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다니러 갔던 남편이 드디어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인 어제 인천 국제공항 에서 출발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통해 장장 이틀이나 걸려서 일요일인 오늘 아침에 집에 당도 했다 .
원래는
독일 보다 한국이 8시간 빠른 덕분에 언제나 돌아 오는 길은 하루를 벌었었다.
바꿔 말해 토요일 낮에 한국에서 떠나 오면 여기엔 같은날인 토요일 저녁 시간 이면 집에 도착 하고는 했었는데
이번에 남편은
인천 영종도 공항 에서 모스크바 까지 9시간 30분 소요, 거기서 3시간 30분 기다려서
다시 프랑크푸르트 공항까지 또 3시간 30분.. 비행을 위한 시간만도 자그마치 16시간 30분...
그런데 정작 문제는 어제 밤 10시 30분에 도착 된 프랑크푸르트 에서는 집으로 오는 기차가 모두 끊겨 다음날인 오늘 새벽 5시 30분 기차를 타고 아침 7시 30분이 되어서야 간신히 집에 도착 할수 있었다는 것이다.
부시시 하고 몽롱한 몰골?로 말이다. 한마디로 남편은 개고생? 한 티를 온몸으로 뿜어 대며 들어 왔다.
그 개고생 의 사소한?전말은 이러했다....
얼마전
교환학생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갔던 딸내미가 체육 시간에 다리를 다쳐 급하게 독일 집으로 귀국 했다.
그때 우리는 딸아이가 독일 에서 빠른시간 내에 수술 을 받고 다시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복귀 할수 있을것이라 생각 했다.
그런데 문제는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한쪽 다리에 대부분의 근육들이 너무 굳어 있어 바로 수술을 진행 할수 없는 상황 이였고 그것을 위한 물리 치료만 으로도 한달이 넘어가고 있었다.
딸내미가 언제 수술을 받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원래 아버님 기일에 맞추어 한국 방문을 하기로 휴가를 내어 놓았던 우리는 남편만 다녀오기로 결정을 했다.
그러던 중에 딸내미는 수술을 여름 으로 미룰수 있게 되었고, 우여곡절 끝에 다시 교환 학생 프로그램 에 참여 할수 있도록 되었다.
보호대를 착용하고 목발 들고 조심해서 다녀야 하는 딸내미가 미국 행 비행기를 타러 가는날,
짐도 들어 주고 공항 까지 데려다 줄겸 겸사 겸사 그 일정에 맞추어 한국 행 비행기 표를 구하려 했던 남편은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못했다.
거기다 딱~남편이 가는 그 주간에 여기 박람회 기간이 겹쳐 한국 항공사 들의 티켓은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였다.
남편이 날짜, 가격대비 고르고 골라 잡은 것이 러시아 항공기의 모스크바 경유 한국 왕복 비행기 표 였는데
중요한 것은 한국 으로 갈때는 비행 시간이 길어 조금? 고생스러웠던 것을 제외 하고는 괜찮았는데
올때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 하는 시간이 너무 늦어 버린 탓에 독일에 도착 했음에도 불구 하고 집으로 바로 오지 못하고 새벽 첫 기차를 기다리며 공항 에서 노숙을 해야 할 상황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전화 통화로 잘 도착 했노라 남편의 목소리는 들었는데 기차가 없어 곧장 집으로 못오고 그담날 새벽 까지
공항 에서 죽치고 기다려야 한다는 남편의 상황에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급하게 골라 끊느라 미쳐 거기까지 는 생각을 못했다는 남편은 16시간의 비행 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한국에서 들고 온 먹거리 들과 책 만 해도 한 짐인 가방 들을 이고 지고 오밤중에 공항 안에서
누울수 있는 긴 의자들을 찾아 다니기 시작 했다.
달랑 몇 시간 쉬자고 집 놔두고 비싼 호텔에 투숙 하자니 돈 아깝고 ...기차비도 만만찮은데 차를 렌트 할까? 하다가도 몸이 넘 피곤한 상태라 혼자 운전 하다 졸음 운전 이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남편이 선택한 것은 집으로 오는 새벽 5시 30분 첫 기차를 탈때 까지 공항에서 팔걸이 없이 평평한 의자를 찾아 누워 주시는 일명 공항노숙 이였다.
예전에 그리스 크레타 갈때 새벽 비행기를 타야 해서 한번 해본 공항 노숙 이긴 하지만 그때는 집에서 쉬다 느즈막 하게 공항에 갔던 거고 이번엔 이미 긴 시간 좁은 비행기 안에서 졸다 깨다 하며 오느라 다리 저리고 허리 아프고..한쪽 옆으로 졸며 꺾이느라 담붙은 목까지 온몸이 전국 적으로다가 아우성 일 텐데....얼마나 힘들까 싶어 포근한 집에서 기다리는 맘도 편치 못했다.
그덕분에?나는 우리 알콩달콩 연애 하던 그때그시절 이후로 정말 백만년 만에 남편과 전화통화 하다 전화기 붙들고 새벽에 잠이 들었고
남편은 청소 아주머니의 청소 구역에 맞춰 짐가방들을 사쁜이 들고 이쪽의자 에서 저쪽의자 로 옮겨 다니시며 노숙을 연마한 지대로 버라이어티한 새벽 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