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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준수 Apr 04. 2024

이직은 이벤트가 아니라 스토리다

결심 전에 확인하라. 상상은 금물이다.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비싸다고 말한다. 그리고 밖에 나가서는 자랑한다.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다.”


잠재력 있고 괜찮은 K님, 그가 이직 통보를 해왔는데 의지가 강하고 단호해서 대화의 여지가 없었다. 축복하고 헤어졌다. 그 후 몇 번의 이직 소식을 들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이직 빈도가 잦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직책이 오르거나 연봉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도 아니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간 K님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여러 이직 과정에서 숨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몇 번의 만남과 소통을 통해 이직 과정에서 놓치기 쉬운 세가지가 확인되었다.   


(1) 이직은 스토리의 일관성이 중요하다.

최근 Z세대, 평생 4개의 직종(직업), 15개의 직장을 경험한다. 미국 자료이나 한국은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무리 시대가 그래도 잦은 이직을 좋아하는 대표나 인사 담당자는 기본적으로 없다. 


하지만 이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이직 스토리’다. 업종이 달라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사유, 아니, 스토리다. 그것도 스토리의 일관성이다. 그래야 협상의 여지가 생긴다.  


회사나 부서가 사라져서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부서가 사라져서 이직하는 경우가 더 나쁜데, 인정받고 있으면 다른 부서로 스카우트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 다음 나쁜 것은 연봉이슈로 이직하는데 인상율이 한자릿수인 경우다. 지식 축적과 평판을 고려하면 손해일 수 있다. (이직 임금인상 기대치: 기업 5~10%, 헤드헌터 10~15%, 개인 10% -최소 ~20% -다소 만족, 실제평균은 10%, 2012~2022년 자료) 


(2) 연봉인상이 기대치보다 너무 작다면 현 직장에 남는 것이 낫다.

연봉이슈 이직인데 상승폭이 작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이직 스트레스와 에너지에 비해 얻는 것이 작기 때문이다. 이때는 재직 기업의 인사 책임자와 솔직하게, 그러나 조용히 오픈하고 예기하길 권한다.


그렇다고, 한 해의 중간 시점에 연봉 인상을 요구하라는 말은 아니다. 그것은 인사담당자에게 매우 부담스럽다. 이유는 두가지인데 좋은 인재를 놓친다는 것과 더불어 중간에 연봉 인상할 경우의 여진 때문이다. 인사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길 수 없다. 모든 사람은 비밀을 털어 놓을 한 명씩은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쨌든 인사담당자에게 본인의 이직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낫다. 단, 예의를 갖춰 현 직장에서의 기회와 성장에 감사하면서 연봉 고민을 말하는 것이다. 인생의 어느 기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생활이 빠듯할 때가 있다. 5,6월에는 어려워도 내년 계약 때 배려 받을 여지가 있다. 물론 나의 성과와 역량이 기본전제다. 


실제로, 기업에서 인재 영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생각보다 큰 것을 인사담당자들은 잘 알고 있다. 보통 연봉의 0.5~2배다. 업무 연속성 단절, 서치펌 비용은 물론 조직 분위기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크다. 


(3) 이직 시기, 재직 중인 직장에 맞춰야 한다.

이직 확정되었다면 재직중인 회사 입장에서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 세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내가 혜택 받아온 곳이 어렵지 않게 하는 것이 기본도리다. 맘에 덜 들었거나 서운해도 마찬가지다. 둘째로는, 자신의 평판을 위해서다. 지금의 평판은 평생 따라다닌다. 


세번째가 더 중요한데, 새로 옮길 직장은 경력자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제대로 된 영입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현 직장에서 그를 붙들려 하고, 맡은 일 마무리를 요청하면 괜찮은 인재라는 안도감을 준다. 


그러니 조급하게 현 직장을 벗어 나려는 생각은 접으라. 입장 바꿔 생각하면 간단하다. 하지만 이직자 대부분은 인내심 없고, 불편을 털어버리려는 사람이 더 많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중요한 사실, 의사결정 할 때 추측은 금물이다. 이직에 발동이 걸리면 대개는 회사, 상사, 혹은 인사담당자는 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하루에도 여러 번 성을 쌓았다가 부수기를 반복한다. 위의 K님은 회사와 뭔가를 얘기하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으로 합의의 여지조차 주지 않아 서로 기회를 놓쳤다. 그것이 반복되자 이직 횟수는 늘고 선택 폭은 줄어들었다.  


침묵은 금이다. 웅변은 은이다. 그러나 묻는 것은 다이아몬드다. 어쩌면 돌아가지 않아도 될 지 모른다. 


적용질문

1. 나의 이직 기준은 무엇인가? (과거, 혹은 미래)

2. 나의 이직 스토리를 적어 보라. (과거, 혹은 없다면 미래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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