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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의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이브

by 김중희

오랜만에 친구

레일라, 마리나, 율리아를

만나 브런치를 했다.

우리는 그동안 쌓인 이야기 들을

풀어 대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오늘은 우리가 나누었던

이야기 중에 하나

율리아네의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이브에 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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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리아 네는 딸이 둘 있다

그중에 둘째는

생일이 크리스마스이브 다.

그래서 둘째는

늘 생일과 크리스마스가

합쳐진 다는 것이

불만이지만, 식구대로 빠짐없이

모두 모여

파티를 하는 크리스마스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해도 율리아는 열심히

크리스마스 과자를 굽고

예쁘게 꾸민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식구대로 받게 될 선물을

포장해서 가져다 놓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저녁을 준비할 때 즈음

2층에 갈 일이

있어

올라가다가 보니

베란다에

문이 살짝 열려 있더란다.

좀 이상 했지만

식구 중에 누군가 나갔다가

잊어버리고 문을 덜 닫았거니

생각하고

가던 길을 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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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후에

시어머니의 으악~~~~

하는 고함 소리에 온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식구들이

무두 놀라서

한꺼번에 허둥지둥

1층 거실 앞으로 모였단다.

이유인즉슨

시어머니가 방 문을 여는데

반대쪽에서 누군가 문을 잡고 못 열게

버티 더란다.

방 안에서 말이다.

듣고 있던 우리가 다 오싹 해 지는

순간이었다.

시어머니는

처음엔 아이들 중 누가

장난을 치는 줄 알고

"얘야 나는 네가 누군 줄 안다

얼른 문 열어라 ~

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어느 순간

반대쪽에서 문을 잡고

있는 힘이 더 세어지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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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 하고 이건 아니다 싶어 진

시어머니는 있는 힘을 다해

문짝을 붙들고

" 너 누구냐?"~~

했더니

갑자기

반대쪽에서 문을 팍 놔 버리고

그 반동으로 넘어진 시어머니를

밀치고 웬 덩치 큰 낯선 남자가

빛의 속도로 도망을 가더 란다

그 순간 시어머니가

악~~ 하고 소리를 질렀고

식구들이 모였을 때는

이미 그 누군가 는
유유히 자취를 감춘 후였다는 것이다


그날 2층 베란다가 열려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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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군가는

집안의 귀중품

현금, 카메라, 금 목걸이 등

을 살뜰히 챙겨 사라졌고

그 기막히고 어이없는 순간에도

율리아는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렇게 위로가 되더란다.

안 그래도

크리스마스이브에

태어나

선물도 파티도 합쳐 받아 야 해서

불만인 작은 딸내미가

선물까지 도둑맞았다면

얼마나 속상한 생일 이였겠냐 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그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율리아네 와 그 옆집

큰 개를 키우는 스테판 씨 네 도

골고루 방문하셨다는

그 신출귀몰한 누군가가

아이들이 기다리던

산타 가 아녔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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