 역할이지만 소방법을 잘 지키게 해서 화재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업인 것과 다를 바 없다.  


5. 경영자들이 생각보다 HR의 중요성을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경영자 대부분은 현업에 바쁘다. 기업을 성장시키고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가 주는 압박은 생각보다 크다. 그런데 한편으로, 너무 일에 치중한 나머지 그들 중 상당수는 HRer들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작거나 HR의 위력을 모르기 쉽다. 


딜로이트 조사에 의하면 경영진들의 25%만이 HR이 사업전략의 수립 및 실행을 통한 성과창출에 의미 있게 기여한다고 응답했다. HR이슈가 기업에서 전략적 어젠더로 다뤄지는 경우는 5%밖에 안 된다. 이런 숫자가 보여주는 것은 HR은 내부효율성을 올리거나 지원부서 정도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HRer 입장에서는 답답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적용질문

1. 당신 기업에서 HR의 기여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 당신이 어느 위치에 있든지 답해보세요.

2. 당신은 경영자(리더와 지망생 포함), 혹은 HRer(지망생 포함) 로서 HR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큰 아쉬움 한가지는 무엇인가?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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