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중희 Dec 15. 2016

독일의 고부갈등과 마마보이


독일에서 꽤 오랜 시간 살고 있는 나는
친구들, 이웃들, 학부형들.. 지인들 ..
그외에도

일 때문 만나는

독일 사람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그렇다 보니

독일 사회의

 단면 들을 직접 보고

겪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사연 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독일 은

사회 전반 적으로

우리와 문화가 다르고

지역 차이

사람 나름 대로의 차이

또한 크지만

그럼 에도

사람 사는 것은

어디나 매한가지 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다.

그 별의별 일들 중에는

평소에

조용하고 잔잔 하기

 그지

없는 독일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 속에서

안으로 들여다보면

가끔

 한국의 아침 드라마

에서나 등장할 만한 사연들

 못지않은 것들도 있고

한국 친구 들에게서

들어 봄 직한

이야기 들도 꽤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서로 바빠 한동안 못 만나던

동료 강사 이리스를

만났다.

학기가 시작하면 서로

정신없을 테니

 각자 그 시간을 비우고

만나서

맛난 것 먹으며 신나게

폭풍 수다를

떨기로 했다.


그런데

약속 시간보다

늦은 시간에

미안해하며

 나타난 이리스는

낯빛이 그리 밝지 못했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직업을

가지고

살다 보면

없는 촉도 생겨 나기 마련이다.

그날

평소 와는 묘하게 다른

이리스를 보자

나는 그녀에게

뭔가 있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무언가

가슴 안에 쌓인 것이

많고

쏟아 내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 일수록

그것을 풀어낼

시간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의

이야기 일수록에 말이다.

나는

달달한 것들을 시켜 놓고

이리스가 마음

편하게 이야기 꺼낼 수 있도록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기다려 주었다.

그 이야기 들

중에서는

우리가 함께 일하고 있는

문화센터에서 있었던 일들..

강습 이야기..

크리스마스 준비 이야기...

시간의 빠른 흐름....

등등 다양했는데

그중에서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가고 있고

어느새

크리스마스 가 다가오고 있다.

등의 이야기를

나누다

자연스레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 이야기가

나왔고

그것을 시작으로

시어머니 , 남편의

관한 이야기가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한번 포문이 터진

그녀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이야기는 주로

그녀의 남편과 시어머니에

관한 사소한

이야기 들이였다.

조금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의 남편은

취미가 낚시고

그것도

휴가 때나 가끔 하는

이름만 취미이며

평상시에는

딱히 취미 생활이라고

 할 것도 없고

주말에는 엄마 집으로

즉 시어머니 댁으로 가서

어머니와 함께 시간을 보낸 단다.

얼핏 들으면

그녀의 남편은

조금 심심한 스타일 이어도

가정적이며

효자인 것 같아 보인다.


물론

독일 사람들 중에서도

가족들 간의 유대 관계가

돈독한 사람들은

우리 못지않게 끈끈 하기도

하다.

그러나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 남편은 그 정도가

조금 심한 편이다.

어머니를 자주 찾아뵙는 것은

좋지만

 가끔은 아내와

산책할 수도 친구들과 만날 수도

있는 시간 들을

매번

엄마와만 함께 라니....

게다가

말머리마다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로 시작한다고 한다.

세상에나

 이거 드라마에서 나오던

마마보이 들의

전형 적인

대사가 아니 던가~?

거기다

그 이름도 유명하신

프랑스 파리에서

오래 살다 오신

패숑 감각이 남다르신

그녀의 시어머니 께서는

때마다

원하신 다는 것을  

고심해서 선물하고 나면

꼭 받고 나서

"어머 고마워~~

그런데 이건 색이 내가

좋아하는 색과

조금 다르네~

또 요건 들고 다니기가

끈이 좀 불편해

 등등...

작은 불평 들을 쏟아 놓으며

그때마다 이리스를

기함하게 한다고 한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며

 한참 동안 그녀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난 나는

"이리스

사람과 사람 간의 문제

특히나

가족 간 에는

무조건 많은 시간을 들여

있는 그대로를 놓고 대화하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아"

라고 이야기했다.

" 맞아 그래서 오늘 저녁에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가져 보기로

했어

그전에 너랑 이야기

할 수 있어서

많이 정리가 된 거 같아

 고마워  "

라며 담담히 웃는 그녀를

보며

사람 사는 곳은

거기가 어디건 간에

비슷한 일들이 생겨 나기 마련이다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아침 드라마에서 자주 보던

마마보이와 고부 갈등을

실제

독일식 버전으로 보게 된

날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독일의 행복이 묻어 나는 동네 음악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