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uptspeise 본요리 4.
독일 초등학교 아이들 에게
무언가 만들면서 재미나고
먹으면서 맛나고 그러면 서도
특별히 한국 적인
것을 만들어 보려 고민하다
선택한 매작과
타래과라고 도 불리는 이 과자는
나의 학창 시절 중학교 때 가사 실습으로
친구 들과 함께 만들었던 추억의 과자 다.
다진 생강을 밀가루에 섞어 반죽한 후에
칼집을 넣고 돌려 모양을 내어
튀긴 것을 설탕, 계핏가루, 물엿으로
집청을 해서 먹는 바삭하고 달콤한 한국
과자
강습을 준비하면서
먹기는 쉬우나 만들기는 그리 간단 하지
않은 매작과를 한국에서도 직접 만들어
보지 않은 아이들과 주부 들도 있을 터인데
한국 것이 익숙지 않은 독일 아이들을
데리고 만든 다는 것이 너무 큰 모험이 아닐까?
걱정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1. 제일 먼저 아이들과
생강, 밀가루, 과일즙으로
핑크, 노랑, 초록 (베리, 망고, 키위)
세 가지 색의 반죽을 만들었다.
아이들은
말랑하고 달큼한 과일향이 나는
반죽을 손으로 치대며 점차 색이
들어가는 과정을
코로 향내 맡으며
눈으로 보고 손으로 감촉을 느끼며
"풍선껌 같아요"
"푸딩 같아요"
"손에서 과일 냄새가 나요"
라며 각자의 느낌을 더하며
즐거워했다.
2. 반죽이 다 된 후에 아이들 에게
나무로 된 밀대를 각각 나누어 주고
반죽을 하나하나 밀대로
얇게 미는 시범을 보여 주며
" 얘들아 반죽이 얇게 펴질수록
과자가 바삭해진단다."
라고 설명해 덧붙여 주었더니
조그만 손들로 얼마나 앙팡지게
반죽을 밀어 대던지
보는 내내 입가에 엄마 미소가 걸렸다.
후딱 하니
반죽을 쭈욱 쭉 얇게도 밀어 놓은
아이들 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3. 이번 에는 반죽을 네모지고 길게 잘라서
중간에 칼집을 넣고 돌려
예쁘게 모양을 내는 것을 알려 주었더니
아이들 입에서 우와 ~우와~
하는 탄성이 연신 터져 나왔다.
그런데 내가
"얘들아 이제 각자 만들어 볼까?"
라고 했더니
아이들은 금세 시무룩 해 져서는
"우리가 저렇게 어려워 보이는 걸 할 수 있을까?"
라며 고개를 갸웃 거리는 거다.
그 귀여운 반응에 웃음을 머금던 나는
"얘들아 걱정하지 마 선생님이
돌아다니면서 한 명 한 명 만들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 줄게
너네는 방금 이렇게 얇은
반죽 도 만들어 냈잖아 어른 들도 이렇게
하기 힘들어
너희처럼 잘 만드는 사람들은
할 수 있어 "
라며 기를 살려 주었더니
아이들은 금방 얼굴이 환해지더니
"맞아, 우린 잘 해요.
매 자쿠와 우리도 선생님처럼
할 수 있어 "
한다.
위에 사진 들이
독일 아이들이 직접 만든
튀기기 전의 매작과다.
모양이 제법 그럴듯하지 않은가?
4. 아이들은 발음도 어려운 한국 과자
매작과를
만들어 보겠다고
심혈을 기울여
반죽을 네모 지고 길게 잘라
요렇게 조렇게 칼집을 내고
돌려 모양을 만들어
마치 예술 작품을 대하듯
조심조심 접시에
올려놓았다.
각자의 이름표가 올라가 있는
접시의 순서대로
다양하게 생긴 아이들의
매력만점 매작과가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익어 갔다.
5. 아이들의 솜씨에 놀라며
흐뭇해하던 내가
"부라보 얘들아
그것 봐 이렇게 멋지게 만들었잖아"
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칭찬에 신바람이 난 아이들의
초롱 초롱한 눈을 마주 하고
나는
"얘들아 이번엔 우리의 매작과에
달콤한 시럽을 묻혀 보자 "
라고 이야기했더니
귀를 쫑긋 세우고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6. 작은 냄비에
설탕, 물엿, 계핏가루를 넣고
집청 할 시럽을 만들고
오목한 각각의 접시에 집청 할
시럽을 부어 담았다.
시럽이 담긴 접시에 매작과를 넣고
젓가락으로 골고루 묻혀 주며
집청 하는 것을 보여 주었더니
나무젓가락을 처음 만져 보는 아이들도
있어
"어떻게 젓가락을 잡아야 해요?"
"양손으로 해도 되나요?"
눈 동그랗게 뜬 아이들 입에서
질문이 쏟아진다.
처음 에는 젓가락을 들고
두쪽으로 나누는 것도
젓가락을 한 손에 쥐는 것도 서툴러
쩔쩔매며 포크와 나이프 들듯
양손에 젓가락 나눠 쥐고
재미있어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시럽에 묻혀 집청 한 매작과를
젓가락으로 들고 한입에 쏘옥 쏙
넣고는 좋아하더니
나중에는
젓가락 야무지게 쥐고
매작과를 시럽에 집청 해서
잣가루 까지 묻혀서
흘리 지도 않고 드신다.
새로운 것에 빠르게 익숙해지며
배워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 가득 보람이 들어찬다.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재밌고 신나게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강습을 하고 나면
목소리는 노래방에서 몇 시간씩 노래 라도
부른 것처럼 가라앉고
몸은 등산이라도 다녀온 것처럼
부검 지만
"오늘 한국 과자 매작과 만들기 어땠어?"
라는 나의 질문에
"진짜 재밌고 맛있었어요"
"최고였어요"
라며 병아리 같은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마음은 이미 하늘을 난다.