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하이데 키어메스 : 이 밤이 새 도록... 그 시작
프롤로그
우리가
독일 카셀에 살고 있어요
라고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돌아오는 질문 중에 하나가
그게 어딘 데요? 다.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주에요
라고 답 하면
사람 들은 그제 서야
아~한다.
그렇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 중부 헤센 주의 카셀은
한국 에서
그리 알려져 있는 도시는
아니다.
그러나
카셀 에도 알고 보면
유명한 것들이 꽤 있다.
동화 작가 그림 형제를 비롯해서
내년 이면 다시 열리는
5년마다 한번 하는
세계 현대 미술 전시회
도쿠멘타
그리고
유네스코 가 지정한 세계 문화유산
헤라쿨레스 가 있다.
나는 여기다 하나 더 추가해서
여름 이면 한 달 이 멀다 하고
수시로 열리는
이름만큼이나 다양한 축제를 꼽겠다.
그중에서도 동네 한가운데에서
벌어지는 지역 축제
올해로 68년째가 되는
벨하이데 키어메스
3년 전 우리가 카셀의
벨하이데 라는 지역으로
이사를 왔을 때 축제의 명성을
익히 들어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그 축제가 진짜로
동네 주택가 한가운데서
벌어질 줄은 몰랐다.
앞집, 옆집, 뒷집 할 것 없이
이웃 주민 들이
축제를 피해
동시 다발로 여행용 가방을
챙겨 서
어디론가 향하는
진풍경을 보면 서도
우리는
"에이 그래도 주택가 한가운 데서
하는데 설마
이 밤이 새도록
그렇게 시끄럽 기야 하겠어?"
라고 생각했다가
바로 그다음 날 우리도
짐 쌌다.
그리고 그다음 해부터는
아예
벨하이데 키어메스 기간에
맞춰
휴가를 잡고
8월 중순 이면
우리는 카셀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아이들
일정에 맞춰 서둘러 휴가를
다녀오다 보니
벨하이데 키어메스 축제 기간을
고스란히 만나게 생긴 거다
삼박 사일 집에서 버티 면서...
아침부터 뚝딱뚝딱
올 해도 어김없이
바로 집 앞에 밴드 들의
라이브 무대가 새워지고
맥주 가게, 소시지 가게 등이 차례로
들어서며 축제 준비가
착착 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며
남편과 나는
"여보야 올해는 무대가 조금 작아진 것
같아"
"금요일 저녁부터 비 올지도 모른데"
등의 별로 서로 위로가
되지 못하는 말들로
삼박 사일의 무사 취침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