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
레일라, 마리나, 율리아를
만나 브런치를 했다.
우리는 그동안 쌓인 이야기 들을
풀어 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늘은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
율리아네의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이브에 관한
이야기다.
율리아 네는 딸이 둘 있다
그중에 둘째는
생일이 크리스마스이브 다.
그래서 둘째는
늘 생일과 크리스마스가
합쳐진 다는 것이
불만이지만, 식구대로 빠짐없이
모두 모여
파티를 하는 크리스마스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해도 율리아는 열심히
크리스마스 과자를 굽고
예쁘게 꾸민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식구대로 받게 될 선물을
포장해서 가져다 놓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저녁을 준비할 때 즈음
2층에 갈 일이
있어
올라가다가 보니
베란다에
문이 살짝 열려 있더란다.
좀 이상 했지만
식구 중에 누군가 나갔다가
잊어버리고 문을 덜 닫았거니
생각하고
가던 길을 갔단다.
그리고 그 후에
시어머니의 으악~~~~
하는 고함 소리에 온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식구들이
무두 놀라서
한꺼번에 허둥지둥
1층 거실 앞으로 모였단다.
이유인즉슨
시어머니가 방 문을 여는데
반대쪽에서 누군가 문을 잡고 못 열게
버티 더란다.
방 안에서 말이다.
듣고 있던 우리가 다 오싹 해 지는
순간이었다.
시어머니는
처음엔 아이들 중 누가
장난을 치는 줄 알고
"얘야 나는 네가 누군 줄 안다
얼른 문 열어라 ~
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어느 순간
반대쪽에서 문을 잡고
있는 힘이 더 세어지더란다.
뭔가 이상 하고 이건 아니다 싶어 진
시어머니는 있는 힘을 다해
문짝을 붙들고
" 너 누구냐?"~~
했더니
갑자기
반대쪽에서 문을 팍 놔 버리고
그 반동으로 넘어진 시어머니를
밀치고 웬 덩치 큰 낯선 남자가
빛의 속도로 도망을 가더 란다
그 순간 시어머니가
악~~ 하고 소리를 질렀고
식구들이 모였을 때는
이미 그 누군가 는
유유히 자취를 감춘 후였다는 것이다
그날 2층 베란다가 열려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거다.
그 누군가는
집안의 귀중품
현금, 카메라, 금 목걸이 등
을 살뜰히 챙겨 사라졌고
그 기막히고 어이없는 순간에도
율리아는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렇게 위로가 되더란다.
안 그래도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나
선물도 파티도 합쳐 받아 야 해서
불만인 작은 딸내미가
선물까지 도둑맞았다면
얼마나 속상한 생일 이였겠냐 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그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율리아네 와 그 옆집
큰 개를 키우는 스테판 씨 네 도
골고루 방문하셨다는
그 신출귀몰한 누군가가
아이들이 기다리던
산타 가 아녔음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