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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ug 19. 2016

여행 시작, 일단 뜨고 본다.

그래서 그들은 잘츠부르크로 갔다.


독일에서 살며 일하고 있는

남편과 마눌

그리고 열아홉, 열다섯, 아홉의

연령층 다양하고 개성 강한

아이 셋은

서로의 스케줄을 맞춰

어디론가 온 가족이 가족 여행

한번 떠나기가

쉽지 않다

한마디로 돈도 없지만

시간은 더 없다

그래서

언제나 른 시간 내에

갈 곳만 정 해서 후딱 하니 짐 싸고

일단 뜨고 본다.

계획이고 뭣이고 간에...


공모전에 입상한 덕분에

미국으로 연수를 갔던

큰아들이 4주 만에 집에 도착하는 날

우리는

아들과 가방을 그대로 함께 싣고

일단 떴다.

"아들 가면서 자 ~"

라는 애정 넘치는 말도 잊지 않은체


예전에 끊어 놓았던

호텔 쿠폰 하나가 남아 있어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

잘츠부르크로 가서

쉬고

한참 남쪽으로 가야 하는

크로아티아로 목적지를

잡았다.

꼭 잘츠부르크로 가야 할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쿠폰 사용이 된다는 것이 중요했다.


휴가철 이건만 남편이 용케 구한

크로아티아의 숙소는

리조트 같은 아파트먼트 여서

취사가 가능했고

친구인 케어스틴 네가 작년에

다녀온 크로아티아에서

모든 게 비싸서

이번엔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다

가져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도 전투적으로 담아 댔다.

인정사정없이

여행 이 아니라 이사를 가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차곡차곡

조롱조롱 담은 짐들을 가득 싣고

떠나는 길은 허벌나게 막혔다.

곳곳에 도로 공사와

사고 때문 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독일 도 그 외 다른 유럽 나라 들도

여름방학 이여서

위에서 내려오고

옆에서 내려오고 하다 보니

길이 이렇게 꽉 꽉 매일수밖에 없는 것

같다.

자동차의 번호판도 독일, 네덜란드

영국, 다양하고

캠핑카에 자전거 싣고

자동차에 보트 매달고..

등등

있는 것 없는 것 다 싣고 가는

차들이 도로에 발디들 틈 없이

늘어서 있다.



그렇게 우리는

거리상 으로는

6시간 이면 도착하고도

남을 잘츠부르크를

하루 종일 달려 도착했다.

자동차 트렁크뿐만 아니라

중간중간에 마실 음료수부터

여행 중 간단한

요기 거리까지 야무지게 담긴

가방을 앞쪽에 살뜰히 배치해 놓은

까닭에

종일 차 안에서 구겨지듯

앉아 싣려 왔더니  

온몸에서 삐그덕 삐그덕

아우성을 쳐 댔지만

온 가족이 함께 집 떠나

어디론가

왔다는 사실이 마냥 설레기에

충분했다.

몇 년 전 지나가다가

발만 담갔던

잘츠 부르크

거기서 부터  얼렁뚱땅 우리의

여행이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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