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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Dec 11. 2023

2024년 새 달력이 날아왔다


병원으로 2024년 새 달력이 배달되었다.

연말이 되기 전 우리는 연례행사처럼 다음 해에 사용될 종이 달력을 주문해 둔다

그렇지 않으면 해 바뀌어 다시 병원문을 열고 진료를 시작할 때 달력 없이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달과 그전달 그리고 다음 달까지 한 번에 삼 개월이 함께 나오는 달력은

병원 접수처 사무실 벽과 환자대기실 그리고 진료실 벽마다 걸릴 것이다.


모든 게 컴퓨터로 전산화되어 가고 있어 컴퓨터만 켜면 나오는 것이 날짜와 시간이지만 왠지 종이 달력은 우리가 서있는 시간을 가름하는 나침판 같은 존재 같다


마치 요즘은 손목시계를 대신해 스마트폰을 켜고 시간을 확인하지만 집안 거실 벽에는 커다란 벽시계를 걸어두어야 허전하지 않듯..

*사진출처: 독일 지역신문 HNA
*사진출처:weltbilder

우리가 살고 있는 독일 동네의 시내 에는 이미 크리스마스 시장이 섰고

12월 1일부터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까지 하루하루 열어 보는

아이들의 크리스마스 달력 Adventskalender 도 시작되었다.

지난 주말은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4개의 촛불 Adventskerzen

중에 2개가 켜지는 2번째 Advent였다.


이렇게 시간이 날듯이 흐르고 있음을 양사방에서 알려 주고 있건만...

새 달력을 받아 들고 나도 모르게 어? 벌써? 한다.

실감 나지 않던 해 바뀜이 비로소 확연해졌다.


어쩌면 빠르게 흘러가 버리는 세월을 확인하고 싶지 않았서 모른 체 했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해가 바뀔 때즈음에는 샐 수 없이 많은 것들이 후회로 남는다.

새해에는 꼭 해야지! 라며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했던 것들 중에 몇 가지 빼놓고는

일 년 내내 결심만 열라리 하다 만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꾹꾹 눌러 담듯 빼곡히 적혀 있는 연초에 적어 둔 리스트를 보고 있노라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옛날 옛적 내게도 있었던 어린 시절 방학숙제를 제대로 시작도 못했는데

개학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딱 요런 마음이었던 것 같다.


나이 들어가면서 욕심을 한 스푼씩 덜어 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저런 아쉬움이 가득한 것을 보면 아직 그렇지 못한가 보다.


올해 이루어 내기를 바랐던 나의 버킷 리스트 안에는 온전히 나의 욕심이었던 것도

있었고..

이루어 냈다고 우기는? 것들 중에 방향은 다르지만 따지고 보니 비슷해서

얼떨결에 했다 치고 싶은 것들도 더러 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건강하고 나 또한 건강을 유지하고 있어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으니 나머지는 덤인 셈이다.


그러니...

이제는 올해 꼭 했었어야 했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라며 스스로 지키지 못한 약속에

속상함을 남기기보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루어졌던 많은 일들을 떠올리며 감사하기로 한다.


생각해 보니...

내년에는 새해  버킷 리스트를 반으로 줄여 보아야겠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다 이루는 날도 오지 않을까?

오올~똑똑한데~!


To. 애정하는 독자님들..


자화자찬의 명인ㅋㅋ 김자까 독일에서 인사드립니다.

다들 바쁜 연말 보내고 계시지요,

저도 어찌나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지..

쓰고 싶은 글들의 제목만 줄지어 적어 두고는 시간을 못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인사도 여쭐 겸..

혹시라도 이러다 크리스마스 되면 인사도 못 들릴까 걱정스러워

일단 쓰고 봅니다.


 독자님들 멋진 크리스마스 보내시고 푸근한 연말 되시기를 바랍니다.

올해도 김자까네 놀러 와 주신 모든 독자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 올해도 열심히 살아낸 자신을 칭찬해 주고 즐겁게 지내자고요~!

울님들 건강 잘 챙기시고 새해에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들로만

가득 하시를 바라요


뜬금없이 선물처럼 또 찾아뵙겠습니다.


2023년 12월 11일 독일에서 김자까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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