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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ug 21. 2016

왔다! 잘츠부르크

모차르트보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



그렇게

아우토반 에서의 교통체증을

뚫고

드디어 알프스 산을 바라보며

오스트리아 잘츠 부르크에 도착하니

이미 어둑어둑 밤이 되어 가고

있었다.

아직 아이들 저녁을

먹이지 못해 그것부터

해결을 해야 했지만

우리는 방부터 해결해야 했다

남편이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 겸 호스텔은

우리가 가지고

 있던 호텔 쿠폰을 쓸 수

있는 곳 이였지만

보통 가족 룸이

 4명 기준으로 되어 있어

5명인 우리 가족은 인터넷 상으로는

변경 사항을 기재할 칸이 따로

없어서

 체크인할 때 직접 알아보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체크인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 는데

그곳엔

 대학생 들로 보이는 우리 큰 아들

또래의 젊은 친구

들이 주를 이루었고

그중에는 한국 청년 들도

섞여 있었다.

처음엔 우리가 어디 사람 인지 몰라

 자기들끼리 큰소리로

한국말로 이야기하다

막내가 호스텔 입구 구석에 있는

냉장고를 발견하고는

신이나 큰소리로

" 엄마 나 아이스크림 먹을래"

하는 소리를 듣고는

목소리를 낮추 더니

"여기 가족 들이 들어가는 방도 있나 봐"

한다

나는 속으로

목소리 줄여도 한국말은

저 멀리서도 들린단다 얘들아

언니도 진짜 그게 궁금 하구나

여기

우리 다섯 이 들어갈 방이 있을까?


다행히도

 보기 에는 그리 커 보이지 않은

호스텔 안에는

가족이 들어갈 큰 방들이 있었다.

방 안에는 더블베드 하나

이층 침대로 두 개

화장실 욕실

널찍널찍 하니

우리 다섯 식구 지내기에도

침대 하나가 남았고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다.

단지

젊은 친구 들이 많이 오는 곳이 다 보니

야밤에 지네끼리 누군가의

생일 파티를 한다고

밖에서

해피 버스데이 투유를

불러 싸서 그 소리를

자장가 삼아야 했다는

것이 있었는데

아무렴 어떤가?

낯선 곳에서 온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우리가 묵고 있는 호스텔 바로 근처에

차를 세워 두고

가까이 있는

잘츠부르크 역 앞 버스터미널에서

원데이 티켓을 끊어 버스를 타고

올드타운으로 들어갔다.

동네가 작고 오밀조밀하다 보니

버스로 이동하는 것이

주차장 찾느라 헤매지 않아도 되어

시간도 주차비도 절약되고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모차르트 생가를 비롯해

거의 모든 볼거리 들이 집중 적으로

모여 있는 올드 타운 안에는

아침부터

관광객 들로 가득했다.

그 안에 한국 사람 들도 어찌나 많던지

나는

올여름 한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패션 스타일

메이컵 스타일을

여기서 다 만나 봤다.

이렇게 올드타운 안을

이 사람 저 사람 구경하며

걷다 보니

문득 떠오르는 기억들...

언젠가

 어디를 가다가

잘츠부르크를

잠깐 들른 적이 있었다.

그때

막내는 유모차를 타던 아기였고

큰아들과 딸내미도 고만 고만하던

때였는데

이제는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나란히 걷고 있노라니

말없이 흘러가는 시간이 빠르기만

하다.




낮부터 올라가던 온도가

데워질 대로 데워져

땡볕 받으며 걷기가  

한참 힘들어지고 있을 때

우리는 그 유명한

성 피터 교회 안으로 들어갔다.

남들은 성전 안의 조각과 그림의

아름다움에 넋을 빼고 있을 무렵

우리 아이들은 교회 안의 시원함에

감탄했고

프리 와이파이가 터지는 것에

감동했다.

 한참을 교회에 앉아

다소곳이 고개 숙인 아이들의

뒷모습은

 신앙심 충만한 분들이 볼 때는

마치

 기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으나

실상은

프리 와이 파이 충만으로

핸디 삼매경에 빠져 계셨다.

평소 와는 달리 계속 교회 안에서

있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는 모차르트 생가 대신에

호엔 잘츠부르크 성으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전에

 가 보았던 모차르트 생가를

두 아이는 기억하고 있었고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막내를 위해 한번 더 가 볼까?

하다가

모차르트? 그게 누군데?

하는 막내를 쳐다보며

이번에 도

기억 못 하겠구나 싶어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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